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유로존에서 나가나? 세계경제에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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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을 동아일보 고등학생 대상 주간지 PASS에 기고한 글입니다.>


그리스, 유로존에서 나가나?

세계경제에 ‘일파만파’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안에 반대하는 한 시민이 유로화 지폐를 불태우고 있다. 동아일보 DB


 


 디폴트(채무불이행·정부가 외국에서 빌려온 돈을 정해진 기간에 갚지 못하는 것) 위기에 빠진 그리스가 유로존(유럽연합의 단일화폐인 유로를 국가통화로 사용하는 국가) 탈퇴로 이르게 될지를 두고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금축소와 공공부문 지출 감축, 부가가치세율 상향조정 등 “그리스 정부와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요구하는 국제채권단의 새로운 구제금융안을 두고 최근 그리스에서 실시된 국민투표 결과 ‘반대’(61.33%)가 ‘찬성’(38.67%)을 압도했고, 이런 국민의 지지를 등에 업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국제채권단에 “빚의 30%를 탕감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

 그리스가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채권단에서 빌린 돈은 약 3160억 유로(한화 약 394조 원)에 달한다.

 그리스의 디폴트 위기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경제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자.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국제채권단 “연금 줄이고 세금 늘려” VS 그리스 “경제 더 침체”

 국제채권단이 제안한 새로운 협상안은 연금을 줄이고 세금을 올려 국가의 자금을 확보하라는 것. 국제채권단은 “구제금융 연장을 원한다면 즉시 연금을 삭감하기 시작해 올해 18억 유로(한화 약 2조 2500억원) 정도의 연금 지급액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2012년 기준으로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금 지출 비중은 17.5%. 유로존 평균(13.8%)이나 독일(12.2%)과 비교하면 연금이 과도하게 지급되고 있다는 것이 국제채권단의 주장이다.


 그리스 정부는 “지금 당장 연금 삭감은 어렵다”는 입장. 그리스 정부는 이미 2011년 이후 3차례에 걸쳐 연금을 40% 가까이 삭감해 왔다고 항변한다. 특히 그리스에서 연금을 수령하는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중은 20%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 당연히 연금 지출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리스 정부와 국민 대다수의 입장이다.

 

 또 국제채권단은 “호텔, 외식업종 분야에서 부가가치세율을 올려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라”고 주문하지만, 그리스는 “세금을 올리면 그리스의 주된 수입원인 관광 및 서비스 산업이 큰 타격을 입어 경제가 오히려 더 침체 될 것”이라고 맞선다.



 그리스가 디폴트 위기에 빠지자 그리스 수도 아테네의 한 은행에 연금을 찾으러 온 노인들이 대거 몰려 대기표를 받고 있다. 

AP뉴시스 제공


 


그리스, 유로존 탈퇴?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반대’가 압도함에 따라 국제채권단이 새로 제안한 요구사항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국제채권단과 그리스 정부가 다시 협상을 시작하겠지만 역시 갈등의 폭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국제채권단은 그리스에 자금지원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이른바 ‘그렉시트’가 일어날 수 있는 것. 이에 따라 공통화폐인 유로를 도입하기 전 그리스가 사용했던 화폐인 ‘드라크마’로 돌아가 드라크마를 마구 찍어내는 방식으로 경기부양을 꾀할 수도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되면 세계적으로 적지 않은 경제적 파장이 예상된다. 국가간 자본의 이동이 활발한 ‘금융세계화’ 시대이므로 한 나라만 경제협의체를 이탈해도 그 효과는 수많은 나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당장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로 긴축재정을 시행 중인 유럽의 다른 국가들도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견고하던 유로화의 지위가 흔들려 유럽과 국제경제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전체 수출액 가운데 그리스 비중이 0.2%에 불과해 당장은 큰 타격을 입진 않을 전망. 하지만 전체 수출액 중 유럽 비중이 8~9%에 달해 유로화 가치가 떨어질 경우 유럽수출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한편, 정반대의 전망도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재정위기에 있는 일부 유럽 국가들이 유로존을 탈퇴하면 오히려 유로존의 재정 건전성이 높아지는 효과로 이어져 유로화의 가치가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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