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갓을 읊다(詠笠) - 김병연

반응형
728x90











浮浮我笠等虛舟 부부아립등허주

一着平生四十秋 일착평생사십추

牧堅輕裝隨野犢 목견경장수야독

漁翁本色伴沙鷗 어옹본색반사구

醉來脫掛看花樹 취래탈괘간화수

興到携登翫月樓 흥도휴등완월루

俗子依冠皆外飾 속자의관개외식

滿天風雨獨無愁 만천풍우독무수

가뿐한 내 삿갓이 빈 배와 같아

한번 썼다가 사십 년 평생 쓰게 되었네.

목동은 가벼운 삿갓 차림으로 소 먹이러 나가고

어부는 갈매기 따라 삿갓으로 본색을 나타냈지.

취하면 벗어서 구경하던 꽃나무에 걸고

흥겨우면 들고서 다락에 올라 달구경하네.

(俗人)들의 의관은 모두 겉치장이지만

하늘 가득 비바람 쳐도 나만은 걱정이 없네.



요점 정리

작가 : 김병연

형식 : 7언 율시

성격 : 상징적, 낭만적, 탈속적, 비판적

어조 : 삶에 대한 달관과 긍정의 어조

특징 :

대조적인 표현을 구사함

안빈낙도하는 풍류의 자세가 나타남

주제 : 자연을 벗삼은 방랑 생활의 풍류

 


이해와 감상

 자신의 조부를 탄핵하고 시작한 방랑 생활. 언제나 벗이 되어 주며 비바람에도 몸을 보호해 주는 삿갓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 그리해서 병연은 그 이름과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이때부터 이 시인은 병연이란 이름을 스스로 숨기고 잊어 버렸다. 그리고 삿갓을 쓴 이름 없는 시인이 되었다....그가 읊은 자신의 삿갓시는 표연자적하는 자연과 풍류 속의 자기 운명을 그린 자화상이었다.

 (출처 : 양기원, ‘김삿갓 이야기에서)

 


보충 학습

삿갓의 상징성

삿갓은 흔히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감추는 데 쓰이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자신이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지 않을 수 있는 적극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작자는 비바람을 막아주기도 하는 삿갓에 현실적인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방어막의 의미를 부여한다. 또한 빈 배와 같다고 함으로써 방랑의 삶에 대한 자부심을 은근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김삿갓의 사상

김삿갓의 방랑 생활은 출발 동기부터 현실에 대한 불만과 저항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의 불만과 저항은 가문의 몰락에서 시작되었으나, 세월의 흐름과 함께 폭넓은 경험을 함에 따라 세계관과 사회관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 조선 왕조에 대해 은근히 반대의 감정을 표시한 것은 물론 봉건 질서를 부정하는 태도를 취하였으며, 빈부의 차가 심한 사회적 불합리를 비판하고 양반 귀족들의 죄악과 불의, 거만, 허식을 증오하게 되었다.

그의 사상에 나타난 이러한 변동은 조선 말기 도탄에 빠진 민중들의 삶과 당대 사회의 변혁적 기운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 그의 사상의 중심적인 경향은 강한 의분과 정의감에 기초한 반항 정신과 풍자 정신이었으며 인도주의로 뒷받침되는 평민 사상이었다.(출처 : 한계전 외 4인 공저 문학교과서)



'문학 이야기 > 고전운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남봉이구년(江南逢李龜年) - 두보  (0) 2014.04.23
안락성을 지나며(過安樂見捂) - 김병연  (0) 2014.04.23
무제 - 김병연  (0) 2014.04.23
구지가 - 구간 등  (0) 2014.04.22
원왕생가 - 광덕  (0) 2014.04.22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