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전 -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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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양반(兩班)이란 사족(士族)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정선(旌善) 고을에 한 양반이 있었는데 어질고 글 읽기를 좋아하였으므로, 군수가 새로 도임하게 되면 반드시 몸소 그의 오두막집에 가서 인사를 차렸다. 그러나 집이 가난하여 해마다 관청의 환곡을 빌려 먹다 보니, 해마다 쌓여서 그 빚이 1천 섬에 이르렀다. 관찰사가 고을을 순행하면서 환곡 출납을 조사해 보고 크게 노하여,

  “어떤 놈의 양반이 군량미를 축냈단 말인가?”

하고서 그 양반을 잡아 가두라고 명했다. 군수는 그 양반이 가난하여 보상을 할 길이 없음을 내심 안타깝게 여겨 차마 가두지는 못하였으나, 그 역시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양반이 어떻게 해야 할 줄을 모르고 밤낮으로 울기만 하고 있으니, 그의 아내가 몰아세우며,

  “당신은 평소에 그렇게도 글 읽기를 좋아허더니만 현관(縣官)에게 환곡을 갚는 데에는 아무 소용이 없구려. 쯧쯧 양반이라니, 한 푼짜리도 못 되는 그놈의 양반.”이라 했다.

▶양반이 환곡을 갚지 못해 곤란한 상황에 놓임.

  그때 그 마을에 사는 부자가 식구들과 상의하기를,

  “양반은 아무리 가난해도 늘 높고 귀하며, 우리는 아무리 잘살아도 늘 낮고 천하여 감히 말도 타지 못한다. 또한 양반을 보면 움츠러들어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뜰아래 엎드려 절해야 하며, 코를 땅에 박고 무릎으로 기어가야 하니 우리는 이와 같이 욕을 보는 신세다. 지금 저 양반이 환곡을 갚을 길이 없어 이만저만 군욕(窘辱)을 보고 있지 않으니 진실로 양반의 신분을 보존 못할 형편이다. 그러니 우리가 그 양반을 사서 가져 보자.”

▶부자가 환곡을 대신 갚고 양반 신분을 사기로 함.

하고서 그 집 문에 나아가 그 환곡을 갚아 주겠다고 청하니, 양반이 반색하며 그렇게 하라고 했다. 그래서 부자는 당장에 그 환곡을 관에 바쳤다. 군수가 크게 놀라 웬일인가 하며 그 양반을 위로도 할 겸 어떻게 해서 환곡을 갚게 되었는지 묻기 위해 찾아갔다. 그런데 그 양반이 벙거지를 쓰고 잠방이를 입고 길에 엎드려 소인이라 아뢰며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는 것이 아닌가. 군수가 깜짝 놀라 내려가 붙들며,

  “그대는 왜 이렇게 자신을 낮추어 욕되게 하시오?”

하니까, 양반이 더욱더 벌벌 떨며 머리를 조아리고 땅에 엎드리며,

  “황송하옵니다. 소인 놈이 제 몸을 낮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환곡을 갚기 위하여 이미 제 양반을 팔았으니, 이 마을의 부자가 이제는 양반입니다. 소인이 어찌 감히 예전의 칭호를 함부로 쓰면서 스스로 높은 척하오리까?”

▶양반이 양반 신분을 판 후 평민임을 자처함.

  “건륭(乾隆) 10년(1745, 영조 21) 9월 모일 위의 명문(明文)은 양반을 값을 쳐서 팔아 관곡을 갚기 위한 것으로서 그 값은 1천 섬이다. 대체 그 양반이란, 이름 붙임 갖가지라. 글 읽은 이는 선비 되고, 벼슬아친 대부 되고, 덕 있으면 군자란다. 무관 줄은 서쪽이요, 문관 줄은 동쪽이라. 이것이 바로 양반, 네 맘대로 따를지니. 비루한 일 끊어 버리고, 옛사람을 흠모하고 뜻을 고상하게 가지며, 오경이면 늘 일어나 유황에 불붙여 기름등잔 켜고서, 눈은 코끝을 내리 보며 발꿈치를 괴고 앉아, 얼음 위에 박 밀 듯이 “동래박의(東萊博議)”를 줄줄 외어야 한다. 주림 참고 추위 견디고 가난 타령 아예 말며, 이빨을 마주치고 머리 뒤를 손가락으로 퉁기며 침을 입안에 머금고 가볍게 양치질하듯 한 뒤 삼키며 옷소매로 휘양〔휘항(揮項)〕을 닦아 먼지 털고 털 무늬를 일으키며, 세수할 땐 주먹 쥐고 벼르듯이 하지 말고, 냄새 없게 이 잘 닦고, 긴 소리로 종을 부르며, 느린 걸음으로 신발을 끌 듯이 걸어야 한다. “고문진보(古文眞寶)”, “당시품휘(唐詩品彙)”를 깨알같이 베껴 쓰되 한 줄에 백 글자씩 쓴다. 손에 돈을 쥐지 말고 쌀값도 묻지 말고, 날 더워도 버선 안 벗고 맨상투로 밥상 받지 말고, 밥보다 먼저 국 먹지 말고, 소리 내어 마시지 말고, 젓가락으로 방아 찧지 말고, 생파를 먹지 말고, 술 마시고 수염 빨지 말고, 담배 필 젠 볼이 옴푹 패도록 빨지 말고, 분 나도 아내 치지 말고, 성나도 그릇 차지 말고, 애들에게 주먹질 말고, 뒈져라고 종을 나무라지 말고, 마소를 꾸짖을 때 판 주인까지 싸잡아 욕하지 말고, 병에 무당 부르지 말고, 제사에 중 불러 재(齋)를 올리지 말고, 화로에 불 쬐지 말고, 말할 때 입에서 침을 튀기지 말고, 소 잡지 말고 도박하지 말라.

