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싀어마님 며느라기 낫바 벽 바흘 구르지 마오.
빗에 바든 며나린가 갑세 쳐 온 며나린가. 밤나모 서근 등걸에 휘초리나 갓치 말살픠선 싀아바님, 볏 뵌 쇳동갓치 되죵고신 싀어마님, 三年(삼 년) 겨론 망태에 새 송곳 부리갓치 뾰족하신 싀누으님, 당피 가론 밧틔 돌피 나니갓치 새노란 욋곳 갓튼 피똥 누는 아들 하나 두고,
건 밧틔 멋곳 갓튼 며나리를 어듸를 낫바 하시는고.
■ 핵심 정리
• 연대 : 조선 후기
• 제재 : 시집살이
• 주제 : 시집살이의 고충(苦衷)을 한탄함.
• 특징
① 시집 식구들의 성품과 모습을 해학적으로 묘사함
② 일상적 소재를 사용하여 비유적으로 표현함
■ 현대어 풀이
시어머님, 며느리가 밉다고 부엌 바닥을 구르지 마오.
빚으로 대신 받은 며느리인가, 물건 값 대신에 데려온 며느리인가. 밤나무 썩은 등걸에 회초리가 난 것 같이 매서운 시아버님, 햇볕에 쬔 쇠똥같이 말라빠지신 시어머님, 삼 년이나 걸려서 짠 망태기에 새 송곳부리같이 뾰족하신 시누이님, 좋은 곡식을 심은 밭에 질 떨어지는 곡식이 나는 것같이 샛노란 오이꽃 같은 피똥이나 누는 아들 하나 두고,
기름진 밭에 메꽃 같은 며느리를 어디를 밉다고 하시는고.
■ 작품 해설
봉건 사회의 대가족 제도 아래에서 시집살이하는 며느리의 원망과 한탄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는 사설시조이다. 며느리를 억압하는 시댁 식구들을 구체적인 사물에 비유하여 웃음을 유발함과 동시에 풍자하고 있다. 나아가 시댁 식구들은 부정적 사물에, 며느리는 긍정적 사물에 비유하여 대조시킴으로써 부녀자의 원정(怨情)을 더욱 뚜렷하게 부각하고 있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 심화 내용 연구
1. ‘창 내고쟈~’와 ‘싀어마님~’에 나타난 해학과 풍자
해학과 풍자는 웃음을 동반하여 현실을 우회적으로 다루는 표현 방법으로, 주어진 상황에 순종하기보다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건강한 삶의 의지에서 나온다. ‘창 내고쟈~’는 장지문의 종류와 그 부속품을 열거하여 시적 화자의 답답한 심정을 절실하고도 과장되게 표현함으로써 해학성을 드러낸다. 또한, 답답함을 풀기 위해 마음에 창을 내겠다고 한 것은 상황을 극복해 나가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싀어마님~’은 시집 식구들을 농촌 현실과 밀착된 사물들에 비유, 희화화함으로써 그들의 모습과 성격을 해학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아무 이유 없이 며느리를 구박하는 시집 식구들에 대한 원망과 왜곡된 가부장적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을 풍자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문학 이야기 > 고전운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규원가 - 허난설헌 (0) | 2016.05.25 |
---|---|
속미인곡 - 정철 (3) | 2016.04.28 |
나모도 돌도 - 작자미상 (0) | 2016.04.28 |
고산구곡가 - 이이 (1) | 2016.04.07 |
견회요 - 윤선도 (0) | 2016.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