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청도의성(夜聽擣衣聲) - 양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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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문

霜天月照夜河明(상천월조야하명) 
가을 하늘에 달빛 비쳐 은하수 밝은 밤 
客子思歸別有情(객자사귀별유정) 
나그네는 돌아갈 생각에 감회가 새로워라. 
厭坐長宵愁欲死(엽좌장소수욕사) 
긴 밤을 앉았노라니 수심에 애가 타는데 
忽聞隣女도衣聲(홀문린여도의성) 
홀연 들려오는 이웃집 아낙네의 다듬이 소리. 

聲來斷續因風至(성래단속인풍지) 
끊어질 듯 이어지며 바람결에 실려와 
夜久星低無暫止(야구성저무잠지) 
별이 기울도록 잠시도 쉬지 않는군. 
自從別國不相聞(자종별국불상문) 
고국 떠난 뒤 듣지를 못했더니 
今在他鄕聽相似(금내타향청상사) 
타향에서 듣는 이 소리, 고향의 소리. 

不知綵杵重長輕(부지채저중장경) 
그 방망이 무거운지 가벼운지 
不悉靑砧平不平(부실침침평불평) 
그 다듬잇돌 평평한지 아니한지 
遙憐體弱多香汗(요련체약다향한) 
멀리서 가녀린 몸에 땀 흘리고 있겠지. 
預識更深勞玉腕(예식경심노옥완) 
밤 늦도록 고운 팔을 지치도록 두드리리 

爲當欲救客單衣(위당욕구객단의) 
길 떠난 내 홑옷 걱정되어 옷 다듬겠지만 
爲復先愁閨閣寒(위복선수규각한) 
당신 방안 차지 않을까 나 먼저 근심되오 
雖忘容儀難可問(수망용의난가문) 
당신 모습 가물거려 생각 잘 나지 않는구려 
不知遙意怨無端(부지요의원무단) 
멀리서 무단히 원망이나 않을런지 

寄異土兮無新識(기이토혜무신식) 
이국 땅에 붙어 사니 새로 사귄 친구 없고 
想同心兮長歎息(상동심혜장탄식) 
한 마음 부인 생각에 탄식만 나와라. 
此時獨自閨中聞(차시독자규중문) 
지금 홀로 방 안에서 다듬이 소리 들으니 
此夜誰知明眸縮(차야수지명모축) 
이 밤 눈가에 눈물 고임을 그 누가 알리 

憶憶兮心已懸(억억혜심이현) 
그립고 그리워서 마음이 매달린 듯한데 
重聞兮不可穿(중문혜불가천) 
저 소리 또 들려 갑갑한 마음 뚫을 길 없어라. 
卽將因夢尋聲去(즉장인몽심성거) 
꿈 속에서 다듬이 소리 따라가려 하지만 
只爲愁多不得眠(지위수다불득면) 
수심 많아 잠조차 이루지 못 하오. 

 

2. 핵심 정리

• 갈래 : 한시(칠언배율)
• 성격 : 서정적, 애상적
• 제재 : 다듬이질 소리
• 주제 : 고국을 그리워하는 나그네의 마음
• 구성 :
 1~2행: 타국에서 느끼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
 3~8행: 우연히 다듬이질 소리를 듣게 됨.
 9~16행: 다듬이질을 하는 여인에 대한 화자의 상상
 17~24행: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
• 의의 : 발해의 시인이 남긴 작품 중에서 가장 길고 정감이 풍부하며, 발해 시대의 문학 이해의 자료가 된다. 또한 당시 시대 상황(외교 활동의 빈번함)을 추리하는 데 근거가 된다. 

 

3. 작품 해설 1

 ‘밤에 다듬이 소리를 듣다’ 라는 제목을 지닌 이 작품은 양태사가 일본에 사신으로 가 머물 때 지은 7언 고시의 24행 장편 시가로 기록이 부실하여 뒷부분은 표기가 혼란스럽게 되어 있다. 낯선 이국땅에서 쓸쓸한 나그네가 되어 고향을 그리워하는 애절한 감정을 표현하여 감동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특히 ‘다듬이 소리’ 라는 청각적 심상이 주제로 승화되는 고도의 표현 기법을 사용하였다.