 이상의 모든 행실 가운데 양반에게 어긋난 것이 있다면 이 문서를 관청에 가져와서 변정(卞正)할 것이다.”<중략>

▶1차 양반 매매 증서: 양반으로서 지켜야 할 사항

  “양반이라는 것이 겨우 이것뿐입니까? 제가 듣기로는 양반은 신선 같다는데, 정말 이와 같다면 너무도 심하게 횡령당한 셈이니, 원컨대 이익이 될 수 있도록 고쳐 주옵소서.”

하므로, 마침내 증서를 이렇게 고쳐 만들었다.

  “하느님이 백성 내니, 그 백성은 사농공상(士農工商) 넷이로세. 네 백성 가운데는 선비 가장 귀한지라, 양반으로 불리면 이익이 막대하다. 농사, 장사 아니하고, 문사(文史) 대강 섭렵하면, 크게 되면 문과(文科) 급제, 작게 되면 진사(進士)로세. 문과 급제 홍패(紅牌)라면 두 자 길이 못 넘는데, 온갖 물건 구비되니, 이게 바로 돈 전대(纏帶)요, 서른에야 진사 되어 첫 벼슬에 발 디뎌도, 이름난 음관(蔭官) 되어 웅남행(雄南行)으로 잘 섬겨진다. 일산 바람에 귀가 희고 설렁줄에 배 처지며, 방안에 떨어진 귀걸이는 어여쁜 기생의 것이요, 뜨락에 흩어져 있는 곡식은 학(鶴)을 위한 것이라. 궁한 선비 시골 살면 나름대로 횡포 부려, 이웃 소로 먼저 갈고, 일꾼 뺏어 김을 매도 누가 나를 거역하리. 네놈 코에 잿물 붓고, 상투 잡아 도리질하고, 귀얄 수염 다 뽑아도, 감히 원망 없느니라.”

     ▶2차 양반 매매 증서: 양반으로서 누리는 특권

  부자가 그 문서 내용을 듣고 있다가 혀를 내두르며, / “그만두시오. 그만두시오. 참으로 맹랑한 일이요. 장차 날더러 도적놈이 되란 말입니까?”

▶양반에 대해 실망하는 부자


■ 핵심 정리

• 갈래 : 한문 소설, 단편 소설, 풍자 소설

• 제재 : 양반직의 매매와 양반의 허례 허식

• 배경 : ① 시대적 - 18세기 ② 공간적 - 정선군 ③ 사상적 - 실학사상

• 주제 : 양반들의 공허한 관념, 비생산성, 특권 의식에 대한 비판

• 특징 : 

  ① 몰락하는 양반들의 위선적인 생활 모습을 비판 풍자함.

  ② 당시의 시대상의 반영으로 평민 부자로 대표되는 새로운 인간형을 제시함.

  ③ 독특한 풍자와 해학으로 근대 의식을 보여 줌.

  ④ 실사구시의 실학 사상이 문학 작품 속에 드러남

  ⑤ 소재를 현실 생활에서 취하고 사실적인 태도로 묘사함.

  ⑥ '도둑놈' 이라는 표현을 통해 전횡을 일삼는 양반을 풍자적으로 고발함.


