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한다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鐘路)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올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격정적, 의지적, 저항적, 역동적
제재 : 조국의 광복
특징 :
① 반복과 대구, 과장 등의 표현기법을 활용하여 주제 의식을 강조함
② 극한의 시어를 사용하여 격정적 감정을 직접적으로 노출함
③ 경어체의 종결어미를 활용하여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조성함
주제 : 조국 광복의 ‘그날’에 대한 간절한 염원
■ 작품 해설 1
이 시는 광복을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과 그 광복을 맞이하였을 때의 기쁨과 환희를 노래하고 있다. ‘그날’은 시적 화자가 기다리는 날로 조국 광복의 날을 의미한다. 화자는 1, 2연에서 그날이 오면 삼각산이 일어나 춤을 추고, 육조 앞 넒은 길을 뒹굴겠다고 상상하고 있다. 이처럼 이 시는 불가능한 상황을 설정하여 조국 광복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시적 화자의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울리오리다’, ‘남으로리까’ 등의 경어체를 사용하여 조국 광복의 그날을 염원하는 마음을 진솔하고 호소력 짙게 표현하고 있다.
- 지학사, T-Solution 문학 자료실 참고
■ 작품 해설 2
이 시는 조극 광복의 상황을 가정하여 광복의 날이 왔을 때의 환희와 감격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제목의 ‘그날’은 조국이 광복을 맞는 날을 의미한다. 조국 광복을 맞이할 때를 가정하고, 그날이 왔을 때의 기쁨을 과장된 시어를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죽음을 불사하는 자기희생의 실천적 의지와 광복에 대한 염원을 직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좋은책 신사고, 오감도 최다문항 현대시편 참고
■ 심화 내용 연구
1. 1연과 2연의 대응구조
2. 자기 희생의 의지
화자는 조국 광복의 ‘그날’이 오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받아 올리고, 자신의 몸의 가죽으로 북을 만들어 행렬에 앞장서겠다는 자기 희생의 의지를 경건하고 엄숙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와 같이 죽음도 불사하는 화자의 모습에서 조국 광복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확인할 수 있다.
3. ‘까마귀’의 의미
까마귀는 설화적 모티프를 통해 표현되었다.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며 자신을 희생하고자 하는 화자의 고독하고 비장한 모습을 상징하는 시어로, 죽음과 자기 희생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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