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보가(興甫歌) - 작자 미상

1. 전체 줄거리

 형인 놀보는 욕심이 많고 심보가 고약하며, 아우인 흥보는 선량하고 우애가 깊다. 놀보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유산을 독차지하고 흥보네 가족을 내쫓는다. 흥보는 살아가기 위해 온갖 품팔이를 다하며, 심지어는 매품까지 판다. 어느 날 흥보는 제비의 부러진 다리를 고쳐 주고, 제비가 물어다 준박씨를 심어 열린 박 속에서 나온 재화로 부자가 된다. 이 사실을 안 놀보는 일부러 제비 다리를 부러뜨린 후에 고쳐 주고, 이듬해 봄에 제비가 놀보에게 박씨를 물어다 준다. 그러나 놀보는 박 속에서 나온 노승, 상여꾼, 초라니패 등에 의해 패가망신을 당한다. 흥보는 놀보에게 재물을 나누어 주고 놀보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형제가 화목하게 살게 된다.

 

2. 핵심 정리

• 갈래 : 판소리 사설
• 성격 : 풍자적, 해학적, 교훈적, 서민적
• 배경 : 조선 후기, 전라도 운봉과 경상도 함양 부근
• 제재 : 흥보의 매품
• 주제 : 형제간의 우애와 권선징악(표면적), 빈부 간의 갈등(이면적)
• 특징 :
 ① 3 · 4, 4 · 4조의 가락과 반복, 대구 등을 통해 리듬감을 잘 살리고 있음.
 ② 과장과 해학적 표현이 두드러짐.
 ③ 일상적인 구어체와 현재형 문장을 통해 현장감을 높이고 있음.

 

3 작품 해설 1

 이 작품은 선인인 흥보와 악인인 놀보의 심성과 가치관의 차이를 바탕으로 물질적, 세속적 가치관이 우선시된 조선 후기의 사회상을 반영한 판소리이다. 표면적으로는 형제 간의 우애를 강조하였고, 이면적으로는 빈농과 부농 간의 갈등을 드러내어 빈부가 인간의 심성이 선함과 악함과는 무관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당대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문체상으로는 양반층의 한문투와 평민층의 비속어를 함께 사용하여 이중의 문체를 이루고 있다. 또한 언어유희, 과장된 표현, 반복, 음성 상징어 등을 사용하여 비극적 상황을 웃음으로 극복하였다. 판소리 다섯 마당의 하나인 ‘흥보가’는 대조적인 인물을 통해 부정적 상황까지 해학과 웃음으로 극복한 당대인들의 사회에 대한 현실 인식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4. 작품 해설 2

 이 작품은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로, 등장인물들의 익살스러운 재담이 다양하게 들어 있어 해학성이 가장 짙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흥보가」를 일명 「박타령」이라고 하는데, 흥보와 놀보가 박을 타는 대목에서 부르는 노래인 ‘박타령’이 가장 핵심적인 장면이기 때문이다. 박 속에서 온갖 비단과 보물이 나온다는 설정은 비현실적이지만, 이는 당대 민중이 직면하고 있던 절대적 빈곤과 빈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염원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표면적으로 권선징악, 형제간의 우애를 주제로 내세우면서도 이면적으로는 조선 후기의 사회, 경제적 부조리를 보여 주는 작품이다.

 - 수능특강 해설 참고

5. 심화 내용 연구

1. 판소리가 평민과 양반 계층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교학사 참고)

 ‘흥보가’를 비롯한 판소리는 주된 향유 계층이 서민 계층이었는데 후대로 갈수록 양반 계층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여 새롭게 합류된 양반 계층에 대한 배려로, 판소리는 기존의 평민 계층이 주로 사용하는 비속어뿐만 아니라 양반 계층의 한문투를 함께 사용하여, 평민과 양반 계층으로부터 인기를 얻게 되었다.

 

2. 한문 어구의 사용이 주는 효과(천재교육 참고)

 서민들이 사용하는 일상어와 달리 한문 어구는 낯선 느낌을 준다. 그러나 한문 어구는 인물의 처지나 태도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판소리의 특징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또한 한문 어구의 사용은 판소리가 서민뿐만 아니라 상하층을 구분하지 않고 널리 향유되었음을 보여 준다.