■ 작품 해설 1

  이 작품은 조선 시대의 양반을 풍자하는 소설로, 양반 신분 매매 사건을 통해 양반의 현실에서의 무능함, 허례허식, 권력남용 등을 비판하고 있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조선 후기는 신분 질서가 붕괴되기 시작하던 때이다. 이 작품은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양반 계층을 비판, 풍자하고, 궁극적으로는 양반 계층의 의식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 작품 해설 2

 조선 정조 때에 박지원(朴趾源)이 지은 한문 단편소설. 작자의 문집인 ≪연암집 燕巖集≫〈방경각외전 放揭閣外傳〉에 실려 있다. 저작연대는 자세히 알 수 없다. 지은이의 초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양반전〉에 대하여 박지원은 〈방경각외전〉의 자서(自序)에서 다음과 같이 그 저작 경위를 밝히고 있다 “사(士)는 천작(天爵)이니 사(士)와 심(心)이 합하면 지(志)가 된다. 그 지(志)는 어떠하여야 할 것인가? 세리(勢利)를 도모하지 않고 현달하여도 궁곤하여도 사(士)를 잃지 말아야 한다. 명절(名節)을 닦지 아니하고 단지 문벌이나 판다면 장사치와 무엇이 다르랴? 이에 〈양반전〉을 쓴다.” 따라서 이 작품은 천작을 팔고 산 정선 양반과 상인인 부자를 풍자한 것으로 허위와 부패를 폭로한 것이다.

 〈양반전〉에서 처음 만든 문권에 나타나는 것은 양반의 형식주의이다. 두 번째에 만들다가 만 문권에서는 양반의 비인간적인 수탈 등이 매우 구체적이고 희화적(戱怜的)으로 서술되고 있다. 이 점에 착안하여 〈양반전〉은 양반의 위선적인 가면을 폭로하고 봉건계급 타파를 주장한 소설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작품을 분석하여 얻은 결론은, 치부를 한 뒤 신분상승을 꾀하여 양반이 되고자 하는 정선의 한 부자가 마침 어느 몰락양반이 당면한 극한 상황을 계기로 그 양반을 사 가지는 사건을 두고, 같은 양반 계층인 군수가 기지를 써서 이 매매행위를 파기시켜버린 골계소설이라는 것이다. 

 그 까닭은 최초에 설정하였던 관곡 보상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뒤에 군수가 새로 이 사건에 개입한 점, 문권의 내용은 양반이 상인(常人)이 되어 지켜야 할 일들이 제시된 것이 아니고 상인이 양반이 되어 지켜야 할 것만을 요구하는 일방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첫째 문권은 양반이 행하는 일들의 골계적인 표현이며, 둘째 문권은 계약 파기의 적극적인 방법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견해는 작가가 가진 철저한 계급의식을 감안할 때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다. 

〈양반전〉은 부농이 등장하여 경제력에 의한 양반신분획득의 가능성이 나타난다. 그리고 관료사회의 부정이 깊어졌으며, 몰락양반의 비참한 모습이 드러나는 등의 조선 후기의 역사적 상황이 작가의 간결한 필치로 잘 그려진 작품이다. 

 또한 사이사이에 끼여 있는 교묘하고 익살스러운 표현은 독자의 웃음을 유발한다. 속된 표현이라 하여 당대에 많은 비난을 받았던 이 작품은 도리어 그 표현 때문에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할 것이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참고


■ 심화 내용 연구

1. 박지원 소설에 나타난 근대적 성격

  박지원은 다양한 한문 소설을 창작하였다. ‘광문자전’에서는 광문이라는 거지의 의리 있는 행동과 사리사욕과 명예를 추구하는 양반을 대조시키고, ‘마장전’에서는 서민들의 건강한 도덕성과 비속화된 양반들의 사교를 대조시켜 양반 사회를 비판하였으며, ‘예덕선생전’에서는 똥거름 치는 엄 행수의 삶을 통해서 서민의 건실한 생활 철학을 형상화하고 있다.

  한문 소설은 사대부가 주된 창작층이었다. 따라서 사대부들의 세계관이 작품에 반영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사대부의 창작물임에도 불구하고 하층의 시각이 반영되어 있는 작품이다. 풍자란 보통 하층이 상층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하층의 시각을 통해서 상층의 허위적인 삶을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한문 소설은 문어체의 한문으로 되어 있으나, 이 작품에는 구어체도 부분적으로 발견된다. 따라서 이 작품은 사대부의 작품이면서도 하층의 시각을 수용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문학사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


2. 부자가 양반 신분을 사고자 하는 이유

  부자는 자신이 아무리 부유하게 살아도 천대를 받는 것에 비해, 양반은 가난해도 항상 존경을 받는다. 따라서 상민이라는 신분 때문에 양반에게 무시당하거나 수모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양반 신분을 사고자 한다.


3. ‘양반전’에 나타난 사회상

• 신분제의 동요: 돈으로 신분을 사고파는 세태를 보여 줌으로써 엄격했던 신분제가 조선 후기에 점차 붕괴되고 있음을 드러냄.

• 지배층의 허위에 대한 비판: 관념적이고 허례허식에 찬 양반 계층의 삶을 비판하고 있음.

