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소통'… 지문에 호기심 가져야 [이것이 수능 국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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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수학은 잘하는데 국어가 문제예요." "국어는 공부해도 안 해도 성적이 그대로입니다." "국어 공부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해요?" 국어를 가르치면서 많이 듣는 말이다. 앞으로 10회에 걸쳐 이런 질문에 답해보고자 한다. 오늘은 첫 순서로 태도와 관련된 얘기다. 가장 중요한 이야기다.

새로운 학생과 만나는 첫 수업에서 주로 이렇게 묻는다. "국어는 왜 공부하는 걸까요?" 돌아오는 학생의 답은 "우리말이니까요." "대학을 잘 가기 위해서요." 등이다. 다 옳은 대답이다. 그러나 정확한 대답은 아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白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험하지 않다'는 의미. 수능 국어가 어떤 시험인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국어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다.

국어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란 이름의 의미부터 따져보자. '수학(修學)' 닦을 수(修)에 학문 학(學). 대학에서 학문을 닦기 위한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지식의 양을 측정하는 게 아니라 학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겠다는 의미다. 물이 가득 담긴 작은 컵 같은 학생보다 물이 담겨 있지 않더라도 큰 컵의 학생을 선발하려는 시험이다.

그렇다면 수능 1교시 국어영역은 무엇을 목표로 하는 시험일까? '대학에서의 원만하고 능률적인 수학에 필요한 국어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한국교육과정평가원 자료집)이다.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을 때 상대의 말과 글을 잘 이해하는 능력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글로 조리 있게 표현하는 능력 등을 수능 국어는 원한다. 요약하면 국어 능력은 '소통(疏通)능력'인 셈이다.

국어는 우리말이기에 앞서 언어고, 언어는 의사소통 수단이다. 수업 시간마다 '나중에 배우자를 선택할 때 국어 영역 등급은 꼭 봐야 한다'고 농담하곤 한다. 상대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정확하게 이해해 주는 사람이 가장 훌륭한 배우자이기 때문이다.

국어 영역을 잘하려면 어떤 태도를 견지해야 할까? 긍정적 의미의 '눈치'가 필요하다. 눈치가 빠른 학생이 국어를 잘한다. 빠른 눈치에는 상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또 '집중'해야 한다. 상대의 말을 건성으로 들어서는 눈치가 빠를 수 없기 때문이다.

제시문이 세상의 사물을 다루는 비문학이든, 인간을 이야기하는 문학이든 그 글의 내용에 호기심과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 '이 지문을 잘 해석해야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 따위의 강박감이 아니라 제시문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가끔 고개를 갸우뚱하는 학생이 국어 공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 시험 잘 봤느냐는 질문에 "시험에 나온 지문이 정말 재미있었어요"라며 보석 같은 대답을 했던 한 제자의 웃는 모습이 떠오른다. 국어는 그 자체로 즐거워야 하는 과목이다.

[김동욱 대성마이맥·티치미·비상에듀 국어영역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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