 

3. 서민들의 삶을 통해 본 ‘박’의 기능(천재교육 참고)

 “밤낮으로 벌었어도 삼순구식을 헐 수가 없고, 가장은 부황이 나고, 자식들은 아사지경이 되니”라는 부분으로 보아, 당시 서민들은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기도 어려웠음을 알 수 있다. 흥보 부부가 박을 내려 타니 그 안에서 돈궤와 쌀궤가 나오는 설정은 가진 것이 없어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며 먹고살기조차 비참했던 현실을 역설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동시에 이러한 현실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서민들의 소망을 상상 속에서나마 실현시키고 있는 것이다.

 

4. ‘돈’에 대한 흥보의 인식(천재교육 참고)

 못난 사람도 잘난 사람도 모두 ‘잘난 돈’을 갖고자 한다는 표현으로 보아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생살지권(生殺之權)’을 가지는 돈에 대해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 ‘흥보가’의 이중적(二重的) 구조(천재교육 참고)

 ‘흥보가’는 ‘흥보’와 ‘놀보’가 대립하면서 인물의 양면이 잘 부각되는 작품이다. 흥보와 놀보의 인간상을 통해 무력한 서민(庶民)과 교활한 부농(富農)을 대립시켜 작품의 주제인 ‘권선징악(勸善懲惡)’을 이끌어 내고 있다. 하지만 웃음을 창출하고 흥미를 지향하는 판소리의 특성상 두 인물 모두 시각에 따라 열등한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 또한 흥보가 보은(報恩)을 받는 과정과 함께 놀보의 개과천선(改過遷善)이 함께 드러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선과 악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인간의 본질을 드러내기도 한다.

 

6.‘흥보가’에 나타난 표현상 특징(천재교육 참고)

 ‘흥보가’는 판소리로 구연되던 것으로 생생한 구어를 사용하고 있고,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여 현장감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동일한 어구의 반복과 대구 등을 통해 강한 리듬감을 조성하는 4·4조의 운문이 중심이나 부분적으로 산문도 보인다. 현재형 시제를 사용하여 극중 세계의 사실감을 높이고 있으며, 과장을 통한 해학적 표현으로 희극미가 드러난다. 또한 일상 언어를 사용하여 조선 후기의 몰락 양반과 서민들의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7. ‘흥보가’의 모방담 구조(천재교육 참고)

 모방담 구조란 선한 인물이 우연한 선행을 통해 행운의 결과를 얻고, 악한 인물이 선한 인물의 행위를 모방하다 불행한 결과를 맞이하는 구조이다. ‘흥보가’에서도 이러한 모방담의 구조가 드러나는데, 놀보에게 쫓겨난 흥보는 온갖 고생을 하다가 제비 다리를 고쳐 주는 선행을 베풀고 제비에게 보은의 박씨를 받아 부자가 된다. 이를 놀보가 모방하지만 제비가 보수(報讐, 앙갚음)의 박씨로 보복하여 패가망신하게 되는 과정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8. ‘흥보가’의 갈등 구조(윤희재, 전공국어 참고)

 ‘흥보가’의 기본 갈등 구조는 흥보로 대표되는 농촌 빈민층과 놀보로 대표되는 반사회적 지주층 간의 갈등이다. 흥보가 놀보에게 쫓겨난 것은 토지에 대한 자신의 권리를 놀보에게 빼앗겼음을 의미한다. 이는 빈농과 부농으로 농민층이 분해되고 있음을 뜻하는 동시에, 공동 사회에서 이익 사회로 전환되어 가던 당시의 사회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9. 등장 인물의 성격과 가치관(윤희재, 전공 국어 참고)

 - 흥보 : 가난하지만 선량하며 자신을 쫓아 낸 형을 원망하지 않는 순박한 인물로, 형이 어려움에 처하자 형을 도와 주는 형제 간의 우애가 돈독한 인물이다. 형제 간의 우애를 소중히 여기는 도덕적인 가치를 추구한다.
 - 놀보 : 부모의 유산을 가로채고 동생을 쫓아 내는 부도덕하고 심술궂으며 몰인정한 인물이다. 인륜 도덕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한다.

 

6. 엮어 읽기

‘태평천하’, 채만식/풍자적 태도가 드러난 작품
‘봄봄’, 김유정/풍자의 대상이 드러난 작품

 

작자미상 - 흥보가.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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