• 새로운 계층의 등장: 평민 부자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시민 계급의 대두를 뜻함.


4. 등장인물의 성격


5. ‘양반전’의 비판 대상

 ‘양반전’은 ‘자서(自序)’에서 밝혔듯이 양반이 지조를 잃고 명절(名節)을 닦지 않으면서 가문을 상품처럼 팔았던 세태를 보고 창안한 작품이다. 연암이 여기서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던 존재는 우선 정선 양반처럼 무기력하고 무능하면서 심지어 신분을 상품화하고 있는 양반과 현달을 했다거나 실세를 했거나 간에 작위나 신분을 이용하여 무단을 자행하는 양반들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군수가 이 매매 사건을 무효화시켰다 해서 그도 비판의 대상이 되는 양반이라고 보는 견해는 일반적으로 조선 후기 관료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선입견의 작용일 뿐 작품 속에서 굳이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정덕(正德)을 닦은 선비라야 받을 존귀를 부로써 얻겠다고 하는 천부의 속물주의도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물론 연암은 조선 후기 서민들의 인간적 자각으로 나타났던 신분 상승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문제의 초점은 현실 양반들의 타락해 버린 세태와 신분 상승의 분위기 속에서 천부가 자신의 부로써 존귀와 양반이 되겠다고 하는 속물주의적 의식이다. 연암이 ‘양반전’에서 관심을 보인 것은 양반다운 양반의 부재와 진정한 의미의 양반, 즉 정덕, 이용 후생의 실학 정신에 바탕을 둔 양반의 상이었다고 하겠다. 따라서 연암은 계급 타파, 봉건 체제의 와해, 양반의 형식주의 타파 등의 사상을 '양반전'을 통해서 형상화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연암은 자신이 추구했던 양반의 상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현실의 양반 군상을 풍자했고, 신분 질서가 와해되는 조선 후기 시대의 배경을 등에 업고 부로써 양반의 존귀를 구하겠다는 천부의 무지를 해학적으로 드러냈다. 

- 김태균, 양반전의 주제 참고


6. ‘박지원’의 대표적인 한문 소설

  ① 호질 : 북곽이라는 유학자와 동리자라는 수절 과부를 등장시켜 이들의 위선적인 생활을 폭로함으로써 당시 사회를 풍자함

  ② 허생전 : 허생의 상행위를 통해 이용후생의 실학 사상을 고취하고, 조선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드러냄

  ③ 광문자전 : 동냥으로 끼니를 이어가는 천인(賤人)의 성실한 삶의 모습을 예찬하며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함

  ④ 예덕선생전 : 똥 푸는 일을 하는 엄행수의 땀흘려 일하는 모습을 그려 노동의 가치를 알리고자 함.


7. 양반 매매 증서의 내용

 1차 증서 : 양반으로서 지녀야 할 덕목과 행실에 관한 것으로 사회의 지도층으로서의 내면적, 인격적 덕목에 관한 것보다는 약간 빈정거리는 어투로 형식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이 부분은 한문학상 독창적인 문체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2차 증서 : 양반의 수탈적 측면을 풍자한 것으로 백성들 위에 군림하여 횡포를 부리는 양반의 속성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8. 박지원 소설의 특징

 풍자적 성격과 사실주의적 특성이다.  연암에 있어 풍자란, 중세적 봉건 사회가 무너져 가고 그 속에서 새로운 사회의 움직임이 싹트기 시작하는 역사적 변화의 시대에 살면서, 그 모든 추억들을 직시했던 비판적 태도로 나타난다.  또한, 그는 서민들의 삶의 세계를 향하여 새로운 의식 세계를 확장하면서 당대 평민층의 모습을 생생하게 포착하는 사실주의적 기법으로 뛰어난 소설적 성과를 이룩했다.

 박지원 소설은 무엇보다도 조선 후기의 양반층의 부패와 허위 의식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풍자하는 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는 중세적 봉건 사회가 무너지고 새로운 근대적 사회의 맹아가 싹트고 있음을 포착한 작가 의식의 발로이기도 한다.

 그는 ‘호질(虎叱)’에서 유학자 북곽 선생을 등장시키고 호랑이의 입을 통해 양반의 허위 의식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또한 그는 ‘허생전’을 통해 당대의 사회적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애쓴 실천적 지식인 허생을 등장시켜 작가 자신의 꿈과 이상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였다. 박지원은 이처럼 현실의 모순에 대한 풍자 정신, 시대의 변화를 민감하게 포착한 사실주의 정신, 봉건 사회의 테두리 안에서 봉건 사회 너머를 꿈꾸었던 시대 정신으로 뛰어난 소설적 성과를 이루었다.


■ 작가 소개

박지원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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