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줄거리 동경에서 법과를 마친 김희준은 5년 만에 고향인 원터 마을로 돌아온다. 마을에는 철도가 놓이고 제사공장이 들어섰으나 주민들은 여전히 가난을 면치 못한다. 자작농이었던 원칠이는 소작농으로 전락했고, 덕삼과 춘식이는 가난을 이기지 못해 고향을 떠난다. 마을 사람들은 유학까지 다녀온 희준의 행색이 초라한 것에 실망하지만 그는 이에 개의치 않고 자신이 공부를 하러 떠났던 오륙 년 전보다도 더 황폐해진 고향에서 농민들을 깨우치고 살 것을 다짐한다. 희준은 소작인으로 농사를 짓는 한편, 농민을 위한 계몽 활동을 벌인다. 희준을 중심으로 한 소작인들은 마름 안승학과 갈등을 빚는다. 승학은 지주의 지적도를 변적하는 수법으로 이전 마름을 몰아내고 대신 그 자리에 앉은 교활한 인물이다. 자식의 교육까지도 ..
2021학년도 수능 대비 EBS 수능특강 문학 교재에 수록되어 있는 현대소설 작품 목록입니다. 아래의 첨부파일을 다운 받으셔서 활용하세요. 참고로 위 자료를 보시면 "기출 작품"은 수능특강에 수록된 '작품'이 실제 수능에 출제되었는지를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기출 작가"는 수능특강에 수록된 '작가'가 실제 수능에 출제되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본문 만기(萬基) 치과 의원에는 원장인 서만기 씨와 간호원 홍인숙 양 외에도 거의 날마다 출근하다시피 하는 사람 둘이 있다. 그 한 사람은 비분강개파 채익준 씨요, 다른 한 사람은 실의의 인간 천봉우 씨다. 두 사람은 다 같이 서만기 원장의 중학교 동창생이다. 그들은 도리어 원장보다도 먼저 나와서 대합실에 자리 잡고 신문을 읽고 있는 날도 있었다. 더구나 채익준은 간호원보다도 일찍 나오는 수가 많았다. 큼직한 미제 자물쇠가 잠겨 있는 출입문 앞에 버티고 섰다가 간호원이 나타날 말이면, “미스 홍, 오늘은 나에게 졌구려.” / 익준은 반가운 낯으로 맞이하는 것이었다. 그런 날은 인숙이가 아침 청소를 하는 데 한결 편했다. 한사코 말려도 익준은 굳이 양복저고리를 벗어부치고 소매까지 걷고 나서서 거들어 주..
■ 본문 주요 부분 돌아서서 마스트를 올려다본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다. 바다를 본다. 큰 새와 꼬마 새는 바다를 향하여 미끄러지듯 내려오고 있다. 바다. 그녀들이 마음껏 날아다니는 광장을 명준은 처음 알아본다. 부채꼴 사북까지 뒷걸음질 친 그는 지금 핑그르르 뒤로 돌아선다. 제정신이 든 눈에 비친 푸른 광장이 거기 있다. 자기가 무엇에 홀려 있음을 깨닫는다. 그 넉넉한 뱃길에 여태껏 알아보지 못하고, 숨바꼭질을 하고, 피하려 하고 총으로 쏘려고까지 한 일을 생각하면, 무엇에 씌었던 게 틀림없다. 큰일 날 뻔했다. 큰 새, 작은 새는 좋아서 미칠 듯이, 물속에 가라앉을 듯, 탁 스치고 지나가는가 하면, 되돌아오면서, 그렇다고 한다. 무덤을 이기고 온, 못 잊을 고운 각시들이, 손짓해 부른다. 내 딸아. ..
2020학년도 대비 EBS 수능특강 문학 교재에 수록되어 있는 현대소설 문학 작품 목록입니다. 아래의 첨부파일을 다운 받으셔서 활용하세요. 참고로 위 자료를 보시면 "기출 작품"은 수능특강에 수록된 '작품'이 실제 수능에 출제되었는지를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기출 작가"는 수능특강에 수록된 '작가'가 실제 수능에 출제되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본문 내가 방으로 들어가자 아니나 다를까, 재봉틀을 돌리던 어머니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바깥채 가겟방으로 이사를 온 뒤 어머니는 옆방 사람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으므로 큰 몸집만큼이나 그 목소리가 늘 컸다. “이 썩어 빠진 늠의 자슥아! 니가 부잣집 파틴지 잔친지 그 짓 보아 놓으모 그기 중학교 들어가는 시험에 나온다 카더나? 잘 처묵고 잘사는 사람 그 돈놀음 잔치 본다고 니한테 무슨 이득이 돌아오겠노! 저 얼비를 내가 장자라 믿고 이래 눈 팔아 키우모 난중에 무신 덕을 보겠다꼬…….” / 어머니의 목소리에 물기가 섞여 있었다. “자, 잘몬했습니더.” / 주눅이 든 내 목소리가 떨렸다. “기름진 음식 많이 묵어 배창자 터져 죽을 그 부자들 파티 구경이나 하고 평생 그 밑구녕 닦아 주는 종노릇이나 하모..
1. 본문 이렇게 비 내리는 날이면 원구(元求)의 마음은 감당할 수 없도록 무거워지는 것이었다. 그것은 동욱(東旭) 남매의 음산한 생활 풍경이 그의 뇌리를 영사막처럼 흘러가기 때문이었다. 빗소리를 들을 때마다 원구에게는 으레 동욱과 그의 여동생 동옥(東玉)이 생각나는 것이었다. 그들의 어두운 방과 쓰러져 가는 목조 건물이 비의 장막 저편에 우울하게 떠오르는 것이었다. 비록 맑은 날일지라도 동욱 오뉘의 생활을 생각하면, 원구의 귀에는 빗소리가 설레고 그 마음 구석에는 빗물이 스며 흐르는 것 같았다. 원구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동욱과 동옥은 그 모양으로 언제나 비에 젖어 있는 인생들이었다. 동욱의 거처를 왕방하기 전에 원구는 어느 날 거리에서 동욱을 만나 저녁을 같이한 일이 있었다. 동욱은 밥보다도 먼저 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