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줄거리
동경에서 법과를 마친 김희준은 5년 만에 고향인 원터 마을로 돌아온다. 마을에는 철도가 놓이고 제사공장이 들어섰으나 주민들은 여전히 가난을 면치 못한다. 자작농이었던 원칠이는 소작농으로 전락했고, 덕삼과 춘식이는 가난을 이기지 못해 고향을 떠난다.
마을 사람들은 유학까지 다녀온 희준의 행색이 초라한 것에 실망하지만 그는 이에 개의치 않고 자신이 공부를 하러 떠났던 오륙 년 전보다도 더 황폐해진 고향에서 농민들을 깨우치고 살 것을 다짐한다. 희준은 소작인으로 농사를 짓는 한편, 농민을 위한 계몽 활동을 벌인다. 희준을 중심으로 한 소작인들은 마름 안승학과 갈등을 빚는다. 승학은 지주의 지적도를 변적하는 수법으로 이전 마름을 몰아내고 대신 그 자리에 앉은 교활한 인물이다. 자식의 교육까지도 돈을 쉽게 벌 수 있으리라는 계산에서 시키고 있는 그는 본부인을 서울로 보내 자식들을 교육시키도록 하고 자신은 첩 숙자와 함께 산다.
여자고보에 다니는 승학의 큰딸 갑숙이 요양 차 교향에 내려온다. 고향에서 옛 소꿉동무인 희준을 본 갑숙은 묘한 감정을 느끼지만, 자신이 이미 읍내 상인 권상필의 아들 경호에게 몸을 허락한 것과 희준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승학과 숙자는 갑숙이를 이씨 문중으로 시집보내려 한다. 그 와중에 승학은 갑숙과 경호와의 관계를 알고 앓아누웠다가 경호가 상필의 친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승학은 상필을 협박해 위자료를 뜯어내려 한다. 갑숙은 부친의 행동에 반감을 품고 가출하여 ‘옥희’라는 가명으로 공장에 취직한다. 경호 또한 집을 나와 생부를 찾고 공장 직공이 된다.
갑숙은 그곳에서 여직공들에게 노동자의 권리를 알리기 위한 노력을 하며, 공장 사무원으로 취직한 경호를 만나 그와 약혼한다. 마을에는 풍년이 드나 소작농에게 돌아오는 것은 거의 없다. 설상가상으로 마을에 수재가 나 집들이 무너지고 농민들은 가난에 허덕인다. 희준을 중심으로 농민들은 승학에게 소작료 감면을 요구하나 거절당한다. 공장에서 갑숙을 중심으로 노동쟁의가 벌어지자 희준은 그녀를 돕는다. 희준의 행동에 감명받은 갑숙은 부친에 반대하여 이들과 힘을 합쳐 투쟁한다. 그러는 사이 희준과 갑숙은 서로에게 애정을 느낀다. 희준이 승학을 찾아가 상필에게 비열한 행동을 한 것을 들먹이자 승학은 마지못해 소작농의 요구를 들어준다. 희준과 갑숙은 함께 기뻐하며 깊은 동지애를 느낀다.
- 한국현대장편소설사전 참고
■ 핵심 정리
• 갈래 : 현대소설, 농민소설
• 배경 : 시간적 - 1920년대 말,
공간적 - 농촌(원터 마을)
• 성격 : 사실적, 현실비판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제재 : 식민 통치로 점점 피폐해지는 농촌 생활
• 주제 :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농민들의 의식 성장
• 특징 :
① 카프 계열의 작품
② 사회주의 사상을 배경으로 한 사실주의 소설
③ 농민 중심의 대표적 농민 소설
■ 작품 해설 1
‘고향’은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으로 쓰여진 최고의 소설로 평가되고 있다. 가난의 문제, 계층 갈등의 문제를 단편적으로 제시해서는 프로 문학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반성에서 사실적 묘사와 생활 감각을 중시하게 되었으며, 브나로드 운동이 한창이던 시기에 나왔지만, 브나로드 주창자들과는 달리 경제 투쟁으로서의 농민 운동을 강조한다. 이른바 혁명적 프롤레타리아의 이데올로기를 바탕에 깔고 노동 쟁의 양상 · 소작 쟁의 양상, 그리고 양자(兩者)의 결합 양상,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지도자상을 보여 주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카프’에서 요구하는 도식에 맞추기 위하여 많은 작위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또한, 김희준과 안갑숙의 만남에서처럼 둘만의 개인적 애정보다 다른 사람을 위한 희생적 동지애(同志愛)가 중요하다는 관념적 원칙을 내세워 역시 프로 문학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악덕 마름의 딸 안갑숙이 공장 노동자로 변한 것이나 소작인들의 집단 쟁의가 벌어졌을 때 그녀의 행동 등은 너무 이상화되어 있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 작품 해설 2
가난의 문제, 계층 갈등의 문제를 단편적으로 제시해서는 프로 문학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반성에서 1930년대 초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이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사실적 묘사와 생활 감각을 중시하게 되었으며, 이 작품은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으로 쓰인 최고의 소설로 평가되고 있다.
