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일기 - 문정희

<이 작품은 2015년 EBS수능특강 A형/B형에 수록되었습니다.>







■ 본문

나는 이 겨울을 누워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려

염주처럼 윤나게 굴리던 

독백도 끝이 나고

바람도 불지 않아

이 겨울 누워서 편히 지냈다.


저 들에선 벌거벗은 나무들이

추워 울어도

서로 서로 기대어 숲이 되어도

나는 무관해서


문 한 번 열지 않고

반추동물처럼 죽음만 꺼내 씹었다.

나는 누워서 편히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이 겨울.


■ 핵심 정리

갈래 : 서정시, 자유시

성격 : 반어적, 절망적, 고백적

어조 : 차분하고 어두우면서 감정이 절제된 어조

제재 : 이별로 인한 고통

특징

 ① 반어법이 적절하게 사용되면서 절망적 감정을 강조함

 ② 계절적 배경을 통해 화자의 내면 심리를 드러냄

 ③ 자연물과의 대조를 통해 상실감을 드러냄

구성

 1연 :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후의 절망감

 2연 : 세상에 대한 관심의 상실

 3연 :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버린 죽음과도 같은 절망감

주제 : 사랑의 상실로 인한 고통스러운 삶


■ 작품 해설

 이 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죽음과도 같은 고통을 겪으며 추운 겨울을 보내는 화자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화자는 ‘이 겨울 누워서 편히 지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상태이다. 이러한 상실감과 화자의 누워서 편히 지냈다는 진술은 겨울이라는 시간적 배경과도 잘 어울린다. 겨울이라는 계절은 다른 계절에 비해 상실과 가장 잘 어울리고, 방 안에서 따뜻하게 있는 것이 제일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이 둘이 어우러지면서 묘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결코 편히 지낼 수 없는 상황에서 ‘편히 지냈다’고 말하는 화자의 속내는 아마도 타들어 가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지독한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 화자는 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벌거벗은 나무들’이 ‘서로 기대어 숲’이 되어도 ‘나는 무관’하다고 함으로써 자신의 고통스러운 심정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 지학사, T-Solution 문학 자료실 참고


■ 작가 소개

문정희 – 한국여성문인 사전 클릭





'문학 이야기 > 현대운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산호(居山好)2 - 김관식  (0) 2015.04.22
독을 차고 - 김영랑  (0) 2015.04.06
산유화 - 김소월  (3) 2015.03.20
땅끝 - 나희덕  (0) 2014.10.27
다리 위에서 - 이용악  (0) 2014.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