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고향 - 윤동주

반응형
728x90

1. 본문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 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 곱게 풍화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 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2.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성찰적, 상징적, 의지적
• 제재 : 고향의 상실
• 주제 : 이상 세계에 대한 동경과 자아 분열의 극복 의지
• 특징 :
① 자아 분열로 인한 자아의 대립과 그로 인한 갈등 구조가 나타남
② 상징적인 시어를 활용함
③ 절망과 반성의 현실을 극복하고 이상향을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희망이 드러남
• 구성 :
 1~2연: 화자의 귀향과 암담한 현실 인식
 3연: 자아 분열과 갈등
 4~5연: 현실적 자아를 일깨우는 소리
 6연: 자아 분열의 극복 의지와 이상향에 대한 동경

 

3. 작품 해설 1

 이 작품에는 일제 강점기라는 암담한 현실 속에서 지식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젊은 시인의 고뇌가 담겨 있다. 화자는 피폐한 현실 속에서 느끼는 자아 분열의 고통과 불안을 극복하고 이상 세계를 지향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다. 현실적 자아와 이상적 자아의 분열과 갈등, 그리고 이들의 화합을 추구하는 모습을 제시하면서 보다 나은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화자의 바람이 드러난다.

- 수능특강 사용설명서 참고

4. 작품 해설 2

 이 시에서 화자는 고향을 찾아왔지만 그곳에서 무기력하고 현실 도피적인 자신의 모습을 문득 발견하게 된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백골’로 비유하면서,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고 바라보는 ‘나’와 이상적 자아인 ‘아름다운 혼’으로 분열되며 고뇌 속에 자아 성찰의 몸부림을 하는 것이다. 이런 치열한 자기반성의 과정을 거쳐 화자는 진정한 고향의 모습을 그리게 된다. 내적 갈등을 야기하는 모순된 현실의 상황에서, 화자가 지향하고 있는 고향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안식처로 인식되는 고향이 아니었던 것이다. 화자는 자아의 분열 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그런 이상적인 공간으로써 고향을 생각하게 된다. 마침내 화자는 자신이 가야할 길을 깨닫고 이상향으로 설정한 ‘또 다른 고향’에 대한 소망과 의지를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 지학사, T-Solution 참고

 

5. 심화 내용 연구

1. 시적 화자의 자아 분열과 극복 과정(지학사 참고)

 이 시의 화자는 고향에 누워 백골처럼 누운 자아를 발견한다. 본질적인 자아가 현실적인 자아를 발견하게 되면서, 화자는 분열된 자아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고, 고뇌 속에 끊임없이 현실을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상황에서 화자는 ‘또 다른 고향’이라는 지향점을 찾게 되는데, 이곳은 본질적 자아와 현실적 자아의 갈등을 극복한 새로운 이상적 공간을 상징한다.

 

2. 이 시에 나타난 세 자아(천재교육 참고)

 이 시에는 ‘나’, ‘백골’, ‘아름다운 혼’의 세 자아가 등장한다. ‘나’는 개인적, 본래적 자아이며, ‘백골’은 사회적, 유한적 자아이다. 이 둘은 모두 현실적 자아를 의미한다. 반면 ‘아름다운 혼’은 종교적, 영원한 자아이며 이상적 자아를 뜻한다. ‘어둔 방’으로 표상된 불안과 고독의 절망적 분위기 속에서 본래적 자아인 ‘나’와 사회적 자아인 ‘백골’과 이상적 자아인 ‘아름다운 혼’으로 분열된 자아가 하나로 통합되어 자아 성찰의 몸부림을 하는 것이다.

3. 화자가 우는 이유(천재교육 참고)

 ‘풍화 작용’이란 이미 어둠 속에서 죽어 가는 백골, 그 자체마저 완전히 마멸시켜 흔적조차 없게 만드는 바람과 어둠의 작용을 의미한다. ‘백골’은 죽어 가는 자아의 모습이고, ‘아름다운 혼’은 현실의 어둠과 대조되는 이상과 화해의 공간을 지향하는 자아이다. ‘나’는 이 둘을 포함하고 있는 통합적 자아이다. 따라서 ‘백골’ 역시 나이며, ‘아름다운 혼’ 역시 나이다. ‘백골을 들여다보며 우는 것’은 그 중 어느 것이 아니라 셋 모두이다. 현실의 벽 앞에서 이미 백골이 되어 가는 자아는 그 백골마저 분해시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하는 어둠의 힘 앞에서 무력한 자신을 바라보며 울지 않을 수 없는 것이며, ‘아름다운 혼’ 역시 이상적 세계를 지향하는 자신을 방해하는 현실의 벽 앞에서 울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4. ‘또 다른 고향’의 의미(천재교육 참고)

 ‘또 다른 고향’은 자기 본질을 회복하고 고향을 회복하는 공간이다. 시인에게 현실은 일제 식민지로 전락해 버린 조국의 상실이며, 그것은 바로 고향 상실인 것이다. 또한 ‘또 다른 고향’은 더 이상 이 땅에서 고향을 찾을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시인이 설정한 새로운 고향이다. 젊은 시인의 내부에서는 부단히 현실의 비리와 모순을 극복하고 초월하려는 노력이 지속되었으며, 그러한 노력의 결과 현실적 공간은 초월적 공간으로 대치되는데, 그것이 바로 근원을 회복하는 이상향의 고향, 즉 ‘또 다른 고향’인 것이다.

 

5. 윤동주 시의 시간적·공간적 특질(지학사 참고)

 윤동주 시의 시적 상황은 시간적·공간적으로 공통성을 가지고 있다. 시간적으로는 별을 관찰할 수 있는 ‘밤’이 자주 등장하고, 공간적으로는 번잡함이 없는 깨끗한 공간이 자주 설정된다. 시간적·공간적으로 안정되고 순결함을 찾을 수 있는 배경인 것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시인은 스스로를 돌아보며 끊임없이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또 다른 고향’에서도 윤동주는 어둠과 정적으로 둘러싸인 밤에 고향의 방 안에서 무기력한 자아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고뇌와 성찰의 시간을 보내며 현실적 자아가 처해 있는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고, 이상적 자아를 찾을 수 있는 ‘또 다른 고향’을 향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6. 작가 소개

윤동주 – 다음 백과

 

윤동주

일제강점기 시인. 암울한 민족의 현실을 극복하려는 자아성찰의 시세계를 보여주었다. 대표작으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있다. 1943년 7월 독립운동 혐의로 일본경찰에 송몽규와

100.daum.net

윤동주 - 또 다른 고향.pdf
0.09MB

 

'문학 이야기 > 현대운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픔이 기쁨에게 - 정호승  (0) 2021.10.26
생명의 서 - 유치환  (0) 2021.10.19
성탄제 - 김종길  (0) 2021.08.01
풀벌레 소리 가득 차 있었다 - 이용악  (0) 2021.08.01
광야(廣野) - 이육사  (0) 2021.08.01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