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리 - 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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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EBS 인터넷 수능 A형 수록


요점 정리

작자 : 미상

연대 : 고려시대(구체적 연대는 미상)

갈래 : 고려 가요(일명 귀호곡(歸乎曲)’이라고도 함)

형식 : 분절체, 4. 2구의 분연체(分聯體)

성격 : 서정적, 민요적

운율 : 외재율. 3.3.23음보

특징 :

반복법을 사용함

간결하고 함축적인 순 우리말을 구사함

이별의 정한이라는 우리의 전통적인 주제를 다룸

자기 희생적이고 미래 지향적

구성 : 4단 구성. ---

뜻밖의 이별에 대한 놀라움과 원망에 찬 하소연

수미상관

하소연의 고조, 또는 슬픔의 고조

감정의 절제와 체념

이별 후의 소망과 기원(주제연)

시의 흐름에 따른 정서의 변화 : 1, 2연에서는 떠나는 임이 야속해서 붙들려고 간절히 하소연해 본다. 시적 전개의 절정을 이룬 3연에서는 임을 붙잡아 두고 싶은 심정과 자칫하면 임의 노여움을 살지 모른다는 염려 때문에 임을 잡지 못하는 한국 여인들의 순박한 정서가 그대로 드러난다. 4연에서는 이별의 슬픔을 가슴 깊이 묻고 임을 보내야 하는 여인의 정한이 잘 나타나 있다.

제재 : 임과의 이별

주제 : 이별의 정한(情恨)과 애이불비(哀而不悲)의 사랑

의의 : 고려가요라는 확증은 없으나, 가풍(歌風)이나 시정(詩情)으로 보아 고려가요로 추정되며, 이별의 정한을 노래한 대표작으로 민족의 보편적 정서를 노래한 민요풍의 전통시로 별리의 걸작으로서 소박하고 애절하고, 이 노래의 이별의 정은 국문학의 여성적 정조의 원류가 되어, 민요 아리랑’, ‘황진이의 시조’, 김소월의 진달래꽃등에 맥을 잇고 있다.

출전 : 악장가사(樂章歌詞), 시용향악보에는 '歸乎曲'으로 1연이 실림.


 

이해와 감상

 간결한 형식에 순 우리말의 소박한 시어로 이별의 정한과 재회에 대한 간절한 기원을 진솔하게 피력한 이 노래는 고려시대에 널리 유행한 민요라 하겠다. 사랑하는 임을 보내는 여인의 애틋하고 서글픈 정서가 함축적인 시어로 구사되고 있으며, 비교적 짧은 시 형식에 여인의 사려 깊은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애원(현실인식) 탄식(고조) 절제(전환) 기다림(양보)’의 시적 화자의 갈등 해결 구조를 지닌 이 노래는 떠나는 야속한 임을 차마 붙잡지 못하는 여인의 순박한 정서, 이별의 슬픔을 가슴 깊이 묻고 임을 보내야 하는 여인의 정한(情恨)을 여성 화자의 목소리를 빌려서 잘 나타내고 있다. 또 구전으로 전승되다가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 악장가사에 수록되었으며, 시용향악보에는 귀호곡이라는 명칭으로 그 첫 연만 악보에 기재되어 있다.

 노랫말에 남녀의 소박한 사랑과 이별의 내용과는 어울리지 않게 송축(頌祝)의 후렴 위 증즐가 대평셩가 붙은 것은 이 노래가 궁중의 속악으로 채택되어 국왕 앞에서 불리면서 참가된 것으로 보인다. ‘는 감탄사, ‘증즐가는 악가의 의성어로 악률에 맞추기 위해 삽입한 것으로 각 행에 반복되는 은 노랫가락에 맞추기 위한 여음(餘音)으로 볼 수 있다.


