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만수네 단칸방에서 사는 ‘나’는 추운 겨울 밤 만수 외삼촌으로부터 ‘흥안령 저쪽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것은 우리들로 하여금 더욱 넓은 세계로 통하게 한 이야기였다. 몽골에 간 만수 외삼촌은 어느 집에서 묵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만난 일본인, 집주인과 함께 세상 이야기를 하던 중 개 짖는 소리를 듣는다. 주인은 이리 떼가 나타났다며, 이리 떼는 총격을 받으면 미친 듯이 달려드는 습성이 있어 국경을 지키던 군인 셋이 죽은 경우가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일본인은 ‘대일본 제국 신민의 솜씨’를 보여 주겠다며 권총을 빼들고 집을 나선다. 만수 외삼촌과 몽골인 주인은 어서 돌아오라고 외쳐대는데, 잠시 후 몇 발의 총성과 함께 주위가 조용해진다. 그 다음날 아침 집주인은 만수 외삼촌에게 검붉은 피와 함께 손잡이에 이리의 이빨 자국이 새겨진 일본인의 권총을 내민다. 이리에게 분노를 느끼던 만수 외삼촌은 이리의 이빨 자국을 보고 이리까지도 생존을 위해 저항하는 모습에 오싹한 느낌을 받는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 핵심 정리
갈래 : 단편소설, 액자소설
성격 : 휴머니즘적, 상징적
배경 : 일제 강점기(시간) 몽고의 어느 마을(공간)
시점 : [외부 이야기] 1인칭 시점, [내부 이야기] 3인칭 관찰자 시점
제재 : 이리 떼의 강인한 생명력과 저항
특징
① 대화와 지문(서술)을 구별하지 않는 설명적 진술을 활용함
② 액자식 구성(외부 이야기의 뒷부분이 빠져 있는 개방적 액자 소설)
구성
등장인물
- 나 : 외부 이야기의 서술자. 호기심이 많고 열성적인 중학생이었음
- 만수 외삼촌 : ‘나’와 만수에게 흥안령 저쪽에서 경험한 사건을 들려줌으로써, ‘나’와 ‘만수’에게 더 넓은 세계에 대해 눈 뜨게 한 인물
- 일본인 객 : 무모한 행동을 하다가 이리에게 죽음을 당하는 인물로, 무력을 신봉하는 군국주의적 가치관을 지닌 인물
- 몽골인 주인 : 넉넉한 심성을 지녔으며 일본인 객의 무모함을 막으려 하지만 실패하는 인물
주제 : 생명에 대한 강인한 의지, 한민족의 생명력과 저항의지
■ 작품 해설 1
이 글은 생명을 위협하는 것들에 대한 분노와 한민족의 저항 정신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 글은 군국주의적 가치관을 지닌 일본인 객이 몽골의 주인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이리 떼에 총질을 하다가 흔적도 없이 죽어 버렸다는 이야기를 ‘만수 외삼촌’이 ‘나’에게 들려주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또한 이 글은 모든 생명체에게 있어 생명은 소중하다는 깨달음을 전달하면서 우리 민족이 일본에 저항해야 한다는 의지를 담아내고 있다. 작품 말미의 ‘이리도, 그러면 이리까지도?’라는 만수 외삼촌의 독백은 짐승도 생명을 위협받자 저항하는 것처럼 우리 민족도 일본의 침략에 맞서 당연히 저항해야 한다는 점을 설의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 꿈을 담는 틀, 교과서 전 작품 자습서 참고
■ 작품 해설 2
이 작품은 서술자인 ‘나’가 중학교 시절에 들었던 만수 외삼촌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액자식 구성을 통해 이리의 생존 투쟁과 한민족의 생명력을 결부시켜 민족의 자존에 대한 각성을 유도하고 있다. 이리마저도 생존에 위협을 받으면 반발하고 투쟁한다는 것은 민족의 생명력과 저항 의지를 암시한다. 권총에 새겨진 이리의 이빨 자국은 침략자에 대한 피압박 민족의 저항의 상징인 동시에 일제 침략을 고발하고 경고하는 의미를 지닌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 작품 해설 3
1950년 2월 잡지 『백민』의 ‘현역작가 33인집’에 실렸으며, 1948년 5월에 탈고한 작품이다. 1948년 5월에는 남조선에서 단독선거가 이루어진다. 사실상 그 이전에 이미 남조선과 북조선의 분단이 확정되어 가던 무렵이다. 서술자는 “지금 이 세계가 나로 하여금 여기에 이 이야기를 쓰게 한”다고 적고 있다. 다시 말해 같은 동족 간 대립이 심화되어 가는 당대 상황이 이리 이야기를 쓰게 한 동기라는 의미이다.
