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삐딴 리 - 전광용 줄거리 이인국 박사는 종합 병원을 운영하는 외과 전문의다. 병원은 매우 정결하지만, 치료비가 다른 병원보다 갑절이나 비싸다. 그는 양면 진단(병의 증세보다 경제적 능력을 판단)을 통해 철저히 부를 추구한다. 또한, 경력을 화려하게 할 셈으로 도미할 계획도 세운다. 어느 가을 날, 미 대사관의 브라운과 만날 시간을 맞추려고 회중시계를 꺼내 보다가 30년 전 과거를 회상한다. 그는 일제 강점기 시대 제국 대학을 졸업할 때, 회중시계를 부상으로 받는다. 잠꼬대도 일본어로 할 정도로 완전한 황국 신민으로 동화되어 철저히 일본인으로 살아왔다. ‘國語常用(국어상용)의 家(가)’란 액자도 받았다. 광복 후의 격변기 북한에서 그는 소련군 점령하에 민족 반역자로 낙인찍혀 감옥 생활을 하게 된다. 여..
불신시대 - 박경리 줄거리 한국 동란 와중에 남편과 사별한 진영은 한 점 혈육인 아들 문수마저 엑스레이도 찍지 않고 약도 준비하지 않은 의사의 무관심 때문에 잃어버리고 만다. 아들 문수의 죽음이 가져온 충격은 그녀로 하여금 사회를 불신하게 만든다. 진영의 눈에 비친 사회는 정상이 아니다. 폐결핵인 진영이 찾아간 병원은 한결같이 엉터리였다. Y병원은 주사약의 분량을 속였고 S병원은 건달꾼이 의사 노릇을 하였고 H병원은 빈 외제 약병을 내다 팔았다. 거리에는 가짜 주사약이 난무하고 있었다. 집에 찾아온 여승은 시주로 받아 온 쌀을 팔려고 했고, 문수의 명복을 빌기 위해 찾은 절은 돈이 많고 적음에 따라 대접을 달리하는 타락한 곳이었다. 신앙이 깊어 의지하려 했던 갈월동 아주머니에게 돈을 떼이게 되는 사건, ..
역사(力士) - 김승옥 줄거리 ‘나’(외부 이야기의 화자)는 공원에서 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듣는다. ‘나’(내부 이야기의 화자)는 서울로 유학 와서 희곡을 공부하는 대학생이다. 창신동 빈민가에 살던 ‘나’는 깨끗한 양옥집으로 하숙을 옮기게 된다. 처음에 ‘나’는 매우 낯설어 어리둥절해 한다. 새로 이사 온 이 집은 가풍을 중시하여 조그만 행동도 ‘규칙적인 생활 제일주의’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창신동과는 여러모로 비교가 된다. 창신동 사람들(한 부녀와 영자라는 창녀, 그리고 막노동자 서씨)과 이 집의 사람들은 ‘측량할 길 없는 간격’을 지니고 있다. 며느리에게도 피아노 연습을 시키는 이 집 할아버지와 창신동 하숙집에서 매일같이 딸에게 매질을 퍼붓는 절름발이 사내 사이의 거리는 메워질 수 없다. ‘나’는 창..
젊은 느티나무 - 강신재 줄거리 현규 오빠. 그러나 ‘나(숙희)’는 그를 오빠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 호칭은 부조리의 상징이므로. 그에게서는 늘 비누 냄새가 난다. 그리고 ‘나’에게 가장 슬프고 괴로운 시간이 다가온 것을 깨닫는다. ‘나’는 젊고 아름다운 어머니와 함께 시골 외할아버지 댁에서 살았다.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다. 어느 날, 어머니를 찾아온 서울 모 대학 교수(무슈 리)와 어머니가 재혼한 후 ‘나’도 서울로 와 살게 되고, 그 곳에서 새아버지의 아들, 곧 이복오빠가 되는 대학생 현규를 만난다. 그는 생소하고 어색해하는 ‘나’를 너그럽고 친절하게 대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차차 오누이 아닌 오누이의 관계에서, 현규를 오빠가 아닌 이성으로 느끼며 그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