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 박남수 1 하늘에 깔아 논 바람의 여울터에서나 ↳ 자연의 세계, 바람이 불어 지나가는 곳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 의도나 가식 없는 자연 그대로의 순수 상징. 생명.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 생명, 사랑, 순수의 노래 새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두 놈이 부리를 서로의 죽지에 파묻고 따스한 체온을 나누어 가진다. ↳ 사랑, 노래 -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 노래 2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 가식, 인위성 지어서 교태(嬌態)로 ↳ 가식으로 사랑을 가식(假飾)하지 않는다. - 의미를 붙이거나 가식하지 않는 새의 사랑, 순수성 3 ―포수는 한 덩이 납으로 비정함, 물질 문명, 잔혹성 ↳ 인간, 새와 대립되는 이미지, 파괴자 그 순수(純粹)를 겨냥하지만, : 순수한 가치에 대한 추구 ↳ 원관념 : 새 매양 쏘는 것은 한 마리 상(傷)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 ↳ 인간에 의해 파괴된 순수, 실체가 사라진 순수 - 삶의 순수성 파괴 - 인간의 비정함
‣ 요점 정리
운율 : 내재율
어조 : 차분하고 이지적인 어조
성격 : 주지적, 문명 비판적, 시각적, 감각적
제재 : 새 (의도와 가식이 없는 순수의 표상)
표현법 : 이미지를 선명하게 형상화 -
(1)에서는 이미지스트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 주고,
(3)에서는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로 지적인 면을 보여 준다.
특징 : ① 인간 문명에 대한 비판이 드러남
② 인간과 새의 대립을 통한 논리적 이미지를 선명하게 형상화함
③ 관념적인 내용을 선명한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제시함
주제 : 인간의 비정함에 대한 자연의 순수성, 순수 가치의 옹호와 추구, 자연의 순수성을 파괴하는 인 간문명의 비정함
의의 : 박남수의 대표작이며 인간 문명에 대한 비판과 현대인의 물질문명에 경종을 울리는 작품
새 |
포수 |
자연의 세계 생명성 사랑, 노래, 체온, 순수 등 |
인간의 세계 공격성(비생명성) 욕심, 인위, 가식, 파괴, 폭력, 교태 등 |
● 이해와 감상
새로 상징되는 훼손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과 ‘인간’으로 상징되는 파괴적 본성을 대립시켜 문명 비판적 주제를 제시한 작품이다. 즉, 자연적 생명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인간의 비정성, 파괴성과 대비시킴으로써 현대의 물질 문명을 비판하고 있다.
새는 그저 울고 싶어서 우는 것일 뿐 무슨 특별한 뜻을 염두에 두고 울지 않으며, 마음 속으로부터 우러나 체온을 나눌 뿐이지 억지로 사랑을 꾸미지도 않는다. 시인은 그것을 ‘순수’라고 명명한다. 그러나 그 순수를 의도적으로 겨냥할 때, 그것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순수는 사라져 버리고 남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리 상한 새’, 즉 순수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자연스럽지 않고, 의도된 모든 것은 비순수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고 하겠다. 여기서 우리는 순수를 지향하는 시인의 인생관과 시작 태도를 엿볼 수 있으며, 인간의 비정함이 삶의 순수성을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는 것이라 하겠다.
● 다양한 해석
① ‘새’를 순수한 시로, ‘포수’를 시답지 못하게 하는 환경으로 보는 경우
- 새를 죽이는 포수를 등장시켜 시를 그냥 시 자체의 아름다움으로 보지 않고 억지로 꾸미고 풀이하 거나 시에 어떤 목적성을 지닌 이데올로기를 담으려고 하는 풍토를 비판하고 있다. 노래인 줄도 모르고 부르는 순수한 노래를 진정한 시라고 이해했던 시인의 견해에 주목할 때 설득력을 갖는다.
② ‘새’를 존재의 본질인 순수로, ‘포수’를 현상에만 집착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보는 경우
- 인식의 대상을 새로, 인식의 주체를 포수로 볼 때, ‘한 마리 상한 새’만 남는다는 것은 존재의 본 질을 알려는 인간의 의도가 항상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의도된 모든 것은 비순수를 낳고 비순수를 통해서는 존재의 현상에만 머물뿐 결코 존재의 본질에 도달할 수 없기 때 문이다.
③ ‘새’를 자연으로, ‘포수’를 인간의 무분별한 욕망으로 보는 경우
- 포수가 총으로 새를 죽이는 것은 인간이 자연을 소유하기 위해 현대 기계 문명을 이용해 자연을 파괴하는 것을 상징한다.
▶ 신동집의 시 「오렌지」와의 비교
불순한 인간의 의도가 자연의 본질인 ‘순수’를 항상 파괴해 왔음을 비판한다. 그래서 인간은 총으로 상징되는 그 스스로의 한계와 잘못 때문에 결코 순수를 알 수도, 잡을 수도 없게 되고 만다. 결국 순수를 겨냥하면서도 인간이 얻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리 상한 새’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신동집이 「오렌지」에서 ‘손을 대는 순간 오렌지는 이미 오렌지가 이니고 만다’라고 노래하며 존재의 본질을 파악하려는 인간의 의도는 오히려 그 본질을 파괴할 수 있음을 드러낸 것과 같다. 김춘수 역시 「꽃을 위한 서시」에서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라는 시구로 존재의 본질을 알 수 없는 안타까움을 노래하고 있다.
▶ 박남수의 ‘새’와 ‘성북동 비둘기’의 비교
1) 공통적인 의미
① 문명비판적 시각 : 자연 파괴에 대한 자각, 문명의 한계에 대한 인식
새 - 인위적인 문명에 대한 비판
성북동 비둘기 - 자연을 파괴하는 문명에 대한 비판
② 새가 궁극적으로 의미하는 것 : 둘 다 자연을 의미
③ 주제를 드러내기 위해 공통적으로 사용한 방법 : 대조
④ 시적 자아에게 있어서의 의미 : 간직해야 할 고귀한 가치를 지닌 대상
새 - 순수
성북동 비둘기 - 사랑과 평화
2) 차이점
새 : ‘포수’로 설정된 인간과 처음부터 대립의 관계에 있음
성북동 비둘기 : ‘비둘기’는 본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던 사랑과 평화의 새로 나중에 인간에 의해 그 관계가 깨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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