이 작품은 브나로드 운동이 한창이던 시기에 나왔지만, 브나로드 주창자들과는 문화 운동으로서의 농민 계몽이 아니라 경제 투쟁으로서의 농민 운동을 강조한다. 이른바 혁명적 프롤레타리아의 이데올로기를 바탕에 깔고 노동 쟁의 양상․소작 쟁의 양상, 그리고 양자(兩者)의 결합 양상,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지도자상을 보여 주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모든 문제는 ‘지배자’에 대한 ‘피지배자’의 투쟁에 의해서만 해결되고 있다. 이와 같이, 카프에서 요구하는 도식에 맞추기 위하여 작위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 윤희재, 현대소설 참고
■ 심화 내용 연구
1. 시대적 배경과 관련지어 김희준의 농촌 활동이 지니는 의미(지학사 참고)
일제 강점하 김희준은 세속적 욕망을 지양하는 한편 소작농과 연대성을 갖고 피폐화된 농촌 현실을 극복하고자 다짐하고 동경에서 오 년만에 귀향한다. 그러나 얼마 못 가서 자신의 행위에 대해 회의하게 되고, 실천과 행동력을 갖추지 못한 주변 인물들과 대립하고 갈등을 겪게 된다. 즉, 희준은 사회적 존재이자 개인적 존재로서 긍정성과 부정성을 동시에 간직하고 있다. 희준은 김 선달, 인동이 등 마을 소작인들에게 동화되며 외부 현실의 위기 상황에 부딪힐 때마다 굴하지 않고 새로운 다짐으로 다시 일어선다.
작가는 확고한 계급 의식을 바탕으로 김희준의 형상을 창조하면서 그를 이상화하지 않았고, 그의 세계관 발전 과정을 직선적으로 형상화하지도 않았다. 희준은 당대의 모순된 식민지 사회의 본질적 모습을 자각하고 실천해 감으로써 계급적 전형성을 획득한 인물로 볼 수 있다.
2. 이기영의 ‘고향’이 지니는 한국 문학사적 의의(지학사 참고)
‘고향’은 프로 계열의 농민 소설이자 경향 소설, 리얼리즘 소설로서, 1920년대 말 농민들의 비참한 생활상과 계급 투쟁을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에 입각하여 효과적으로 담아 낸 작품이다. 많은 이들이 이기영을 가리켜 신경향 소설의 대표적 작가이자 일제 식민지 시대 최고의 사실주의 작가로 규정하고 있는데, 그의 수많은 소설 중에서 ‘고향’은 ‘경향 소설의 제일 큰 기념비’(임화 · 김태준), ‘리얼리즘의 승리’(김남천)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이기영 문학의 정점에 도달해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최고의 지향에 도달하는 경지에 이른 것은 아닐지라도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구호적 선동에 그치지 않고, 독자들의 흥미를 이끌어 내면서 동시에 문학적 완성도를 이루어낸 것 등은 특히 높은 평가를 받는 대목이다.
3. ‘고향’의 사회적 배경(지학사참고)
1920년대는 자본주의적 토지 소유 관계를 목적으로 일제에 의해 실시된 토지 조사 사업과 산미 증산 계획의 여파까지 겹쳐 소지주와 자작농이 몰락하고 소작농이 급증하는 등, 급격한 계층 분해 양상을 보이던 시기이다. ‘연중 행사’처럼 곡가는 폭락하고, 더불어 창궐하는 고리 대금업, 가혹한 소작료 등은 농민을 극심한 기아와 죽음으로 내몬다. 박 서방의 자살 사건이나 술지게미로 겨우 연명해 나가는 농민들의 생활은, 극도로 궁핍해진 농촌의 현실을 보여 주고 있다.
4. ‘안승학’과 ‘김희준’의 인간형(윤희재 현대소설 참고)
이 작품에서 안승학은 착취자, 김희준은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그려지고 있다. 안승학은 흉년이 들어도 농민들을 착취하는 데 열을 올린다. 특히 지주가 흉년이 들어 곤란한 농민들을 배려하려 하자 마름의 위치에 있으면서 농민들을 생각하지 않고 ‘소작료’ 면제를 거부하는 농민 수탈의 전형이 보이는 인물이다. 또한 체면과 권위를 중시하여 그와 관계된 사실로 위협당하자 요구를 들어 주는 허위의식이 강한 인물로 형상화되고 있다. 김희준은 지식인으로 농민들과 함께 야학도 하고 농촌 계몽을 위해 힘쓰는 인물이다. 특히 어렵게 농민들의 ‘단합’을 이끌어 내어 농민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의지를 보인다. 하지만 자신의 불행한 ‘조혼’문제와 연애 문제로 갈등하며 소시민적 패배주의에 빠지기도 하는데, 이는 농민을 계몽하는 영웅적이고 이상적이 지식인의 전형성에 탈피한 것이다. 이러한 인물 창조 때문에 이 소설은 ‘사실성이 높은 소설의 경지를 보여 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작가 소개
■ 엮어 읽기
심훈, ‘상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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