■ 본문
書劍(서검)을 못 일우고 쓸 업쓴 몸이 되야
五十春光(오십 춘광)을 옴 업씨 지연져
두어라 언의 곳 靑山(청산)이야 날 이 잇시랴.
[현대어 풀이]
학문과 무예를 닦아 벼슬길에 나가지 못하고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
오십 년 한평생을 한 일 없이 지냈구나.
두어라, 어느 곳의 청산이야 나를 꺼릴 줄이 있겠는가.
■ 핵심 정리
․ 갈래 : 평시조, 단시조
․ 성격 : 회고적, 자연 귀의적, 체념적
․ 제재 : 서검(書劍), 청산(靑山)
․ 주제 : 좌절에 따른 자연 귀의의 삶
․ 특징
① 대립적인 시어를 통한 시상 전개
② 대유법, 설의법의 사용
■ 작품 해설 1
시적 화자는 초장과 중장에서 학문이나 무예를 닦아 입신양명하지 못하고 오십 년 한평생을 허송하다가 결국 쓸모없는 몸이 되었다며 자신의 신분과 처지를 한탄하고 있다. 그리고 종장에서 세속과 달리 의연한 ‘청산’의 참모습을 발견하고 자연에 귀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서 ‘청산’, 즉 자연은 일반적인 강호 시가에서처럼 유교적 깨달음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 속세에서 겪은 고뇌를 달래주고 위안을 주는 존재를 의미한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 작품 해설 2
벼슬길에 뜻을 둔 화자가 오십 평생 동안 그 뜻을 이루지 못하자 스스로를 쓸모없는 존재로 인식한 후 자연으로 돌아가겠다는 심정을 노래한 작품이다. 초장과 중장에서는 입신양명이라는 세속적인 욕망이 좌절된 상황 속에서 화자가 느끼는 좌절과 절망감을, 종장에서는 그러한 절망 끝에 체념하듯이 자연 귀의를 추구하는 모습을 그려 내고 있다.
- 꿈틀, 교과서 전작품 문학 자습서 참고
■ 심화 내용 연구
1. ‘서검을 못 일우고’의 현실 인식
이 작품의 화자는 평생 벼슬을 얻으려 했지만 얻지 못한 자신의 삶에 좌절하고 절망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화자의 개인적인 허무주의나 절망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서검’, 즉 벼슬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작품의 화자는 기본적으로 입신양명을 하지 못한(또는 못하게 한) 현실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이며,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현실을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화자의 자연 귀의가 자발적인 의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 절망적인 체념 끝에 이루어진 불가피한 선택인 것처럼 보이는 것도 바로 이러한 상황과 관련된 것이다.
2. ‘서검을 못 일우고’의 창작 배경을 알 수 있게 하는 작가의 삶
김천택은 평민 출신의 가객(歌客)이었다. 따라서 양반 중심의 신분제가 지배하던 조선 사회에서는 신분의 제약 때문에 벼슬길에 나갈 수 없었다. ‘서검을 못 일우고’의 화자가 벼슬을 이루지 못하고 쓸데없는 몸이 되었다고 한 것은, 바로 그러한 현실의 좌절감을 토로한 것이다.
■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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