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왕(주몽) 신화 - 작자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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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고구려는 곧 졸본 부여(卒本夫餘)다. <중략> 시조 동명성제(東明聖帝)는 성이 고씨(高氏)이고 이름은 주몽(朱蒙)이다. 이에 앞서 북부여의 왕 해부루가 동부여로 피해 가 살았는데, 부루가 죽자 금와가 자리를 이어받았다. 금와는 그때 태백산 남쪽 우발수(優渤水)에서 한 여자를 만났는데, 그녀는 이렇게 말하였다.

  “저는 하백(河伯)의 딸 유화(柳花)입니다. 동생들과 놀러 나왔을 때 한 남자가 나타나 자신이 천제(天帝)의 아들 해모수라고 하면서 웅신산(熊神山) 아래 압록강에 있는 집으로 유혹하여 사통(私通)하고는, 저를 버리고 떠나가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부모는 제가 중매도 없이 다른 사람을 따라간 것을 꾸짖어 드디어 이곳으로 귀양을 보내 살도록 했습니다.”

  금와는 괴이하게 여겨 유화를 방 안에 남몰래 가두었더니 햇빛이 비추었다. 그녀가 (몸을) 피하자 햇빛이 또 따라와 비추었다. 이로 인해 임신하여 알을 하나 낳았는데 크기가 다섯 되쯤 되었다. 왕이 이것을 개, 돼지에게 던져 주었지만 모두 먹지 않았고, 길에다 버렸으나 말과 소가 그 알을 피해 갔으며, 들판에 버리니 새나 짐승이 알을 덮어 주었다. 왕은 그것을 깨뜨리려고 했지만 깨어지지 않았으므로 유화에게 돌려주었다. 유화가 천으로 알을 부드럽게 감싸 따뜻한 곳에 두자 어린아이가 껍질을 깨고 나왔는데, 골격과 겉모습이 영특하고 기이하였다.

  나이 겨우 일곱에 용모와 재략이 비범했으며, 스스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 백 번 쏘아 백 번 맞추었다. 나라의 풍속에 활 잘 쏘는 사람을 주몽이라 하였으므로 이로써 이름을 삼았다.             ▶주몽의 고귀한 혈통과 기이한 출생

  금와에게는 일곱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항상 주몽과 함께 놀았다. 그러나 그들의 기예가 주몽에게 미치지 못하자 맏아들 대소가 말하였다.

  “주몽은 사람에게서 태어난 것이 아니니 일찍이 도모하지 않으면 아마도 후환이 있을 것입니다.” / 왕은 듣지 않고 주몽에게 말을 기르도록 하였다. 주몽은 준마를 알아보고 먹이를 조금씩 주어 마르게 하고, 늙고 병든 말은 잘 먹여 살찌게 하였다. 왕은 자신은 살찐 말을 타고 마른 것은 주몽에게 주었다. 왕의 아들들과 여러 신하들이 함께 주몽을 해치려 하자, 주몽의 어머니는 그 사실을 알고 아들에게 말하였다.

  “나라 사람들이 곧 너를 해치려고 하는데, 너의 재략(才略)이라면 어디를 간들 살지 못하겠느냐? 빨리 떠나거라.”/ 그래서 주몽은 오이(烏伊) 등 세 사람과 벗을 삼아 엄수(淹水)에 이르러 물〔水〕에게 알려 말하였다.

 “나는 천제의 아들이자 하백의 손자이다. 오늘 도망치는데 뒤쫓는 자들이 가까이 오고 있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 그러자 물고기와 자라가 다리를 만들어 건너게 한 다음 다리를 풀었으므로 뒤쫓던 기병은 건너지 못하였다. 졸본주에 이르러 마침내 도읍을 정했으며, 미처 궁궐을 짓지는 못하고 단지 비류수(沸流水) 가에 초가집을 지어 살면서 국호를 고구려라 하였다. 이로 인해 고(高)를 성씨로 삼았다.                       ▶주몽의 고구려 건국


■ 핵심 정리

• 갈래 : 건국 신화

• 제재 : 주몽의 고구려 건국

• 성격 : 서사적, 영웅적, 신화적

• 구성 : 4단 구성, 연대기적 구성, 설화적 구성, 순차적 구성, 일대기적 구성

  -기(起) : 해모수와 유화의 만남

  -승(承) : 주몽의 탄생과 성장

  -전(轉) : 주몽의 비범성과 영웅성

  -결(結) : 고구려 건국

• 주제 : 주몽의 탄생과 고구려의 건국 내력

• 특징 :

 ① ‘천제 - 해모수 - 주몽’이라는 삼대기(三代記)의 구조를 보여 줌.

