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 - 김수영

1. 본문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도 없이

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고매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금잔화도 인가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취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

나타(懶惰)와 안정을 뒤집어 놓은 듯이

높이도 폭도 없이

떨어진다

 

2.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주지시
• 성격 : 주지적, 관념적, 상징적, 참여적
• 어조 : 강인하고 의지적인 어조
• 제재 : 폭포
• 주제 : 부조리한 현실에 타협하지 않는 의지적인 삶
• 특징 :
 ① 시인의 지적 인식과 정신을 자연물에 효과적으로 투영함.
 ② 동일한 시어 및 시구를 반복하여 운율을 형성하고 의미를 강화함
 ③ 감각적이고 비유적인 표현을 통해 대상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드러냄.
• 구성 :
1연 : (도입 - 기) 폭포의 사나운 낙하 기세- 폭포의 모습
2연 : (첨가 - 승) 폭포의 쉬임 없는 낙하 운동 - 폭포의 정신
3, 4연 : (전환 - 전) 폭포의 요란한 굉음과 그 의미 - 폭포의 소리
5연 : (정리 - 결) 폭포의 낙하 기세와 굉음의 의미에 대한 도취 - 폭포의 정신

3. 작품 해설 1

이 작품은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곧게 떨어져 내리는 폭포의 모습을 통해 올곧은 삶의 자세를 비유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시인은 절벽에서 두려움 없이 곧게 떨어지는 폭포의 모습을 통해 어떤 타협도 망설임도 없는 올곧은 정신자세를 노래한다. 이 시에서 그는 단순하고도 힘찬 언어로 부끄러움 없는 삶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 떨어져 내리는 폭포의 모습, 그것은 굴종이나 무기력을 용납하지 않는 고매한 정신의 기상이다. 시인은 이를 통해 앞으로 마땅히 지켜야 할 삶의 자세에 대해 노래하였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4. 작품 해설 2

 이 시는 ‘떨어진다’ 라는 시어의 반복을 통해 ‘폭포’의 역동적 이미지에 어울리는 힘 있는 리듬을 만들어 내는 동시에, ‘폭포’라는 자연물을 통해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1연은 ‘폭포’의 외형적 모습에 대한 묘사를 통해 이 시의 전체 내용을 개관하여 제시하고 있다. 2연은 1연에서 제시한 떨어지는 폭포의 모습에 화자가 지향하는 정신적 가치를 부여하여 표현한 것이다. ‘규정할 수 없는’ 폭포의 ‘고매한 정신’은 현실적 효용이나 세속적 욕망 따위의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일체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인간의 정신적 지향을 나타낸다. 3~4연에서 폭포는 화자가 처한 현실적 상황을 비유하고 있는 ‘밤’을 뚫고 떨어진다. 잘못된 현실을 비판하는 ‘곧은 소리’는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양심의 소리이며, 그것은 또 다른 ‘곧은 소리’를 불러일으키는 자기희생적 선구자의 소리일 수밖에 없다. 마지막 5연은 역설적 표현을 통해 폭포의 절대적 자유로움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끝맺고 있다. ‘높이도 폭도 없이/떨어진다.’라는 모순된 표현은 폭포가 지향하고자 하는 정신, 곧 부정적 현실에 안주하는 소시민적이고 안이한 삶의 태도를 과감히 거부하고 절대적 자유로움을 지향하는 시인의 치열한 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 천재교육, 해법문학 현대시 참고

5. 심화 내용 연구

1. 시구의 반복을 통한 주제 형상화(지학사 참고)

 이 작품은 세차게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를 통해 시적 화자가 지향하는 추상적 의미를 반복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4연을 제외한 각 연은 ‘떨어진다’를 반복하면서 점층적인 효과를 드러내고 있는데, 이는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진실된 양심의 외침이 끊임없이 확대되기를 갈구하는 시적 화자의 의지적 삶의 태도를 형상화한 것이다. 그리고 평범한 일상어의 산문적 리듬 속에서 ‘떨어진다’의 반복은 모든 연에서 각운(脚韻)의 효과를 주어 음악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2. ‘폭포’의 속성과 상징적 의미

 폭포는 ‘무서운 기색도 없이도 떨어진다.’ 이는 두려움 없이 세상과 맞서는 비판과 저항의 정신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쉴 사이’도 없다. 즉 굴복하거나 타협하지 않는 양심의 자세를 말한다. ‘곧은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부조리한 현실에 맞서는 정의로운 양심이며, ‘나타와 안정을 뒤집어’ 놓은 모습은 현실에 안주하거나 타협하지 않는 정신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폭포가 ‘높이도 폭도 없’다는 것은 절대적인 자유로움을 지향하는 자세라고 볼 수 있다.

3. 참여시(꿈을 담는 틀 운문문학 참고)

 참여시란 사전적 의미로는 ‘정치나 사회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비판적인 의식을 바탕으로 그 변화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시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순수시’와는 대립적인 성격의 시적 경향으로, 현실의 부정적인 상황이나 부조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그러한 현실을 바꾸어 보고자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1960년대 전후에는 김수영과 신동엽 등이, 1970년대 이후에는 고은, 김지하 등이 대표적인 참여시인이다.

 

4. 모더니즘과 김수영(지학사 참고)

 모더니즘의 특징이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의 새로움과 형식적 새로움이라고 한다면 1950년대 한국의 모더니즘은 새로운 현실 인식과 사회적 실천은 결여되어 있었다. 김수영은 한국의 이러한 모더니즘에 대한 강렬한 비판자이면서 그 스스로도 철저한 모더니스트였다. 그는 사회적 실천과 새로운 현실 인식을 강조하였는데 4·19를 계기로 더욱 날카로운 현실 인식을 드러내는 시를 쓰게 되었다. 이를 통해 형식에만 치우친 한국 모더니즘을 사회 의식이라는 내용성도 포함시킨 것으로 한 단계 발전시켰다.

 

6. 작가 소개

김수영 –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김수영

김수영의 작품은 소시민적 비애와 슬픔을 모더니즘적인 감각으로 노래하고 있으며 1960년 4‧19혁명이 일어나자 그는 현실에 대한 적극적 관심을 표현한 참여시를 썼다. 1921년 11월 27일 서울 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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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엮어 읽기

이육사 – 교목

김영랑 – 독을 차고

 

김수영 - 폭포.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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