산에서 짐승을 불필요하게 죽이는 것이 금지된 윤리이듯, 사회 역시 그 구성원인 인간끼리 억압하고 살해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피를 흘리게 하는 것에 대한 증오와 분노”라는 대목이 이 작품의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이리의 세계에도 원칙이 있듯 인간도 다른 민족 및 국가와 공존하기 위한 윤리와 원칙이 필요하다. 이 점을 소설의 제목 ‘이리도’가 함축하고 있다.
또한 이 작품에서 세계지도를 매개로 전쟁 및 싸움에 대한 증오를 표현한 것은 매우 뛰어난 소설적 장치라 할 수 있다. 세계지도에서 각 나라의 경계는 그 이면에 국가 간 전쟁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함의하고 있다. 특히 남한과 북한이 분단되어 있는 지도는 식민지 역사와 한국전쟁 등을 떠올리게 한다. 전쟁은 수많은 죽음에 이어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분단의 아픔을 주고 있다. 그래서 소설 속 인물도 세계지도에서 총소리를 듣고 흐르는 피를 볼 수 있다.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세계지도가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황순원은 「소나기」(『신문학』, 1953.3) 등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이다. 서정적인 ‘소나기’와 달리 ‘이리도’는 당대 시대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흔히 황순원을 서정적인 작가로 기억하고 있지만 ‘이리도’, ‘소나기’를 쓸 즈음에도 「목넘이마을의 개」(『개벽』, 1948.3), 「학」(『신천지』, 1953.5) 등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시대적 고민과 상처를 드러낸 작품을 쓰고 있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이리도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현대문학, 2013.11, 인문과교양)
■ 심화 내용 연구
* 액자식 구성에 따른 ‘이리도’의 시점 변화
황순원 문학의 한 특징으로 지적되는 것이 ‘어린 시절’ 모티프이다. ‘어린 시절’을 전개시키기 위해 작가는 액자 구성의 방법을 택하고 있다. 그런데 ‘이리도’는 이중의 액자를 채택하고 있다. 즉, 외부 액자는 현재의 이야기로서 ‘나’의 회상이며, 그 안에 또 하나의 액자인 과거가 있다. 그 과거 속에 이 작품의 중심 이야기인 만수 외삼촌의 경험담, 즉 대과거가 들어 있다. 이러한 구성 방식에서는 서술 시점이 변한다. 과거를 회고하는 작품의 서두 부분은 바로 과거를 더듬어 가는 ‘나’의 서술자이지만, 과거 속의 핵심적인 내용인 이리에 얽힌 사건은 직접 경험한 만수 외삼촌 ‘그’가 서술자가 되어 전달하고 있다.
* 이리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의도
‘이리도’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이리’이다. ‘생명의 원초적 세계’를 다루는 것이 관심인 작가에게는 사람이든 동물이든 그 생명 본연의 욕구는 본능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심지어 동물이기 때문에 그러한 원초적 본능을 더욱 강렬하고 더 인상적이며, 생명에 대한 애착이 심한 것이기도 하다.
* 인물과 소재의 상징성
* 무력에 대한 증오와 평화에 대한 애착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 무력행위가 얼마나 무기력하고 증오스러운지 ‘이리’를 통해서 말하고 있으며 평화에 대한 애착을 강조하면서 사실적으로 그려 나가고 있다. 이리의 무력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결말 부분으로 보아 무력을 비난하고 평화를 원함을 알 수 있다.
■ 작가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