 

보충 학습

가시리서경별곡의 화자

 두 작품 모두 남녀 간의 이별을 노래한 대표적인 고려 가요이고, 화자가 여성이라는 점도 같지만, 화자의 태도에는 차이가 있다. ‘가시리의 화자가 인고(忍苦)와 순종을 미덕으로 자기 희생과 감정의 절제를 통해 재회를 기약하는 전통적인 여인의 모습이라면, ‘서경별곡의 화자는 임의 변심에 대해 저돌적이고 직접적인 불안과 질투의 감정을 표출하는 적극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여인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적 화자의 갈등 해결 구조

 1, 2연에서는 임이 떠나는 사실과 혼자 남은 화자의 외로움에 대한 불안으로 인한 갈등이 고조되며, 시적 전개의 절정을 이룬 3연에서는 임을 붙잡아 두고 싶은 심정과 자칫 임의 마음을 상하게 할지 모른다는 염려 사이에서 화자가 양보함으로써 고조되던 갈등이 일단 차단된다. 4연에서는 화자가 선뜻 양보를 보여 주었듯이 임도 곧 돌아오기를 기원하면서 화자 스스로 갈등을 정리한다.

 

가시리의 후렴구 위 증즐가 대평성대의 기능

 고려 가요는 원래 민간에 널리 유행하던 민요로 생각되고 있다. 고려 가요를 민요라고 추정하는 근거는 작품 대부분이 구전되어 오다가 조선 시대에 들어와 비로소 문자로 정착되었고, 그 내용이 정한에 치우쳐 있으며, 가사가 2~3연으로 짧고, 대부분 후렴이 붙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 전하는 고려 가요는 민요 그 자체는 아니다. 어떤 민요이건 향유되는 과정에서 장소와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개작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려 가요도 각 지방의 민중들 사이에서 발생하고 전파되어 널리 구전되다가 궁중 가악의 가사로 승화되었는데, 민중 속에서 불리던 원가들은 궁중 가악으로 채택되면서 민요적인 성격이 가시고, 세련미가 첨가되었을 것을 추정된다. 이러한 과정을 담당한 사람들은 기녀들이다.

 ‘고려사의 기록에 고려 현종 때 교방을 ()했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현종 이전에 이미 교방이 있었고, 따라서 기녀도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이 노래도 기녀들에 의해 불리어졌고, 이 기생들의 교류와 궁중 진출로 인해 지방의 민요들이 궁중으로 묻혀왔을 것이고, 이 노래들이 궁중에서 세련되고 다듬어졌고 점진적으로 세련되었으리라 추정을 한다. 가시리의 후렴구 위 증즐가 대평성대의 기능은 악기의 소리를 흉내낸 의성어로 악률을 맞추기 위한 여음구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음구는 일반적으로 노래에 리듬감을 갖게 하여 흥을 돋우는 구실을 한다. 또 시상 전개에 통일성을 부여하여 형태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게 한다. 그런데 가시리에서 대평성대라는 말은 이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데, 이는 이 작품이 궁중에서 노래로 불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즉 임금께 나라의 태평성대를 고하며, 성덕을 기리는 축원의 의도로 불린 것이므로 이런 표현이 삽입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별의 정한(情恨)의 흐름

 한국인의 보편적인 정서인 이별의 정한은 고구려의 황조가에서 고려 시대 가요인 가시리’, ‘서경별곡과 정지상의 송인’, 조선 시대 황진이의 시조, 민요의 아리랑’, 현대에 들어 김소월의 시 진달래 꽃등에 면면히 이어져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 작품의 시적 화자의 정서는 조금씩 다르다.

황조가의 정한 : ‘꾀꼬리라는 매개체로 부각되고 있다.

가시리의 정한 : 소극적이고 직선석이지만 자기 희생과 감정의 절제를 통한 기다림의 정서를 담음

서경별곡의 정한 : 저돌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여성 화자의 어조로, 이별을 거부하며 임을 따라 함께하는 행복과 애정을 강조한다.

