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본문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 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 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2. 핵심 정리
• 갈래 : 서정시, 자유시
• 성격 : 사색적, 문답적, 철학적
• 주제 : 시인의 가치와 진정한 모습
• 특징 :
① 문답형식을 활용함
②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에서 깨달음을 드러냄
③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드러냄
• 구성 :
1~2행: ‘시가 뭐냐’는 물음에 대한 ‘잘 모른다’는 ‘나’의 대답
3~6행: 여러 곳을 돌아다닌 후 남대문 시장에 이르러서 답을 구함.
7~15행: ‘나’가 생각하는 진정한 시인
3. 작품 해설 1
이 작품은 인간다운 세상을 꿈꾸는 시인의 바람과 사회적 책무를 평범하고 단순한 진술로 형상화한 시이다. ‘시가 뭐냐’라는 질문을 받은 화자는 하루 종일 답을 찾으며 배회하다가, 고생스럽지만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얻는다. 화자는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어 슬기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사람다움의 기초라는 인식을 드러내며, 그런 사람들의 삶이 자신이 바람직하게 여기는 삶이고 그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 자신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얻고 있음을 드러낸다.
- 수능특강 해설 참고
4. 작품 해설 2
인간다운 세상을 꿈꾸는 시인의 바람과 사회적 책무를 평범하고 단순한 진술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가장 비범한 것은 가장 평범한 것일 수도 있다는 평범한 삶의 철학에서 나온 체험적 결과라는 관점에서 볼 때 시인은 '시가 뭐냐'라는 질문에 하루 종일 답을 찾아 배회하다가, 저물녘에 남대문 시장에서 고생스럽지만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얻는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알파'요, '고귀한 인류'요, '영원한 광명'이며, 진정한 '시인'이라는 것이다. 시인은 이 지극히 평범하고 상식적인 진술 속에 인정이 사람다움의 기초라는 인식을 드러내는 한편, 시적 화자는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한 삶의 모습 속에서 인간적인 가치를 발견하고 그들이 바로 '시인'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인'은 세상의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어야 하며, 좀 더 나아가 그런 삶의 가치를 지켜내는 데에 앞장서야 하는 존재라고 해석하고 있다.
- 이완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참고
5. 심화 내용 연구
1. 표현상의 특징(수능특강 사용설명서 참고)
이 작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표현상 특징이 ‘문답 형식’이라는 점이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라는 문답 형식을 활용하여 화자가 시의 분질을 탐구하게 된 이유를 밝히고 있다.
또한 ‘그런 사람들’이라는 시구가 반복되고 있다. 동일한 시구를 반복하여 제시함으로써 그 시구에 집중하게 하여 ‘그런 사람들’에 담긴 의미를 강조하는 효과를 업도 있는 것이다.
2. 공간적 배경의 기능(수능특강 사용설명서 참고)
이 작품에서 화자는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을 거쳐 서울역 앞, 남대문 시장으로 돌아다닌다. 이는 화자가 답을 찾기 위해 이동한 공간을 나열함으로써 시간의 경과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사실적이며 친근한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 또한 ‘엄청난 고생’,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고, ‘슬기롭게 사는 사람’이 평범한 일상의 공간에 있다는 깨달음을 부각하고 있다.
6. 작가 소개
김종삼 – 20세기 한국문학의 탐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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