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줄거리
해방 이전 은행 중역의 사택이었던 집에서 미스터 방과 백 주사가 술을 마신다. 이 집은 미스터 방의 것이다. 그의 해방 이전 이름은 방삼복이다. 그는 머슴살이를 하다가 일본, 중국을 돌아다니다 고향에 돌아온 후 다시 서울에 올라가 살았다. 서울에서는 구두 직공, 신기료장수 등을 하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했다.
그러던 중 해방이 되고 미군이 서울에 주둔했다. 그는 미군에게 통역이 필요한 것을 간파하고 자신에게 부귀영화를 안겨줄 미군 장교를 물색한다. 그래서 선택된 사람이 S소위였다. 미스터 방은 소위를 따라다니며 조선을 소개하고 조선인을 만나게 해주는 중간 브로커 역할을 하면서 부를 축적해갔다. 그러던 중 그가 우연히 길에서 고향 사람인 백 주사를 만난다.
백 주사는 그 아들과 함께 식민지 시대에 경찰서 경제계 주임을 하면서 많은 재산을 모아 위세를 떨치며 살던 인물이다. 하지만 해방이 되자 그동안 원한을 품고 있던 지역민들의 습격을 받아 모든 세간을 빼앗기고 서울로 도망을 온 상태였다. 그는 미스터 방의 집에서 술을 마시면서 그 위세를 눈치 채고 고향집과 재산을 다시 찾을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이에 미스터 방은 자신을 과시하면서 흔쾌히 수락한다.
그러고는 그는 양치를 했다. 술을 마시면 양치하는 습관 때문이다. 그는 이를 닦고 머금은 물을 현관 앞에 뱉었다. 그런데 그 물이 하필이면 그를 찾아온 S소위의 얼굴을 향하고 말았다. 분노한 소위는 싹싹 비는 미스터 방의 얼굴을 갈겨버린다.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현대문학 참고
■ 핵심 정리
• 갈래 : 단편 소설, 풍자 소설, 세태 소설
• 배경 : 광복 직후, 서울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성격 : 현실 비판적, 풍자적, 해학적
• 주제 : 기회주의적 인물을 통해 권력을 쫓아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당시의 세태와 인물 비판
• 등장인물 :
* 방삼복 : 신기료장수를 하고 있는 보잘것없는 처지였으나 영어를 조금 할줄 알아 광복 직후 미군 장교의 통역으로 취직해 출세길에 오른다.
* 백 주사 : 전형적인 친일파로, 광복이 되어 군중들에게 봉변을 당하고 재산을 빼앗긴 뒤 피신해 있다가 방삼복의 도움으로 복수를 하고 일제 강점기에 누렸던 부(富)를 회복하고자 한다.
* S 소위 : 광복 직후 우리나라에 실제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미국 장교로, 방삼복을 출세의 길로 들어서게 한다.
• 특징 :
① 광복 직후의 기회주의적 인간상을 풍자함
② 시간의 역전적 구성이 나타남.
③ 판소리 사설체를 사용하여 서술자의 개입이 자주 나타남
■ 작품 해설 1
이 작품은 광복 직후 서울을 배경으로 권력자에 빌붙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방삼복과 백 주사)을 풍자한 작품이다. 능력보다는 행운이나 요행을 좇아 권력에 기생하는, 도덕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인물인 방삼복과, 사회의 어떤 변화에도 자유자재로 변신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어떠한 비굴한 처신도 개의치 않은 백 주사, 그리고 한 사회의 변화를 일으킨 역할을 담당한 제3의 인물, 즉 사회의 실제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S 소위를 등장시켜 권력에 아부하는 인간형을 통해 당대 현실과 기회주의적인 인간형을 다분히 해학적이고 냉소적인 표현을 활용하여 드러내고 있다.