 ② 난생(卵生) 설화 중 유일하게 사람이 낳은 알에 대한 이야기임.

• 의의 : 

 ① 우리 나라 문헌 설화 중에서 어느 신화도 따를 수 없는 높은 문학성을 지니고 있다.  

 ② 여러 가지 신화소(神話素)가 결합되어 있으며, 난생 설화 중 유일한 인생란(人生卵)신화이다. 

 ③ 영웅의 일대기는 후대 서사 문학에 영향을 주었다.


• 인물 : 

주몽 : 고귀한 혈통을 지니고 비정상적으로 출생해서는 범인과는 다른 탁월한 능력을 타고나, 어려서 버림받아 죽을 고비에 이르렀다가 구출, 양육자를 만나 죽을 고비에서 벗어나고, 자라서 다시 위기에 부딪혔다가 위기를 투쟁으로 극복하고 승리자가 되었다.

해모수 : 홀승골승에 도읍을 정한 뒤 천제의 아들이라 자칭, 해루부를 가섭원으로 쫒고 왕이 되어 국호를 북부여라고 하였다. 하백의 딸 유화와 정을 통해 주몽을 낳았다. 해(解)는 태양을 뜻하며 태양숭배 종족의 유풍에서 유래되었다.

유화 : 수신 하백의 딸로서 아루들과 놀고 있었는데 해모수의 꾀에 빠져 정을 통해 하백에게 버림받게 되고 금와왕을 만났으나 금와왕이 유화를 이상이 여겨 어두운 방 안에 가두니 햇빛이 비춰 잉태하게 되니 주몽이 태어났다.

하백 : 전설상의 인물로, 본래 중국 수신의 이름이다. 여기서는 유화의 아버지로 물의 신이다. 농경사회가 발전하면서 수량에 대한 인간의 바램이 있어 하백을 숭배함


■ 작품 해설 1

 이 작품은 주몽이라는 인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고구려를 건국하게 되었는가를 보여 주는 건국 신화이다. 영웅의 일대기 구조를 지니고 있는 이 작품은 후대 영웅 서사 문학의 기본 틀이 되었다.

  이 신화는 난생(卵生)이라는 기이한 탄생 모티브와 더불어 동물 양육, 어별성교(魚鼈成橋, 고기와 자라가 다리를 만듦) 등의 복합적인 모티브를 지니고 있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 작품 해설 2

 ‘주몽신화’는 고구려의 건국 신화이다. 국조인 주몽이 고귀한 혈통을 지니고 태어나 비범한 능력과 조력자의 도움을 바탕으로 주어진 시련을 극복하고 고구려를 건국하는 과정은 후대 영웅 서사 구조에 영향을 주었다.

 이 작품은 천손 강림, 난생, 동물 양육, 기아 등 풍부한 신화소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고구려가 여러 부족들을 통합하면서 그들의 신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하나의 신화로 통합되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신화소는 백성으로 하여금 신성한 인물이 통치하는 국가의 민족이라는 자긍심을 갖게 하였을 것이며, 더 나아가 위기 상황에서 공동체의 일체감을 조성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다.

- 꿈을 담는 틀, 교과전 전 작품 문학자습서 참고


■ 작품 해설 3

 이 작품은 고주몽이라는 영웅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고구려를 건국하게 되었는가를 다룬 건국 신화로, 이 글은 주인공이 알에서 태어나는 '난생 신화(卵生神話)'에 해당되며, 이른바 '어별성교(魚鼈成橋)'의 유명한 모티프도 포함되어 있으며, '동명왕 신화'에는 천손강림(天孫降臨), 난생(卵生), 동물 양육, 기아(棄兒:아이를 버림), 주력(呪力)등 고대 서사 문학에 나타나는 여러 요소가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는 이 신화가 단일한 화소(話素)였다기보다 여러 화소가 모여 완성된 하나의 신화라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곧, 금와(金蛙)전설, 해모수(解募 ) 신화, 난생신화 등이 적절히 배합된 것이라 볼 수 있으며, 고구려의 세력 범위가 광활하였다는 것과도 연관지을 수 있다.

