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본문
꼬아 자란 층석류요 틀어 지은 고사매라
삼봉 괴석에 달린 솔이 늙었으니
아마도 화암 풍경이 너뿐인가 하노라 <제1수>
청풍 월백야에 삼척금을 곁에 두고
사시 가흥을 백화중에 붙였으니
이 몸도 승평성택에 젖었는가 하노라 <제2수>
마당에 보리 들고 화오에 석류 핀다
간 밤 빚은 술을 갈건에 걸러내니
아마도 세상 시름이 반나마 덜었구나 <제3수>
초당에 낮잠 깨어 일간죽 둘러매고
조대 석양에 무심히 앉았으니
백구도 한가히 너겨 짐짓 희롱하더라 <제4수>
오동에 우적하고 죽림에 연롱이라
소정에 사립 두고 등상에 누었더니
어디서 닷 드는 소리는 잠든 나를 깨우나니 <제5수>
막대 짚고 나와 거니니 양류풍 불어온다
긴 파람 짧은 노래 뜻대로 소일하니
어디서 초동과 목수(牧叟)는 웃고 가리키나니 <제6수>
석양에 백구환하고 모첨에 연하숙이라
화향 월색이 철없이 방에 드니
아희야, 거문고 청텨라 취코 놀까 하노라 <제7수>
시름 계워 장취하고 금심 계워 꽃 보노라
근심 시름을 꽃 띄워 슬로 치니
어즈버 주비광약이오 화한치인가 하노라 <제8수>
벽수에 벼를 갈고 청산에 섶을 친 후
서림 풍우에 소 먹여 돌아오니
두어라 야인 생애도 자랑할 때 있으리라 <제9수>
2. 핵심 정리
• 갈래 : 연시조
• 성격 : 전원적, 자연친화적, 사실적, 예찬적, 전원적, 강호한정적
• 제재 : 골목 안 사람들의 일상
• 주제 : 향촌 생활의 만족감과 분재에 대한 애정
• 특징 :
① 구곡가(九曲歌) 계열이지만 공간 설정의 통일성이 없이 자유로운 형식으로 전개됨
②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정서를 드러냄
3. 작품 해설
조선 영조, 정조 때의 문인이며 화훼(원예) 전문가인 유박의 『화암수록』이란 책에 수록된 연시조이다. 유박은 황해도 향촌에서 화원을 조성하면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꽃에 대해 품평하고 자신의 취향이 반영된 분재를 만들어 감상하며 풍류를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 EBS, 수능 해설 참고
4. 심화 내용 연구
1. 구성
제1수 : 자신이 기르고 꾸민 화훼에 대한 자긍심
제2수 : 화훼를 하며 사는 삶에 대한 만족감
제3수 : 봄날의 정경과 술을 마시며 시름을 덜어냄
제4수 : 강호에서의 무욕적 삶
제5수 : 강호에서의 한가롭고 여유로운 삶
제6수 : 휘파람을 불며 초동과 목수와 어울림
제7수 : 저녁에 술과 거문고를 즐김
제8수 : 술과 꽃으로 시름과 근심을 덜어냄
제9수 : 야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만족감
5. 엮어 읽기
이이, ‘고산구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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