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본질 - 언어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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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본질 > 언어의 특성


■ 기호성(記號性)

 언어는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과 그것을 나타내는 ‘형식’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러한 언어의 특성을 기호성이라고 한다.

 기호는 뜻과 그것을 나타내는 형식이 결합되어 만들어진다. 신호등의 빨간불은 멈추라는 의미와, 파란불은 건너라는 의미와 결합되어 있으므로 신호등은 기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도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음성이나 문자 같은 형식과 결합하여 있는 것이므로 기호의 한 종류이다. 즉, 언어도 기호이기 때문에 형식과 의미로 분석되는 성질(이원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기표(signifiant)와 기의(signifi)

 소쉬르(Saussure, F.)는 언어의 ‘형식’을 기표(signifiant:시니피앙)로, 그것이 의미하는 ‘개념’을 기의(signifi:시니피에)로 구분하여 언어의 기호적 특성을 설명하였다. 이때 소쉬르는 언어의 기표는 물리적 음성이 아닌 심리적으로 인식된 ‘청각 영상’이라고 하였으며, 기의는 기표에 의해 의미되거나 표시되는 이미지와 대상의 개념 또는 의미하는 바로 설명하였다.

 기표와 기의 개념은 4~5차 교육과정 문법 교과서에서 ‘형식(=기표)과 내용(=기의)’이라는 용어로 설명된 바 있다.


■ 자의성(恣意性)

 언어의 내용과 형식 사이에는 필연적인 관련이 없다는 특성을 언어의 자의성이라 한다. 

 언어의 자의성은 언어의 기호성과 관련하여 생각할 수 있다. ‘나무’라는 말은 [나무]라는 말소리와 이 소리가 나타내는 뜻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기호이지만, 이때 말소리와 의미 사이에는 아무런 필연적인 관계도 없다. 이러한 특성은 같은 사물이 언어마다 다르게 표현되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는 특정한 의미가 꼭 특정한 말소리로 나타나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자의적 특성을 보여준다.


❚자의성과 의성어(擬聲語)

 자의성의 반례로, 언어의 형식과 의미가 일대일로 대응되는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다. 가령 의성어(멍멍, 꼬끼오, 땡땡 등)는 의미와 형식이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휘는 극소수에 불과하며, 그것도 엄밀히 말하면 일대일로 대응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개가 짖는 소리를 국어에서는 ‘멍멍’이라 하나, 영어에서는 ‘bow-wow’라고 하는 등 표현이 일치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언어의 형식과 의미는 자의적, 임의적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자의성의 장점과 단점

 장점 : 자의성 때문에 인간은 풍부하고 다양하게 언어 생활을 할 수 있고, 언어 기호는 실제 사물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되어 의사소통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단점 : 언어 학습에서 기억에 부담을 주게 된다.


■ 사회성(社會性)

 언어의 내용과 형식이 한 사회의 약속으로 굳어지면 임의로 바꿀 수 없다는 특성을 언어의 사회성(=불역성)이라 한다. 

 언어에 자의성이 있다 해도, 사회적인 의사소통 수단으로서 수용된 후에는 어느 한 개인이 마음대로 말소리와 의미의 관계를 바꿀 수 없다. 비록 언어에서 음성과 의미의 결합이 자의적일지라도, 그 언어 기호를 공유하지 않으면 공동체 안에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즉, 한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공동체의 산물로서 존재한다.


■ 역사성(歷史性)

 언어의 역사성(=가역성)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물과 말소리의 관계가 바뀔 수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언어가 사회적인 약속으로서 정해진 기호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람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사용하는 동안에 단어의 소리나 의미가 변화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사회성과 역사성의 이해

 사회성은 ‘바꿀 수 없다’는 불역성을, 역사성은 ‘바꿀 수 있다’는 가역성을 전제로 하는 개념으로, 일견 모순 관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회성은 한 개인이 임의로 언어의 기호 체계를 급진적으로 바꿀 수 없음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역사성도 언어 변화는 한 개인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어가 존재해 온 시간과 공간, 언어를 사용하는 공동체 등 언어를 둘러싼 여러 요인의 영향으로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것임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사회성과 양립할 수 있다.



■ 분절성(分節性)

 언어 기호는 연속적으로 이루어져 있는 세계를 불연속적인 것으로 끊어서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언어의 분절성이라 한다.

 언어의 분절성은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언어가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말소리(음성)를 사용하는 데에서 발생하는 분절성이 있다. 말소리의 파형을 떠올려 보면 특별하게 나누어지는 부분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말소리를 듣고 음운 하나하나를 인식할 수 있다.

 그리고 언어로 개념을 표현하는 방식에서도 분절성을 찾아볼 수 있다. 자연에 존재하는 각종 사물에는 뚜렷하게 경계가 있지 않음에도, 우리는 언어를 사용하여 분절적으로 대상을 파악한다.


❚분절성의 예

 [말]이라는 단어는 한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이라면 특별한 연상 과정 없이도 ‘ㅁ, ㅏ, ㄹ’로 나누어[분절] 인식할 수 있다.

