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체 줄거리
‘나’는 소학교 때부터 친구인 김기범의 사망 소식을 듣고, 그의 행적을 찾아 나선다. 김기범은 타고난 재능과 영민한 두뇌의 소유자로 일본에서 법대를 나온 유학생 출신이다. 그는 현실을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판단하고 기민하게 대처하는 현실주의자로, 그 때문에 때때로 주위 사람들을 배신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제 말 조선 학생 출정식에서 친구들과 ‘만세’를 부르기로 모의하고는 기상천외한 만세를 불러 위기를 벗어난 일이나 친일파에 대한 변호, 친구 오일규에 대한 배신 등은 그의 이와 같은 성격을 잘 보여 주는 일화이다. 오일규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자 무사가 없는 세상에 악사가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며 자취를 감춘 그는 시골에 들어가 도인(道人)의 삶을 살다가 10년 만에 ‘나’를 찾아오고, 그 와중에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이다.
2.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소설(한국현대문학대사전 기준)
• 성격 : 비판적, 풍자적, 우의적
• 배경 : 일제 강점기 시절 ~ 1950년대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주제 : 지식인의 부정적인 삶의 방식에 대한 비판
• 구성 : 액자식 구성
외화 : 김기범의 사망 소식을 듣고 ‘그’의 행적을 수소문함
내화 : 김기범과 관련된 에피소드
- 학도병 출범식에서 계획된 거사를 무산시키는 기범
- 해방 후 반민족 행위자를 옹호하며 궤변을 늘어 놓음
- 오일규의 선거를 돕다 상대편에 매수당해 친구를 배신함
- 오일규의 장례식에 와서 오일규를 그리워함
- 시골에서 도인처럼 살아감.
3. 작품 해설 1
이 작품은 ‘김기범’이라는 한 지식인의 행적을 통해 격동의 역사 속에서 지식인이 보인 이기적이고 부정적인 처신의 문제를 비판하고 있는 소설이다. 지식인의 부정적인 모습은 작중 김기범의 말에 언급된 ‘무사와 악사’의 모습을 통해 구체화 되는데, 여기서 ‘무사’는 세상이 혼탁할 때는 나타나지 않다가 편안할 때만 칼을 뽑아 정의롭고 도덕적인 인물인 체하며 명성과 지위를 얻는 인물을 나타내고, 그러한 무사의 옆에 기생하며, 다만 그의 행위들을 칭송함으로써 배고프지 않게 살아가는 인물을 ‘악사’로 지칭하고 있다. 작가는 이와 같은 부정적인 지식인의 모습을 작중 인물인 오일규와 김기범을 통해 그려 내면서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 수능특강 사용설명서 참고
4. 작품 해설 2
1976년 <한국문학>에 발표된 중편소설. 일제 말엽에서 자유당 독재의 50년대까지를 배경으로, 김기범이라는 인물이 벌이는 우스꽝스럽고 기이한 행적이 그려진다. 그의 친구인 노년의 화가(畵家) 정동근의 회상에 의해 그의 행적이 서술되며, 추리 소설적인 기법이 가미되어 있다.
이 소설은 격동의 역사 속에서 용기 없는 태도로, 살아 남기에만 급급했던 지식인의 부정적 모습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 김기범의 기이하고도 모순된 행적은 바로 우리 사회 지식인의 부정적 존재 양상을 상징하면서, 동시에 그러한 삶의 방식이 옳은가 그른가를 반성케 하는 거울이다.
일본 유학 시절, 학도병 장행회장(壯行會場)에서 김기범이 보여 준 현실 판단과 그에 따른 기민한 대처, 그리고 해방 후 반민족적 친일 행위자의 인간적 약점에 대한 포용력과 유연성, 또 오일규에 대한 협력과 배반의 재주….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은 주인공이 돈키호테 같은 인물이면서도 현실에 대한 재빠른 판단력을 소유한 인물, 곧 모순성을 내포한 인물임을 보여 준다. 이에 반하여 오일규는 이른바 사회적 지위와 명성을 갖춘 인물로서 김기범과는 상대적 관계에 있다.
작가는 이 두 인물을 무사(武士)와 악사(樂士)에 비유함으로써 그들의 삶 즉, 이 사회 지식인의 삶을 희화화(戱畵化)하고 있다. 세상이 혼탁할 때는 나타나지 않다가 편안할 때만 칼을 뽑아 정의로운 도덕적 인물로서 명성과 지위를 얻는 편(오일규)은 무사(武士)이고, 그러한 무사의 행위들을 다만 칭송함으로써 배고프지 않게 살아가는 편(김기범)은 악사(樂士)이다.
무사와 악사는 서로를 경멸하면서도 불가분의 관계로 맺어져 있다. 그러기에 무사가 현실이라는 무대에서 사라지면 악사도 사라져야 할 운명이다. 오일규의 죽음으로 김기범도 사라지듯이, 여기에서는 소위 '의의 있는 삶'이란 설 자리가 없다. 작가는 김기범의 기이하고도 모순된 행적을 통해 '의의 있는 삶'이 아닌, '배고프지 않는 삶'의 추구에 급급한 지식인의 삶을 깨우쳐 주고 있다.
- 이완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참고
5. 심화 내용 연구
1. 이 작품의 서술상 특징(수능특강 사용설명서 참고)
이 작품은 ‘나’를 1인칭 서술자로 설정하여 작품의 주인공인 ‘기범’의 삶을 관찰하고 서술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관찰자 시점은 사건과 인물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그의 삶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데 많이 활용된다. 특히 관찰의 대상이 부정적인 인물이나 상황이라면, 관찰자적 서술은 인물이나 상황의 부조리함을 부각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때 서술자는 인물이나 상황에 대한 지적인 판단이 가능하도록 지식인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홍성원의 「무사와 악사」 역시 지식인 서술자인 ‘나’를 관찰자로 설정하여 부정적인 인물인 ‘기범’의 행적을 서술하여, 그의 위선적이고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
2. 작품 속 ‘기범’의 만세 행위가 지닌 의미(수능특강 사용설명서 참고)
이 작품 속에서 ‘기범’은 일제 말 조선 학생 출정식에서 세 번의 만세를 외친다. 첫 번째 만세는 ‘조선 만세’. 이는 조선의 독립에 대한 열망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만세는 ‘일본 만세’. 이 두 번째 만세로 인해 첫 번째 만세의 의미가 변질된다. 세 번째 만세는 ‘대동아 만세’. 첫 번째 만세, 두 번째 만세와 연결되어 일제와 그 정책에 대한 찬동을 의미한다.
3. 작품 속 ‘무사’와 ‘악사’의 상징적 의미(수능특강 사용설명서 참고)
이 작품 속에서 ‘무사’는 뽑아 본 일 없는 칼을 차고 질 수 없는 전쟁만 멋들어지게 하는 존재로 표현된다. 이는 개인의 안위를 우선시하는 위선적인 지식인의 모습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악사’는 광대 같은 주인을 위해 황홀한 음악을 탄금하는 존재로 표현된다. 이는 강자에게 기생하여 자신의 안위와 생계를 유지하려는 부정적인 지식인의 모습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6. 작가 소개
홍성원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7. 엮어 읽기
전광용의 ‘꺼삐딴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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