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신화 - 작자미상


■ 본문

고기(古記)에 이렇게 전한다.


 옛날에 환인(桓因) ― 제석(帝釋)을 이른다 ―의 서자(庶子)인 환웅(桓雄)이 항상 천하(天下)에 뜻을 두고 인간 세상(人間世上)을 몹시 바랐다. 아버지가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태백(三危太伯山)을 내려다보니,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할 만 했다.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인간의 세계를 다스리게 했다.

 환웅(桓雄)은 무리 3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佰山)-지금의 묘향산- 꼭대기의 신단수(神壇樹) 아래로 내려왔다. 이곳을 신시(神市)라 불렀다. 이 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 한다. 그는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 수명, 질병, 형벌, 선악 등을 주관하고, 모든 인간의 삼백예순여 가지나 되는 일을 주관하여, 인간 세계를 다스려 교화하였다.

 이 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에서 살았는데, 그들은 항상 환웅에게 사람되기를 빌었다. 그러자 환웅이 신령한 쑥 한 심지[炷]와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말했다.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 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곧 사람이 될 것이다."

 곰과 범은 이것을 받아서 먹고 조심한 지 삼칠일(三七日) 만에 곰은 여자의 몸이 되었으나, 범은 조심을 잘못해서 사람이 되지 못했다. 웅녀는 혼인할 상대가 없었으므로, 항상 단수(壇樹) 밑에서 아이 배기를 축원했다. 환웅(桓雄)이 이에 임시로 변하여 그녀와 혼인했더니 이내 잉태해서 아들을 낳았다. 이름을 단군왕검(檀君王儉)이라 하였다.

 단군왕검은 중국 요(堯)임금이 즉위한 지 50년인 경인년―요가 즉위한 원년은 무진이니, 50년은 정사이지 경인은 아니다. 아마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에 평양성(平壤城)에 도읍하고, 비로소 조선(朝鮮)이라 불렀다. 또 도읍을 백악산(白岳山) 아사달(阿斯達)로 옮기니 그곳을 또는 궁홀산―일명 방홀산―이라고도 하고 금미달(今彌達)이라고도 한다. 그는 일천 오백 년 동안 여기에서 나라를 다스렸다.

 주(周)의 호왕(무왕(武王))이 즉위한 기묘년에 기자(箕子)를 조선에 봉하니, 단군은 장당경(藏唐京)으로 옮겼다가 뒤에 아사달에 돌아와 숨어서 산신(山神)이 되니, 그 때 나이가 1천9백8세였다.


■ 핵심 정리

• 갈래 : 설화, 신화(건국 신화)

• 성격 : 신화적, 서사적, 민족적

• 제재 : 단군의 탄생과 고조선의 건국

• 주제 : 홍익인간의 이념과 단일 민족의 역사성

• 특징 : 

 ① ‘환인 - 환웅 - 단군’의 삼대기(三代記) 구조를 보임.

 ② 천손 하강형(天孫下降型) 화소를 지니고 있음.

• 의의 : 

 ① 홍익인간이라는 건국 이념을 밝힘.

 ② 천손의 혈통이라는 민족적 긍지를 반영함.


■ 작품 해설 1

 이 작품은 우리 민족이 세운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건국 신화이다. 이 신화에서는 천상의 존재인 환웅이 지상의 존재인 웅녀와 결합하여 시조인 단군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내고 있어 우리나라가 천손에 의해 건국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신화의 원형과 당시 사회의 성격을 살펴 볼 수 있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 작품 해설 2

 ‘단군 신화’는 고조선의 건국 신화로, ‘환인[祖] - 환웅[父] - 단군[子]’의 삼대기(三代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즉, 천상적 존재 환인, 천상과 지상을 매개하는 환웅, 천상적 존재와 지상적 존재의 결합을 상징하는 단군의 삼대에 걸친 이야기이다. 또한 천상계를 대표하는 환웅과 지상계를 대표하는 지모신 격인 웅녀의 혼인으로 단군이 탄생했다는 것을 통해 ‘단군 신화’가 전형적인 천부 지모형의 신화적 성격을 지녔음을 알 수 있다.

이 신화에는 당시의 정치적 · 문화적 · 사회적 상황이 담겨 있다. 즉, 환웅이 천왕(天王)으로 불린 것에서 그가 주술권과 지배권을 모두 장악한 제정일치(祭政一致) 시대의 통치자였음을 알 수 있고, 곰과 범이 등장하는 데서 특정 자연물이나 동식물을 집단의 상징물로 삼는 토템 신앙을 엿볼 수 있으며, 풍백(바람) · 우사(비) · 운사(구름)를 통해 농경 사회의 특징도 찾아볼 수 있다.

 - 천재교육, 천재학습대백과 참고


■ 심화 내용 연구

1. ‘단군 신화’와 후대 문학

• 삼대에 걸친 이야기 구조: ‘주몽 신화’와 현대 가족사 소설에서 계승됨.

  - ‘주몽 신화’: 천제 - 해모수 - 주몽

  - 염상섭, ‘삼대’: 조의관 - 조상훈 - 조덕기

  - 채만식, ‘태평천하’: 윤직원 - 윤창식 - 윤종학

• 여성 수난의 이야기 구조: 여성의 고난과 지혜를 통한 고난 극복

  - ‘주몽신화’: 유화의 혼전 임신과 출산의 고난

  - ‘바리공주’: 자신을 버린 부모에 대한 효심을 저버리지 않는 구원의 여인상

  - ‘심청전’: 아버지의 개안을 위해 죽음을 불사하는 희생적 여인상

  - 이광수, ‘무정’: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기생이 되었다가 각성하는 여인상


2. 토템

  토템(totem)은 특정한 집단에서 자신들과 특별한 관계가 있다고 여겨서 자기 집단의 상징물로 삼는 자연물이나 동식물을 뜻하는 말이다. 국가 형성 이전의 사회에서는 부족마다 자기 집단을 상징하는 토템을 내세웠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이러한 토템은 신화의 형성 과정에서 흔히 특정 집단을 대표하는 사물로 등장한다. ‘단군 신화’에 등장하는 곰과 호랑이도, 곰과 호랑이를 각각 자기 집단의 상징물로 삼는 부족으로 볼 수 있다.


3. 단군 신화에 나타난 인간 지향성

 환웅이 하늘에 있으면서도 인간 세상을 바랐다는 것은 ‘단군 신화’의 인간 지향성을 가장 잘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인간 지향성은 곰과 범이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하늘에 있는 신적 존재와 땅에 있는 동물들이 모두 인간 세상을 바라고 인간이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은 ‘단군 신화’가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가치를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4. ‘단군 신화’의 소재별 상징성

 ․ 천부인 : 신의 위력과 영험함의 표상으로, 지도자가 주술권을 행사하며 지배권을 장악한 제정일치 사회임을 보여 줌.

 ․ 신단수 : 천상계와 지상계의 매개 지점임.

 ․ 풍백, 우사, 운사 : 당시 사회가 농경 사회였음을 암시함.

 ․ 쑥과 마늘 : 인간이 되기 위한 금기(통과 제의), 동물의 성질을 없앰.

 ․ 곰과 범 : 동물을 토템으로 하는 부족을 상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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