이 소설에서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는 표현 기법은 ‘풍자’로서 비단 미스터 방이나 백 주사와 같은 인물뿐만 아니라 당시의 사회 현실까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소설에서 드러나고 있는 인물의 희화화는 등장인물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함으로써 독자에게 웃음을 유발하게 하고 비판적인 시각을 갖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된다. 즉, 독자가 등장인물과의 동일시로 나아가는 것이 아닌,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면서 소설을 읽도록 하는 것이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 작품 해설 2
「미스터 方」은 1946년 7월 잡지 『대조』(2권 7호)에 발표된 작품이다. 해방기는 조선인이 일본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미국의 출현을 목도하게 된 시기이다. 일본 지배 권력에 빌붙었던 조선인이 몰락을 하게 되고 새로운 권력자인 미국에 추종하는 인물들이 출현하게 된다. 식민지 시대에 일본어가 중요했듯이 새로운 시대에는 영어가 중요했다. 방삼복은 상해에서 잠깐 익힌 영어 덕분에 통역을 하면서 짧은 시간에 상당한 부를 축적해간다. 사업을 하려는 조선인과 그것을 허가해 줄 미군과 만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조력하는 일을 하면서 많은 돈을 착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미스터 방의 예처럼 통역의 폐해가 심각해지면서 해방기는 ‘통역정치’가 횡행한 시기라고 얘기된다. 채만식의 「미스터 방」은 이러한 ‘통역정치’의 단면을 가장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미가 크다.
이 작품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방삼복이 해방을 맞을 때 보인 반응 때문이다. 종로에서 해방을 맞이한 그는 해방을 기뻐하지 않고 오히려 몰려다니는 군중을 성가셔 했다. 독립이 그의 배를 채워준다고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구두 수선비를 마음대로 올려 받아도 되자 독립을 굉장히 기뻐한다. 그러다 이내 구두 관련 업자들이 재료값을 올려버려서 아무런 이익이 남지 않자 독립이 된 것을 싫어한다.
이러한 장면에서 알 수 있듯 그에게 민족적 감정, 민족주의는 발견할 수 없다. 단지 자신의 생계가 중요할 뿐이다. 해방이 됐으니 사람들이 당연히 좋아했을 거라는 예상과 다르다. 당시 식민지 조선인이 갖는 해방의 의미를 일부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이다.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현대문학 참고
■ 심화 내용 연구
1. 인물의 희화화와 관련된 ‘미스터 방’의 특징(천재교육, 해법문학 참고)
이 작품에서 인물의 희화화는 등장인물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함으로써 독자에게 웃음을 유발하고,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유도하는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다. 즉, 독자가 등장인물과 자신을 동일하게 여기면서 몰입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에 대해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면서 소설을 읽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용을 통해 골계미라는 미적 정서를 느끼도록 한다. 골계미는 대상을 역전시키는 과정에서 유발되는 웃음의 미학인데, 아름다움을 추함으로 격하시켜 대상이 갖고 있는 허위와 위선을 폭로함으로써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는 탈춤이나 판소리가 지니고 있는 요소와 비슷한데, 채만식 소설의 해학과 풍자는 인물의 희화화라는 방식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러한 방식이 당대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비판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2. 결말이 주는 메시지(천재교육, 해법문학 참고)
돈과 명예, 권력에 성큼 다가선 자신의 위상을 과시하며 으스대던 '미스터 방'(방삼복)은 무심코 뱉은 자신의 양칫물이 'S소위'의 얼굴에 떨어지는 바람에 'S 소위'에게 턱을 가격당한다. 이후는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미완의 결말이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삼복의 꿈이 좌절될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반전을 통해 작가는 '삼복'이 하루아침에 얻은 부와 행복이 얼마나 허망하게 사라질 수 있는 것인지를 분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3. ‘미스터 방’의 시대적 배경(천재교육, 해법문학 참고)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사회·경제적으로 혼란한 시기였던 광복 직후이다. 광복 이후 일본 제국주의의 지배 체제에서는 벗어났지만, 우리나라는 스스로의 힘으로 독립을 이루어 내지 못한 결과, 외세의 개입으로 인해 혼란스러웠고 기회주의자들의 득세를 낳았다. 작가는 친일파인 백 주사와 기회주의자인 방삼복에 대한 희화화와 풍자를 통해 ‘광복’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인물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주면서 당대 사회의 모순과 문제점을 드러낸다.
