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산이 날더러 - 정희성

1. 본문

산이 날더러는
흙이나 파먹으라 한다
날더러는 삽이나 들라 하고
쑥굴헝에 박혀
쑥이 되라 한다
늘퍼진 날 산은
쑥국새 울고
저만치 홀로 서서 날더러는
쑥국새마냥 울라 하고
흙 파먹다 죽은 아비
굶주림에 지쳐
쑥굴헝에 나자빠진
에미처럼 울라 한다
산이 날더러
흙이나 파먹다 죽으라 한다


2.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애상적
• 주제 : 화자가 처한 힘든 삶의 현실
• 특징 :
 ① 시구 및 특정한 조사나 어미 등을 반복하여 시적 리듬감을 형성함.
 ② 수미상관의 구조를 통해 형태상 시적 안정감을 주고, 주제를 강조함.
 ③ 산이 화자에게 말을 하는 형식을 활용하여 힘들게 살아가는 화자의 처지를 부각함.
• 구성 :
 1~2행 : 산이 흙이나 파먹으라고 함.
 3~5행 : 산이 쑥이 되라고 함.
 6~9행 : 산이 쑥국새마냥 울라고 함.
 10~13행 : 산이 아비, 에미처럼 울라고 함.
 14~15행 : 산이 흙이나 파먹다 죽으라고 함.

3. 작품 해설

 이 작품은 박목월의 「산이 날 에워싸고」의 시상 전개 방식과 유사한 전개 방식을 통해 힘들게 살아가는 화자의 모습을 형상화한 시이다. 박목월의 「산이 날 에워싸고」는 화자의 소망을 ‘산’이 화자에게 명령하는 것처럼 표현함으로써 화자의 소망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작품은 ‘산’이 화자에게 명령하는 것처럼 표현하는 형식을 통해 화자가 처한 힘들고 비참한 삶의 현실을 강조하여 드러내고 있다.

- 수능특강 해설 참고

 

4. 심화 내용 연구

1. 박목월, ‘산이 날 에워싸고’

산이 날 에워싸고 / 씨나 뿌리며 살아라 한다. / 밭이나 갈며 살아라 한다.

 

어느 짧은 산자락에 집을 모아 / 아들 낳고 딸을 낳고 / 흙담 안팎에 호박 심고 /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산이 날 에워싸고 /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 그믐달처럼 살아라 한다. / 그믐달처럼 살아라 한다.

 

2. ‘쑥굴헝, 쑥국새’에 담긴 상징적 의미(수능특강 사용설명서 참고)

 ‘쑥’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로 먹을 것이 부족한 봄에 양식 대용으로 캐 먹었던 식물 중의 하나이다. ‘굴헝’은 ‘구렁’의 방언으로 움쑥하게 파인 땅을 의미하며 빠지면 헤어나기 어려운 환경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쑥굴헝’은 화자가 처한 고통스럽고 힘든 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시어라고 볼 수 있다.
 ‘쑥국새’는 ‘뻐꾸기’의 방언으로 뻐꾸기는 두견과의 조류로 그 소리가 구슬퍼서 문학에서 슬픔의 정서를 드러내는 소재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쑥국새’는 화자의 서글픈 정서를 돋우는 소재라고 볼 수 있다.

5. 작가 소개

정희성 – 한국현대문학대사전

 

정희성

정희성의 작품은 민중의 일상적인 삶에 내재해 있는 건강한 생명력을 포괄적으로 형상화한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국문과를 졸업한 후, 197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어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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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엮어 읽기

신경림, ‘목계장터’
나옹 선사, ‘청산은 나를 보고’

 

정희성 - 저 산이 날더러.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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