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야우중(秋夜雨中) - 최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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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2014년 EBS N제 수록 작품입니다.>



秋風唯苦吟 (추풍유고음)

世路少知音 (세로소지음)

窓外三更雨 (창외삼경우)

燈前萬里心 (등전만리심)

가을 바람에 괴로이 읊조리나,

세상에 알아 주는 이 없네.

창 밖엔 밤 깊도록 비만 내리는데,

등불 앞에 마음은 만리 밖을 내닫네.



요점 정리

작가 : 최치원

형식 : 오언 절구

어조 : 서정적, 번뇌적, 고뇌적 어조

성격 : 번민과 외로움

표현 : 대구법

특징 :

신분적 한계로 좌절을 겪은 화자의 심정이 표현됨

대구의 구조로 이루어짐

화자의 심정을 객관적 상관물(가을)을 활용하여 표현함

구성 :

깊어 가는 가을밤에 괴롭게 시를 읊조림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음을 탄식함

창밖에 밤늦도록 비가 내리고 잠을 이루지 못함

세상 일에 초연할 수 없는 시적 화자의 번민

주제 : 가을 비오는 날 밤의 외로움, 뜻을 펴지 못한 지식인의 고뇌

출전 : <동문선> 19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5언 절구의 한시이다. 깊어 가는 가을 밤 비바람 속에서 시적 화자는 괴로운 심정으로 시를 읊는다. 시를 짓는 일도 괴롭지만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것은 세상이 자신을 알아 주지 않는 것이다. 바람 불고 비 내리는 황량한 가을 밤, 화자는 가슴을 안고 늦도록 잠이 들지 못해 등잔을 마주했으나 마음은 만리 밖을 떠돈다. 이 작품은 가을 바람 / 세상’, ‘삼 경우 / 만리심의 대구로 짜임새를 잘 갖추었다.

이 시는 만 리나 떨어진 타국에서 고국 신라를 그리워하는 심정을 그렸다고 평하기도 하나, 화자가 간직했던 큰 포부를 펼치지 못하는 현실에서 느끼는 괴롭고 외로운 심정을 나타낸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만리심은 이 세상과 화자 사이에 벌어진 심리적 거리를 표현한 것이며, 이 때 지음이란 자신을 알아 주는 벗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알아 주는 세상이기도 하다.

최치원은 육두품(六頭品) 출신으로 어린 나이에 당나라에 유학하여 빈공과에 합격, 중국에서 활약하다가 귀국했다. 그 때는 이미 신라가 기울어가는 무렵이었는데, 최치원은 진성 여왕에게 시무십여조(時務十餘條)를 상소하여 정치 개혁을 주장했으나, 뜻이 제대로 펴지지 않아 결국 가야산에 숨어 살았다. 그는 탁월한 능력을 가졌지만 난세(亂世)에 제대로 뜻을 펴지 못하고 좌절하였는데, 이 작품은 바로 그러한 지식인의 고뇌를 읊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보충 학습

이 시의 형식적 특성

이 시는 오언 절구이며, 기승전결(起承轉結)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기구(紀句)에서는 화자가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는 수단으로 시를 읊게 되었다는 시적 동기를 밝히고, 승구(承句)에서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 없는 소외감으 표현한 뒤, 전구(轉句)에서는 점층, 심화된 고독과 심회를 비에 감정 이입시켜 형상화하고 있다. 결구(結句)는 등불 앞에서 잠 못 이루며 느끼는 고독과 비애, 소외감, 탈출 욕구 등이 절실하게 나타난 주제구이다.

 

작품에 반영된 작가의 심리

당나라에 유학하여 과거에 급제한 후,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 등으로 중국에서도 이름을 떨쳤던 최치원은 귀국 후 정치를 개혁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으나 당시의 정치 현실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 절망하여 각지를 유랑하던 그는 가야산에 은거하여 여생을 마치게 된다. 혼란한 정국 속에서 몸과 마음을 의탁할 곳을 찾지 못하여 시무십여조를 올리고 가야산으로 들어가 은거한 작자의 심정이 작품 속에 나타나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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