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몸이 주거 가셔 - 성삼문


■ 본문

이 몸이 주거가셔 무어시 될고 하니

蓬萊山(봉래산) 第一峰(제일봉)에 落落長松(낙락장송) 되야 이셔

白雪(백설)이 滿乾坤(만건곤)할 제 獨也靑靑(독야청청) 하리라.


■ 현대어 풀이

이 몸이 죽은 뒤에 무엇이 될까 생각해 보니 

봉래산 제일 높은 봉우리에 우뚝 솟은 소나무가 되어서 

흰 눈이 온 세상을 뒤덮을 때 홀로라도 푸른빛을 발하리라.


■ 핵심 정리

• 갈래 : 평시조, 서정시

• 성격 : 의지적, 지사적, 절의적

• 제재 : 낙락장송

• 주제 : 죽어서도 변할 수 없는 굳은 절개

• 특징 :

 ① 충절을 상징하는 소나무의 이미지를 활용해 자신의 지조를 부각함

 ② 비유와 상징을 통해 주제를 드러냄.


■ 작품 해설 1

 가상적인 전제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전통적으로 충신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소나무(낙락장송)’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시적 화자 자신의 절의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백설이 만건곤 제’는 ‘수양대군이 집권하는 세월’을, ‘독야청청리라’는 ‘혼탁한 세태에 휩쓸리지 않고 홀로 지조를 지키겠다는 결심’을 상징한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 작품 해설 2

 사육신(死六臣)의 한 사람인 작가가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가 발각되어 처형당할 때, 자신의 충정을 노래한 작품이다. 세상이 아무리 어지럽다고 하여도 자신은 끝까지 지조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비유적으로 나타내었다. ‘낙락장송’은 굳은 절개를, ‘백설이 만건곤할 제’는 수양대군이 왕권을 장악한 상황을, ‘독야청정하리라’는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홀로 지조를 지키겠다는 결의를 상징한다.

 - 천재교육, 해법문학 고전운문 참고


■ 심화 내용 연구

 1. 창작 배경

 이 시조는 성삼문이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가 실패하고 죽임을 당할 때 읊은 시조이다. 온 세상이 모두 세조를 섬길지라도 자신만은 봉래산의 키 큰 소나무처럼 단종에 대한 곧은 절개를 지키겠다는 성삼문의 의지가 나타나 있다.


 2. 조선 전기의 절의가(絶義歌)

 유교적 이념을 통치 사상으로 한 조선 왕조는 개국 후 수십 년이 지나지 않아 세조가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한 계유정난이 발생한다. 유교적 충의 사상을 자연스럽게 습득한 사대부들은 이러한 정변을 용납할 수 없었으며, 이 과정에서 단종 복위 운동을 벌이다가 희생된 사육신이 나타나게 된다. 사육신 가운데 처형을 앞두고 시조를 지은 사람이 성삼문을 포함해 넷이나 되는데, 불의한 정치 상황에 맞서 자신의 충절과 우국의 정을 노래한 이들의 시조가 조선 전기 절의가의 주된 유형이다. 


■ 작가 소개

성삼문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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