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고는 {책임 소지 / 책임 소재}가 분명치 않아 큰일이다. 위 문장에서 쓰인 ‘소지’와 ‘소재’는 신문이나 뉴스 등의 미디어에서까지 뒤섞여 사용될 정도로 자주 혼동되는 단어입니다. 둘 중 바른 표현은 ‘책임 소재’입니다. ‘소재(所在)’는 ‘어떤 곳에 있음. 또는 있는 곳’을 뜻하는 단어이므로 ‘책임 소재’는 책임이 어떤 곳에 있음을 뜻하는 말입니다. ‘소지’는 ‘악용될 소지’, ‘오해의 소지’처럼 쓰이며 ‘본래의 바탕’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과 ‘그러나’의 차이, 알고 계시나요? 두 단어 모두 앞 내용과 뒤 내용이 상반될 때 쓰는 접속 부사입니다. ‘그러나’는 앞과 뒤가 문장이건 아니건 쓸 수 있고, ‘하지만’은 문장과 문장을 이어줄 때만 쓸 수 있다는 차이가 있지요. “아내는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했다.”가 “아내는 조용히 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보다 자연스러운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거나 저거나. 도찐개찐이야.” 이런 표현 자주 사용하시는 분들 있지요? 그런데 이 표현의 정확한 표기를 알고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윷놀이에서 자기 말로 남의 말을 쫓아 잡을 수 있는 거리를 나타내는 말로 명사 ‘긴’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 비슷하다는 뜻을 표현할 때는 ‘도 긴 개 긴’ 또는 ‘도긴 개긴’으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너 왜 내 메세지 안 읽었어?” 우리가 자주 주고받는 휴대전화의 ‘massage’는 일상생활에서 ‘메시지’, ‘메세지’, ‘매시지’, ‘매세지’ 등으로 다양하게 표기됩니다. ‘massage’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메시지’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앞으로는 “너 왜 내 메시지 안 읽어?”라고 쓰세요!
“오랫만에 친구를 만났더니 기분이 정말 좋아!” 어떤 일이 있은 때로부터 긴 시간이 지난 뒤를 뜻하는 ‘오래간만’의 준말은 ‘오랜만’입니다. ‘오랫만’은 ‘오랜만’을 잘못 쓴 것이지요. 따라서 앞의 문장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더니 기분이 정말 좋아!”라고 쓰는 것이 맞습니다.
“끼여들기를 하지 맙시다.” 차가 옆 차선에 무리하게 비집고 들어서는 일을 뜻하는 단어를 ‘끼여들기’로 알고 계시나요? 발음은 ‘끼여들기’로 하더라도 표기는 ‘끼어들기’로 하는 것이 맞습니다. 따라서 앞의 문장은 “끼어들기를 하지 맙시다.”로 써야 합니다.
“설레임을 가득 안고 출발!” 두근거리는 마음, 들뜬 마음을 ‘설레이다’로 표현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리다’는 뜻의 표준어는 ‘설레다’입니다. 따라서 명사형도 ‘설레임’이 아닌 ‘설렘’입니다. 앞의 문장도 “설렘을 가득 안고 출발!”로 써야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