진달래꽃의 정한 : ‘가시리처럼 다시 돌아와 달라는 원망을 토로하지 않고 감정의 절제 및 자기 희생적 자세를 역설적으로 보인다.

 

가시리에 대한 문학사적 평가

 ‘악장가사에서는 가시리라고만 하며 전문을 소개하고, ‘사용향악보에서는 귀호곡이라고도 일컫고 한 대목만 내어놓았다. 이 노래는 길이를 본다면 짧은 노래에 속한다고 하겠다. 그러나 장을 나누는 표시가 분명하게 보일 뿐만 아니라, 장과 장 사이에 여음이 삽입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서경별곡이나 청산별곡과 다름이 없다.

 보내고 싶지 않은 님을 보내야 하는 설정을 소박하게 나타내기만 했으나, 너무 감탄한 나머지 지나친 평가를 할 것은 아니고, 수준 높게 다듬은 표현이 없다고 해서 낮추어 볼 필요도 없다. 어느 대목이든 쉽게 이해되지만, 나타난 말이 얼마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숨은 사연을 생각하게 한다. 서러운 님을 보내니 가는 듯이 돌아오라고 한 대목은 두 가지 뜻을 가질 수 있다. 노래하는 여자를 서럽게 하는 님에게 하소연하는 말이기도 하고, 무언가 드러나 있지 않은 곡절 때문에 서럽게 떠나야 하는 님이기에 그렇게 당부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 어느 쪽이거나 이런 노래는 원래 민요였으리라고 생각되고, 후대의 아리랑과 상통하는 사연을 지녔다 하겠다. 그런데 그 곡조가 들을 만한 것이었음인지 궁중 속악으로 채택되었고, 거기 따르는 변모도 겪었겠다. ‘나난이라는 말이 노래 한 줄이 끝날 때마다 붙는 것은 민요 자체에서 유래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자기를 버리고 간다는 사정을 강조하자는 말이다. 하지만, 태평성대를 들먹이는 여음은 사설이 나타내는 것과 반대가 되는 느낌을 준다. 궁중 속악은 태평성대의 즐거움을 구가하는 노래라야 어울리기에, 사설은 바꾸어 놓지 않았어도 여음은 그런 분위기에 맞도록 갖추었을 수 있다.

(출처 : 조동일, ‘한국문학통사2’)

 

4연에서 셜온(서러운)’의 주체가 누구?

 문장 구성상으로는 임이 주체이다. 그러나 시가의 분위기로 볼 때 서러운 이별을 하는 서정적 자아를 주체로 보는 것이 어울린다. 이밖에 또 무언가 드러나 있지 않은 사연 때문에 서럽게 떠나는 임으로 해석하여 임을 주체로 볼 수도 있다. (해석의 다양성)



가시리서경별곡’, ‘진달래꽃의 현실 대응 방식 비교

가시리

서경별곡

진달래꽃

이별 당하는 여인의 감정을 억제하면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순박하고 착한 면모를 보임

가는 임에 대해서 하소연, 다짐, 원망 등의 심리적 갈등을 보이고 또 질투심까지 나타냄

아무 말없이 눈물도 흘리지 않고 보내며, 더 나아가 진달래꽃을 뿌리겠으니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라고 요청하는 태도를 보임

임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겠다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결코 절망하지 않는 긍정적인 자세를 보임

(부분적으로는) 끝까지 따라가겠다는 태도를 보임

언제까지나 이별의 슬픔을 인내하겠다는 태도를 보임

가시리를 유리왕의 황조가’, 고려가요 서경별곡’,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비교

 

표현방식

임에 대한 태도

재회에 대한 기대

황조가

꾀꼬리에 감정 이입

허탈감, 체념

없음

서경별곡

직설적

적극적(하소연, 원망)

없음

가시리

직설적

자기 희생적

끝까지 기다리겠다는 강한의지 표출

진달래꽃

직설적

자기 희생적

임이 언젠가는 돌아오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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