 또한 사람의 ‘팔’ 중에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손이고 손목인지 명확한 구분은 없지만, ‘손목’이라는 언어를 통해 손과 손목의 경계를 나누어[분절] 이해할 수 있다.

 무지개의 경우 ‘빨, 주, 노, 초, 파, 남, 보’의 실제 색깔 사이의 경계는 분명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무지개를 위의 7가지 색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그리고, 매년 12월 31일과 다음 해 1월 1일 사이의, 시간의 흐름에 어떤 분명한 경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그 사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 추상성(抽象性)

 서로 다른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대상들 사이에서, 공통되는 속성을 추출하는 과정을 통해 어떠한 개념이 언어로 형성되는 특성을 언어의 추상성이라 한다.

 예를 들면 ‘꽃’이라는 말소리는 ‘민들레꽃, 무궁화꽃, 장미꽃’등 무수한 꽃들 사이에서 뽑아낸 공통 속성을 가리키는 말인 것이다.


❚추상성의 특징

 ․ 추상화 과정에서 대상을 한번만 묶어 표현하고 끝내는 것만이 아니라 묶인 것을 다시 묶기도 한다.

 ․ 처음부터 추상적인 것에서 다시 추상해 낸 개념들이 있다. 이들은 단어가 가리키는 형상이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예) 진실, 허위, 지배, 복종, 함축, 내포, 포괄 등

 ․ 고유명사들은 지시 대상이 단 하나이기 때문에 공통적인 속성을 뽑아 내는 추상화의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니다.



■ 규칙성(規則性)

  언어를 이루는 요소들이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결합되거나 배열되는 성질을 언어의 규칙성이라 한다.

  국어의 문장들은 일정한 규칙을 갖고 있다. 이는 언어의 구조를 계열관계와 통합관계로 분석해 봄으로써 살펴볼 수 있다. 같은 위치에 바꿔 들어갈 수 있는 말들의 관계를 계열관계라고 하며, 서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말들 간의 관계를 통합관계라고 한다. 통합관계는 결합관계라고도 한다.


■ 체계성(體系性)

 언어의 각 요소가 무질서하게 존재하지 않고 일정한 원리에 따라 조직되어 있는 성질을 체계성이라고 한다. 언어의 각 요소는 다른 요소들과 관련성을 맺으면서 일정한 체계를 이루고 있다.

 또한 어휘의 의미 측면에서도 체계를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언어를 기억할 때 우리도 인식하지 못하는 체계적인 인지 구조를 통해 언어를 보다 효율적으로 구사하고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은 가족 관계를 나타내는 말로서 하나의 체계를 이루고 있을 뿐 아니라, 모두 [+인간]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들 중 ‘아버지’와 ‘어머니’는 [+부모], ‘아들’과 ‘딸’은 [-부모], ‘아버지’와 ‘아들’은 [+남성], ‘어머니’와 ‘딸’은 [-남성]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아버지’는 [+남성], ‘어머니’는 [-남성] 등의 차이점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규칙성과 체계성의 이해

 언어에서 발견되는 규칙을 종합해 보면 언어에 체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곡물, 직면, 속내, 국내’와 같은 단어의 발음을 관찰해 보면 첫 음절의 ‘ㄱ’이 항상[ㅇ]으로 변하고, 여기에는 두 번째 음절 ‘ㅁ’과 ‘ㄴ’이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면 이들 네 자음은 다른 자음들보다 서로 영향을 더 쉽게 끼칠 수 있는 가까운 관계에 놓여 있으리라 추정할 수 있다. 즉, 자음들이 어떠한 ‘체계’를 이루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 창조성(創造性)

 인간은 음운을 통해 단어를 만들고, 단어를 조합하여 자신이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문장을 무수히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를 언어의 창조성이라 한다.

 언어의 창조성은 언어가 유한한 자원을 이용하여 내용을 무한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국어의 음운은 자음, 단모음, 반모음을 합쳐 30여 개에 불과하다. 이 제한된 음운을 가지고 우리는 새로운 단어와 문장을 끊임없이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언어의 규칙성이 작용하는데, 언어의 규칙 또한 무한하지 않다. 즉 우리는 제한된 말소리와 유한 수의 규칙을 이용해 우리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언어의 도상성(圖像性)

 언어의 도상성은 교육과정이나 학교 문법에서 다루고 있는 개념은 아니나, 기호학이나 언어학에서 다루고 있는 개념이다. ‘사람-사람들’처럼 형식인 ‘음성’과 내용인 ‘의미’의 복잡성이 일치되는 특성을 도상성이라 한다. ‘사람’보다는 의미적으로 ‘사람들’이 양적으로 많고, 형태적으로도 ‘사람들’의 단어 길이가 더 길다는 점에서 도상성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문헌 : 

- 개념이 있는 국어완성(금성출판사)

- 학교문법의 탐구(유광재)

- 학교문법론(이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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