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바람 - 이규보

 

■ 본문
꽃 필 땐 미친바람도 많으니              
사람들은 꽃샘바람이라 하네             
조물주가 모든 꽃을 만들 때               
마치 한없는 비단을 가위질해 놓은 듯     
이미 그토록 공력을 허비했으니           
꽃 아끼는 마음 응당 적지 않으련만        
어찌 그 고운 것을 시기하여               
도리어 미친바람 보냈겠는가              
바람이 만일 하늘의 명을 어긴다면          
하늘이 어찌 죄주지 않으랴                 
이런 법이야 반드시 없을 것이니            
나는 사람들 말이 잘못이라 한다네         
바람의 직책은 만물을 고무하는 것          
만물에 은택 입히니 사사로움 없으리라      
만일 꽃 아껴 바람 불지 않는다면           
그 꽃 영원히 생장할 수 있으랴            
꽃 피는 것도 좋지만                     
꽃 지는 것 또한 슬퍼할 게 뭐랴            
피고 지는 것 모두가 자연인데             
열매가 있으면 또 꽃을 낳는 것이야        
오묘한 우주의 이치 묻지 말고            
술잔 잡고 소리 높여 노래나 부르자         
■ 핵심 정리

• 갈래 : 한시(5언 배율)
• 성격 : 교훈적, 낙관적, 자연순응적, 성찰적
• 주제 : 생장 소멸의 오묘한 이치
• 구성 :
 - 1~12행: 꽃샘바람이 잘못 붙인 이름임을 주장함.
 - 13~22행: 우주의 오묘한 이치에 대한 통찰
• 특징 :
① 자연의 이치에 따른 작가의 풍류적이고 낙관적인 태도가 드러남.
② 설의법과 역설적인 상황, 다양한 비유법을 활용하여 화자의 정서를 표현함.

 

■ 작품 해설 1

이 작품의 제목인 ‘꽃샘바람’은 보통 꽃을 시기해서 부는 바람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그러나 화자는 이 이름이 잘못 붙여진 것이라고 말한다. 바람의 본분은 만물을 고무하는 것으로, 바람이 꽃을 지게 하는 것 또한 자연의 순리라는 것이다. 하나의 자연 현상에서 우주의 이치를 끌어내는 이규보의 예리한 통찰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 EBS수능특강 해설 참고

■ 심화 내용 연구

1. 조물주를 대하는 화자의 태도
 시적 화자는 조물주가 모든 꽃을 만들 때 자신의 공력을 허비하여 꽃을 아끼는 마음이 클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꽃샘 바람은 꽃을 시기해서 부는 것이 아니고, 바람 또한 하늘의 명을 어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히려 꽃샘 바람이 꽃을 영원히 생장할 수 있게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시적화자는 꽃이 피고 지는 것은 자연의 순리이며 이러한 오묘한 우주의 이치를 묻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2. 꽃샘바람에 대한 화자의 태도
 화자는 꽃샘바람이 불어 꽃이 피고 지는 과정이 반복되어야 꽃은 영원히 생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꽃샘바람’은 꽃이 영원히 생장할 수 있게 해 주는 힘이 된다.

 

■ 작가 소개

이규보 – 인물한국사

이규보 - 꽃샘바람.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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