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가 - 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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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대어 풀이

㉮ 징이여 돌이여 지금에 계십니다. / 징이여 돌이여 지금에 계십니다. / 이 좋은 태평성대에 놀고 싶습니다.
㉯ 바삭바삭한 가는 모래 벼랑에 / 바삭바삭한 가는 모래 벼랑에 / 구운 밤 닷 되를 심습니다.
그 밤이 움이 돋아 싹이 나야만 / 그 밤이 움이 돋아 싹이 나야만 / 유덕하신 임을 이별하고 싶습니다.
㉰ 옥으로 연꽃을 새깁니다. / 옥으로 연꽃을 새깁니다. (그 꽃을) 바위 위에 접을 붙입니다.
그 꽃이 세 묶음이 피어야만 / 그 꽃이 세 묶음이 피어야만 / 유덕하신 임을 이별하고 싶습니다.
㉱ 무쇠로 철릭(무관의 제복)을 재단하여 / 무쇠로 철릭을 재단하여 / 철사로 주름을 박습니다.
그 옷이 다 헐어야만 / 그 옷이 다 헐어야만 / 유덕하신 임을 이별하고 싶습니다.
㉲ 무쇠로 큰 소(황소)를 만들어서 / 무쇠로 큰 소를 만들어서 / 쇠로 된 나무가 있는 산에 놓습니다.
그 소가 쇠로 된 풀을 먹어야만 / 그 소가 쇠로 된 풀을 먹어야만 / 유덕하신 임을 이별하고 싶습니다.
㉳ 구슬이 바위에 떨어진들 / 구슬이 바위에 떨어진들 / 끈이야 끊어지겠습니까?
천 년을 외로이 살아간들 / 천 년을 외로이 살아간들 / (임에 대한) 믿음이야 끊어지겠습니까?

 

2. 핵심 정리

• 갈래 : 고려가요
• 성격 : 서정적, 민요적
• 연대 : 고려 시대
• 제재 : 임에 대한 사랑
• 주제 :  ① 임에 대한 영원한 사랑, ② 태평성대(太平聖代)의 기원
• 특징 :
 ① 불가능한 사실을 전제로 한 완곡한 표현이 돋보임.
 ② 과장법, 역설법, 반어법이 사용됨.

 

3. 작품 해설 1

 이 노래는 임(임금)과의 영원한 사랑과 태평성대에 대한 기원을 노래한 고려 가요이다. 서사에서는 태평성대를 희구하고 있으며, 본사에서는 소재만 달리할 뿐 실현 불가능한 상황을 설정하여 임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역설적, 반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대부분의 고려 가요가 이별이나 애원 또는 향락의 정서를 읊고 있는데 반해, 이 노래는 ‘영원한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4. 작품 해설 2

 이 작품은 임과의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시적 화자의 애절한 정서를 역설법, 반어법을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고려가요이다. 
 이 노래는 역설적 표현 속에 기원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서사에서는 태평성대를 구가하길 바라고, 2연에서 5연은 소재만 달리한 불가능한 상황을 설정하여 영원한 사랑을 희망하고 있다. 즉, 2연에서는 ‘구운 밤’, 3연에서는 ‘옥 연꽃’, 4연에서는 ‘무쇠 옷’, 5연에서는 ‘무쇠 소’라는 소재를 등장시켜 임과는 영원히 헤어질 수 없다고 노래하고 있다. 그런데 6연에서는 이 노래와 관계가 없는 ‘서경별곡’의 제2연이 첨가되어 있다. 이것은 아마 당시 이와 같은 구절이 널리 유행되어 삽입되었으리라고 유추할 수 있다.
 이 노래는 가사 이외에 어떠한 배경적 기록도 문헌에 보이지 않아 고려 가요로 단정할 증거는 없으나, 형식과 내용, 표현상의 특징이 고려 가요와 일치하므로 고려가요로 보고 있다.

 - 천재교육, 해법 문학 고전운문 참고

6. 심화 내용 연구

1. ‘정석가’의 시적 화자가 전달하고자 한 의미  
 ‘정석가’의 시적 화자가 임과 헤어져야만 하는 상황을 부정하기 위해 설정한 곳은 실현 불가능성이 극대화된 상상의 공간이다. 시적 화자는 이러한 공간을 만들어 놓고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상태에 놓이기 쉬운 임과의 관계를 넘어서고자 한다. 그곳은 가는 모래 벼랑에 심은 구운 밤에서 움이 돋아나고, 바위에서 옥으로만 든 꽃이 피고, 무쇠로 만든 철 옷이 다 헐고, 무쇠로 만든 소가 철로 된 풀을 먹기를 기다리는 공간이다. 이는 비현실적 상황을 표현한 것으로서, 비생명체의 특성에 불가능한 상황을 이중으로 연결하여 되풀이한 것이다. 더욱이 단단한 속성을 지닌 광물질(모래-옥-철-무쇠)을 제시한 것은 ‘임에 대한 사랑의 불변, 임과의 이별 거부’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것을 드러낸다.
 한편, 이러한 실현 불가능한 상황과 연결되면서 시적 화자는 결국 표면적 진술과는 정반대의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즉, 자신이 제시한 가정들이 실현된다면 임과 헤어지겠다고 진술한다. 이는 단순한 직설법이 아닌, 부정에 부정을 보여 긍정으로 끌고 가는 표현 기법이기도 하다.

 2. ‘정석가’의 역설적 상황과 표현 효과
 이 노래의 본사에 해당하는 2~5연에는 각기 다른 불가능한 상황을 설정하여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시적 화자는 이와 같이 현실적으로 절대 발생할 수 없는 사실을 가능한 사실로 역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임과 이별하지 않겠다’는 강한 소망과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표현법을 통해 현세적이고 유한한 사랑을 초극하고자 하는 숭고함까지 엿볼 수 있다.
 2연 : 구운 밤 : 구운 밤에 움이 돋아 싹이 나면
 3연 : 옥 연꽃 : 옥 연꽃에 꽃이 피면
 4연 : 무쇠 옷 : 무쇠로 된 철릭이 헐면
 5연 : 무쇠 소 : 무쇠로 된 큰 소가 풀을 먹으면

 3. 이 작품의 1연이 다른 연들과 다른 이유는?
 1연은 3행으로 1행만 한 번 반복하고 있어 2연과 형식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션왕셩대예 노니아와지이다.’는 태평성대를 기원한 것으로 임과의 사랑을 갈구하는 작품 전반의 내용과 무관해 보인다. 조선 건국 이후 고려 가요 작품 중 상당수는 ‘남녀상열지사’라 하여 불타 없어지고 그나마 남은 작품들은 궁중 연희에서 불려졌는데, 민요로 구전되던 이 노래 또한 궁중 음악으로 수용되면서 1연이 덧붙여진 것이라 볼 수 있다.

 4. ‘서경별곡(西京別曲)’과의 유사성
 ‘정석가’의 6연은 ‘서경별곡’의 2연과 유사하다. 이는 고려 가요가 구전되어 왔으며, 민요적 특징을 지닌 노래라는 것을 증명하는 부분이다. 즉,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구절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내용이 추가 · 첨삭되어 서로 유사한 부분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작자미상 - 정석가.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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