- 천재교육, 해법 문학 참고

4. 작품 해설 2

 이 작품은 발해의 사신으로 일본에 간 작가가 타국에서 우연히 들은 ‘다듬이질 소리’를 제재로 하여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한시이다. 작가인 양태사는 발해의 무인으로, 부사(副使)의 자격으로 일본에 갔다가 송별연에서 일본 문인들의 시에 화답하는 시를 두 편 남겼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야청도의성」이다. 타국에 머물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수심에 잠겨 있던 화자는 다듬이질 소리를 들으며 상념에 빠지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더욱 간절히 느끼게 된다. 일본에서 편찬한 『경국집(經國集)』이라는 시집에 수록되어 전해진다.

 - EBS, 수능특강 문학 참고

5. 작품 해설 3

 발해의 시인 양태사(楊泰師)가 지은 한시. 양태사는 발해 문왕 때 귀덕장군(歸德將軍)으로 시에 능하였다. 759년(문왕 23)에 일본에 부사(副使)로 갔다가 송별연에서 〈밤에 다듬이 소리를 듣는다 夜聽棘衣聲〉는 시를 지어 읊었다 한다. 일본에서 편찬한 한시집 ≪경국집 經國集≫에 전한다.
 모두 24행으로 된 칠언배율인데, 기록이 부실해서 뒷 부분은 표기가 혼란되어 있다. 어느 가을밤에 고국으로 돌아올 생각을 하고 있는데, 홀연 이웃에서 여인네가 다듬이질하는 소리가 들렸다는 것으로 서두를 삼았다.
 다듬이질 소리에 실려 온갖 상념이 떠오른다고 하면서, 그 여인은 누구이며 왜 밤늦도록 다듬이질을 하는가 생각해보았다. 다듬잇방망이가 무거운가, 다듬잇돌이 평평한가 궁금하게 여기다가, 연약한 몸으로 향그러운 땀을 흘리며 일하는 여인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하였다.
 다듬이질은 일본에는 없는 풍속이다. 그 여인은 반드시 발해 사람은 아니라도 동족 이주민일 터이므로, 다듬이질하는 소리를 듣고 친근감을 느끼고 고국을 생각하였다. 발해 시인이 남긴 시 중에서 가장 장편이고, 정감이 특히 풍부하다. 

- 한국문학통사 2(조동일, 지식산업사, 1983) 참고

6. 심화 내용 연구

1. ‘야청도의성’의 시상 전개 과정(천재교육)

 화자인 나그네는 홀로 가을밤을 지새우다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다듬이 소리를 듣게 된다. 다듬이질은 일본에는 없는 풍속이므로, 반드시 발해 사람은 아닐지라도 동족 이주민일 것이고, 바라는 공간에 있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이 다듬이 소리를 듣고 친근감과 그리움을 느끼게 된다. 그 여인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고국을 떠나와 있으므로 외로움과 시름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다.


2. 배경 및 소재의 역할(천재교육)

 이 시의 시간적 배경은 ‘가을 하늘’, ‘달’, ‘은하수’ 등의 시어를 통해 드러나는데, 이러한 배경은 화자의 객수(客愁; 객지에서 느끼는 쓸쓸함)를 불러일으키는 분위기를 형성한다.
 다듬이질을 하고 있는 여인은 이국땅에 왔지만 남편, 자식들과 행복하게 살아가는 여인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화자는 자신이 쓸쓸하고, 고국이 너무 그립기 때문에, 다듬이 소리의 주인공인 여인도 자신처럼 외로워 시름에 잠겨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동병상련의 처지라고 여기는 것이다. 화자는 자신만 이국땅에 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위안을 받고 여인을 그리워하게 된다. 동시에 고국을 그리는 마음이 더욱 증폭되어 더 큰 수심에 잠기게 된다.
 이웃 여인의 다듬이 소리는 홀로 외로움을 느끼고 있던 화자에게 위안을 주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심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7. 작가 소개

양태사 - 한국 고대 인명사전

 

양태사

발해국인. 보자(寶字) 2년(758년) 발해부사로서 일본에 감. 동 3년에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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