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廣野) - 이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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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문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戀募)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季節)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梅花香氣)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曠野)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2.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저항적, 의지적, 미래 지향적, 상징적
• 제재 : 광야
• 주제 : 조국 광복에 대한 의지와 염원
• 특징 :
 ① ‘과거-현재-미래’라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② 상징적 시어를 활용하여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③ 영광의 미래에 대한 확신에 찬 강인하고 의지적인 어조가 드러난다.

3. 작품 해설

 이 작품은 광야라는 광대한 공간의 과거, 현재, 미래 모습을 형상화함으로써 고난 극복 의지와 민족의 미래에 대한 희망적 전망을 노래한 시이다. 화자는 태곳적 이래로 형성되어 온 광야의 모습을 신성하게 묘사하고, 그 위에서 민족의 역사가 태동한 상황을 떠올린다. 그리고 암담한 현재의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시대를 예견하면서, 민족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 수능특강 사용설명서 참고

4. 작품 해설 2

 이 시는 ‘광야’라는 광활한 공간과 현실 초월적인 시간 인식을 바탕으로, 일제 강점기의 암담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조국의 광복을 염원하는 미래 지향적인 신념을 드러낸 저항시이다. 시인은 광야에서 태초를 포함한 역사를 생각하고, 현재가 민족적 비극의 시기이지만 반드시 밝은 미래가 올 것이라고 확신하며 자신을 희생할 것을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는 ‘과거 - 현재 - 미래’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고, 다양한 시적 상징과 힘차고 강렬한 남성적 어조를 사용하여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1~3연은 바로 천지 창조부터 우리 민족의 역사를 태동시키고 꽃피운 그 터전으로서 광야의 웅대한 모습과 힘을 형상화한 것으로, 이것이 조국 광복에 대한 의지라는 주제 의식을 보다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4연에서는 광야에 ‘눈’이 내리고 있는 상황을 통해 화자가 현실을 암담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아득한 ‘매화 향기’에 의지하여 내면적 저항 의지의 표상인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5연에서는 이 노래의 씨가 훗날에 나타날 ‘백마 타고 오는 초인’에게 계승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과거가 현재의 뿌리이며 현재가 미래의 토대라는 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리고 4, 5연의 문장이 모두 명령형의 서술로 쓰인 것은 화자 자신의 강렬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 천재교육, 해법문학 현대시 참고

5. 심화 내용 연구

1.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의 의미(천재교육 참고)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은 광복의 상징이며 일제 강점하에서 우리 민족을 구원해 줄 존재, 즉 해방된 조국을 이끌어 갈 민족 지도자, 후손을 의미한다. 초인은 미래 역사의 주인공으로서 본질적으로는 부활한 민족적 자아가 투영된 존재이다. 그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있기에 화자는 자기희생을 감히 할 수 있었던 것이고, 암담한 현실 상황을 정신적으로 초극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이다.

 

2. 화자의 현실 인식 태도와 ‘씨’가 갖는 상징성(천재교육 참고)

 이 시의 화자는 ‘눈’ 내리는 부정적이고 암담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리겠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가난한 노래의 씨’에서 화자의 현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와 희생정신을 엿볼 수 있다.

 ‘씨’는 소생할 생명의 근원이며 생명 영속을 위한 가장 고귀한 결정체이다. 따라서 ‘씨’는 단절되려는 시대를 잇기 위한 시인의 노력이자 미래에 만개할 꽃을 위한 의지적 희망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시인은 그가 상실했던 모든 것과 그가 겪고 있는 모든 고난을 씨 뿌림의 행위를 통해 극복하고, 씨의 발아와 더불어 민족의 이상의 실현, 곧 조국 광복으로 나타날 보람찬 결과를 확신했던 것이다.


3. 시상 전개에 따른 시적 공간의 형상화(수능특강 사용설명서 참고)

 1연 : ‘까마득한 날’의 광야 – 하늘이 처음 열림 – 태초부터 존재한 곳

 2연 : ‘산맥들이’ 형성된 때의 광야 – 산맥이 침범허지 못함 – 신성한 곳

 3연 : ‘끊임없는 광음’이 지난 뒤의 광야 – 큰 강물이 길을 엶 – 민족사가 시작된 곳

 4연 : ‘지금’의 광야 – 눈 내림, 매화 향기가 아득함 – 암담하지만 희망이 존재하는 곳

 5연 : ‘천고의 뒤’의 광야 – 초인이 도래하여 노래 부름 – 희망적 전망이 실현된 곳


6. 작가 소개

이육사 – 20세가 한국 문학의 탐험 2

 

이육사

독자들은 작품 속의 인물과 작가를 곧잘 혼동하며 작가에게 여느 사람한테서 바라는 것과는 다른 기대를 갖기 일쑤다. 유감스럽게도 작가는 신이 아닐 뿐더러 작품 속의 지혜롭고 때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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