 이 신화에서는 유화는 수신(水神)인 하백의 딸이고, 해모수는 천신(天神)의 천제(天帝)의 아들이다. 따라서, 동명왕의 부계는 '천제-해모수-동명왕'이며, 모계는 '하백-유화-동명왕'으로 '단군 신화'와 비교할 때 모계가 지상(地上)의 웅녀(熊女)에서 하백의 딸로 바뀌었다는 차이가 있으며, 내용상 서사적 폭이 광대하고 갈등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있다. 이러한 신화 속에는 고대인들의 세계관, 자연관, 우주관 등이 담겨져 있으며, 이를 통해 현대인들에게까지 이어지는 인류의 보편적이고 원초적인 의식을 엿볼 수 있다. 주제에 있어서는 인간 세계에 대한 신들의 관심, 그로부터 나타나는 현세주의(現世主義)적 세계관 등이 두드러진다.



■ 심화 내용 연구

1. 영웅의 일대기 구조



2. ‘주몽신화’에 나타난 신화로서의 특징

- 출생 과정

  ① 해모수와 유화의 결합 : 신성한 혈통

  ② 알에서 태어남 : 신이한 탄생

  ③ 짐승이 알을 보호함 : 신성한 인물임

- 성장 과정

  ① 뛰어난 활 솜씨를 지님

  ② 준마를 알아봄 : 비범한 능력과 제왕의 자질을 갖춤

- 탈출 과정

  ① 물고기와 자라가 다리를 만들어 줌 : 신성한 혈통임을 부각함


3. ‘단군 신화·박혁거세 신화·주몽 신화·수로왕 신화’의 공통점

 ① 하늘을 중시하는 관념 : 국조(國祖)의 부계 혈통을 천신으로 설정. 이는 우리 민족이 하늘을 생명과 권위의 원천으로 보았음을 의미한다.  

 ② 인간 중심적인 사고 : 국조인 단군이나 주몽, 혁거세, 수로왕 등은 모두 인간으로 태어나며, 하늘이 아니라 인간 세상을 위하여 존재한다. 현세적·낙관주의: 전세는 문제가 되지 않으며, 내세 또한 관심 밖이다. 단지 현세의 삶에 집중되며 주인공의 삶은 대개 영광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주인공이 비장하게 패배한다는 전개는 나타나지 않는다.


4. ‘해모수’와 ‘유화’의 만남의 의미

 천제의 아들 해모수와 물을 다스리는 하백의 딸 유화와의 결합은 결국 천신과 수신의 결합으로서 비정상적이며, 기본 질서에 대한 반항이 내재된 새로운 세계의 실현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또 유화가 임신한 뒤 버림받았다가 구출되는 일련의 고난은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하여 모체가 죽음을 체험하는 과정의 상징적 표현일 수도 있다.


5. ‘주몽 신화’에 나타난 난생(卵生)의 의미

  알은 하늘을 무대로 삼는 조류의 산물이다. 따라서 주몽이 알에서 태어난 것은 주몽이 태양의 정기나 하늘의 기운을 타고 태어났음을 의미한다. 주몽 외에 박혁거세(朴赫居世)와 석탈해(昔脫解), 김알지(金閼智), 수로왕(首露王) 등도 모두 난생과 관련된 설화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난생은 고대 민족의 신앙에서 비롯된 우주관이며, 특히 동북아시아 지방의 민족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설화의 요소이다.


6. 유화의 역할과 의미

  ‘주몽 신화’에서 해모수의 아내이자 주몽의 어머니인 유화는 주몽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인물이다. 유화는 남편들(해모수, 금와)로부터 버려지거나 폐쇄된 공간에 갇히는 등 시련을 겪으면서도 아들 주몽의 생명을 지켜 낸다. 게다가 주몽이 영웅적 인물로 성장하는 데 훌륭한 조력자 역할을 한다. 이러한 유화의 존재는 인내의 화신으로 형상화된다. 사실 건국 신화에서 강인함과 뛰어난 능력으로 최고의 지위에 오르는 남성에 비해, 여성은 협력하고 인내하는 보조자로서 제시되고는 했다. 그러나 ‘주몽 신화’에 나타난 유화는 슬기롭고 인내심이 강하며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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