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 조지훈



■ 본문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닥아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애상적, 감각적, 묘사적

제재 : 낙화

특징 : 

     ① 절제된 시어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형성함

     ② 1연이 2행으로 구성하여 형태적 안정감을 줌

     ③ 묘사적 심상을 중심으로 대상의 이미지를 부각시킴

     ④ 선경후정의 시상전개 방식을 화용함

주제 : 낙화를 통해 느끼는 삶의 무상감과 비애 


■ 작품 해설 1

 이 시는 일제 강점 하에 시인이 낙향하여 지은 작품이다. 시적 화자는 꽃이 지는 것을 보며, 꽃의 아름다움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서글픔을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로 노래하고 있다.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에서 볼 수 있듯 이 낙화를 바람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 것은 대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시인의 유교적 세계관의 표출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화자의 상실감, 적막함, 서글픔의 정서가 정형시에 가까울 정도로 정돈된 전통적 율조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시적 균형을 잡아주며, 특별한 비유적 표현에 의지하지 않고 묘사적 심상을 중심으로 대상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부각시키며 삶의 무상감과 비애감을 노래하고 있다. 또한 선경후정의 기법을 사용하여 1~6연은 꽃이 지는 아름다운 경치를 노래하고, 7~9연은 꽃이 지는 광경을 본 화자의 서글픈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 지학사, T-Solution 문학 자료실 참고


■ 작품 해설 2

 이 시는 일제 강점하에서 시인이 고향에 내려가 은신하던 중에 지은 작품으로, 떨어지는 꽃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무상감과 애상감을 노래하고 있다. 화자는 꽃이 떨어지는 상실감, 서글픔의 정서를 전통적 율조를 바탕으로 노래하고 있는데, 특히 특별한 비유적 표현에 의지하지 않고 묘사적 심상을 중심으로 대상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1~3연에서 화자는 꽃이 지는 것을 대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인다. 드문드문 떠 있던 별들이 사라져 가고 슬픈 귀촉도의 울음소리도 그치며, 시간은 아침녘으로 흘러간다. 4~6연에서 화자는 지고 있는 꽃이 하얀 미닫이에 엷게 붉은색으로 비치는 모습을 애상적으로 바라본다. 7~9연에 이르러 화자는 외부 현상에서 자신의 내면으로 시선을 옮긴다. 자신의 고운 마음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꺼려하고 아름다운 것이 사라져 가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무상감과 슬픔의 정서를 토로하고 있다.

- 꿈을 담는 틀, 교과서 전 작품 문학자습서 참고


■ 작품 해설 3

 이 시는 속세를 떠나 있는 화자가 떨어지는 꽃을 보며, 사라지는 것의 아름다움에서 느끼는 삶의 무상감과 비애를 담담하고 차분한 어조로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 세상을 피하여 홀로 사는 화자에게 즐거움이었던 아름다운 꽃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화자는 삶의 서글픔과 무상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 좋은책 신사고, 오감도 최다문항 현대시편 참고



■ 심화 내용 연구

1. ‘낙화’의 시상 전개

 듬성듬성한 별이 하나 둘 사라져 가고, 슬픈 귀촉도의 울음소리도 그치며, 시간은 동틀 무렵을 향해 흘러간다. 화자는 꽃이 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촛불을 끈 채 미닫이창을 바라본다. 그리고 ‘지다’, ‘스러지다’, ‘끄다’와 같은 하강적 이미지의 시어를 사용하여 화자의 애상적인 심경을 드러낸다. 7, 8연에 이르러 화자의 심정이 구체화 되는데, 외부 현상에서 자신의 내면으로 시선을 옮겨 마침내 아침이 되면서 아름다운 것이 사라져 가는 모습을 보며 ‘울고 싶어라’라고 내면의 감정을 토로하며 삶의 무상감과 비애로 시상을 마무리하고 있다.


2. ‘귀촉도’의 상징적 의미

 ‘귀촉도’는 일반적으로 우리 시가에서는 ‘한(限)의 정서를 노래하는 새로 자주 등장한다.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시어들로는 ‘소쩍새’, ‘접동새’ 등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작품이 서정주의 ‘귀촉도’, 김소월의 ‘접동새’가 있다. ‘낙화’의 3연에 사용된 ‘귀촉도 울음’은 화자의 비애감을 불러일으키고,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인 무상함과 비애감을 더욱 짙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작가 소개

 조지훈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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