4.‘미스터 방’의 풍자성(천재교육, 해법문학 참고)
이 작품은 가족, 조국, 독립 등 공동체적 삶의 의미보다 개인의 삶과 이익을 중시하고, 능력에 맞지 않게 그 사회의 권력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인물의 자기 과시와 허세를 풍자함으로써 당시의 사회를 살아가는 바람직한 인간상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5. 제목의 의미(윤희재 현대소설 참고)
이 작품은 작가 특유의 냉소적, 반어적, 해학적 수법을 통해 부정적 인물인 ‘미스터 방’을 제시하면서 당시 사회를 살아가는 바람직하 인간상을 역설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혼탁한 사회 속에서의 긍정적인 인물에 대한 작가의 바람을 읽을 수 있다.
6. 기회주의적 인물에 대한 풍자(윤희재 현대소설 참고)
이 작품은 해방 직후의 사회를 배경으로 ‘방삼복’이라고 하는 자가 ‘미스터 방’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해학적이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미스터 방은 가진 것 없는 초라한 집안에 태어나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하다가, 해방 이후 한반도에 들어온 미군인 S소위에게 서툰 영어 몇 마디에 눈에 띄어 별안간 윤택한 삶을 살게 된 인물이다. 작가는 이러한 미스터 방의 기회주의적인 태도를 풍자하고 있다. 한편 백 주사는 전형적인 친일파로, 광복 후 군중들에게 봉변을 당해 재산을 빼앗긴 뒤 방삼복을 찾아와 복수를 부탁하는 인물이다. 작가는 역시 이처럼 권력에 빌붙어 자신의 영달을 꾀하는 인물을 곱게 보지 않는다. 이 두 인물에 대한 풍자를 통해 작가는 기회주의적 인물이 판을치는 해방 공간의 불합리한 사회상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7. 채만식과 풍자 문학(윤희재 현대소설 참고)
카프의 맹원은 아니나 이념적으로 거기에 동조하는 일군의 작가를 동반자 작가라 한다. 채만식 역시 동반자 작가로 프로 문학에 동조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프로 문학이 현실에 기반을 둔 문학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채만식이 현실에 기반을 둔 현실 반영의 문학에 치중했음을 알게 해 준다. 이러한 채만식 문학의 특징은 세태 풍자 문학에서 정점을 이룬다. 채만식이 풍자 문학을 쓴 것은 1934년 이후의 일이다. 「레디메이드 인생」(1934년)에서 채만식은 아무리 애를 써도 직업을 가질 수 없는 현실적인 무능을 탄식하고 자학하면서 좌절했던 주인공 ‘P’가 자식만은 결코 인텔리로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한다는 내용을 통해 암울한 현실을 풍자했다. 이러한 채만식의 풍자는 「치숙」(1938)과 「태평천하」(1938)에서 절정에 달하는데, 이들 작품에서는 현실적 시련에 부딪혀 좌절하고 마는 나약한 식민지 지식인의 모습과 역사의식이 전혀 없는 인물을 풍자하고 있다.
■ 작가 소개
'문학 이야기 > 현대산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래톱 이야기 - 김정한 (0) | 2020.04.29 |
---|---|
동행 - 전상국 (0) | 2020.04.09 |
고향 - 이기영 (0) | 2020.04.07 |
2021학년도 수능 대비 EBS수능특강 문학수록 작품 목록 - 현대소설 (0) | 2020.03.13 |
잉여 인간 - 손창섭 (0) | 2019.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