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사해 바다의 깊이는 닻줄로 잴 수 있겠지만,
임금님의 은덕과 깊이는 어느 줄로 잴 수 있겠습니까? (제1장)
끝없는 복을 누리시며 만수무강하십시오.
끝없는 복을 누리시며 만수무강하십시오.
밝은 달빛 아래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며 지내는 것도 역시 임금님 은혜이시도다.(후렴, 이하 생략)
태산이 높다고 하지만 하늘의 해에 미치지 못하듯이
임금님의 높으신 은덕은 그 하늘과 같이 높으십니다. (제2장)
사해 넓은 바다는 배와 노로 건널 수 있지만
임금님의 넓은 은덕을 이승에서 어찌 다 갚을 수 있겠습니까? (제3장)
일편단심뿐이라는 것을 하늘이시여 아소서.
백골이 가루가 된다한들 단심이야 변할 수 있겠습니까? (제4장)
■ 핵심 정리
작자 : 상진(尙震)으로 널리 알려졌으나, '정도전' 혹은 '하윤'으로 보는 견해도 있음
갈래 : 악장
연대 : 명종 때
형식 : 4장으로 분연된 속요체 악장
성격 : 교술적, 예찬적, 목적적, 송축가
표현 : 임금의 은덕을 극단적인 대상과 비교하여 과장적으로 찬미
주제 : 임금의 은덕과 송축
■ 작품 해설 1
조선 명종 때 문신인 상진(1493~1564년)이 지은 악장(樂章)으로, 군왕의 성덕이 끝이 없음을 칭송하는 내용의 노래로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은 내용이나 표현에서 다른 악장과 마찬가지로 왕조에 대한 과장된 찬사와 아첨하는 언사가 중심을 이루고 있는 목적 문학이다. 형식적으로 볼 때, 분절체로 되어 있다거나 후렴구가 있는 점 등은 고려 가요와 맥을 같이 한다. 그리고 각 장의 1, 2행은 시조와 같이 4음보격으로 되어 있고 같거나 비슷한 구조의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노래는 임금의 높은 은덕을 높은 태산과 깊은 바다에 비유하여 표현함으로써, 임금에 대한 충성스런 마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또 매 장마다 반복법을 통해서 태평성대의 세월과 임금의 은혜에 대한 찬탄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각 장에서 반복되고 있는 구절 가운데 ‘享福無疆(향복무강)’과 ‘亦君恩(역군은)’이라는 어휘는 임금의 장수를 축원하고 그 은혜에 감사하는 내용을 나타내는 말로, 송축가로서의 이 작품의 성격을 분명히 해 준다. ‘역군은이샷다’라는 구절은 당시 맹사성의 ‘강호사시가’와 송순의 ‘면앙정가’ 등에도 나타나 있는 표현이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 작품 해설 2
이 작품의 전체 4장 가운데에서 제3장까지는 첫 줄의 끝이 ‘― 어(거)니와’로 똑같다. 이 어미는 양보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그 다음에 진술되는 것이 훨씬 크고 중함을 뜻하게 된다. 둘째 줄에서 임금님의 은혜가 바다의 깊이, 태산의 높이, 바다의 넓이―그 어느 것보다 크고 중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표현 구조는 오늘날 ‘어머님의 마음’에 나오는 한 구절을 연상하게 해 준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높다 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가 바로 그것이다. 이 두 노래의 표현 구조가 같다는 사실은 우리 문학이 생활과 밀착되어 있다는 점과 전통적이고 보편적이라는 점을 우리에게 확인시켜 준다. 한글 창제로 기록된 국문 문학의 초기 작품에서 이 점을 알 수 있다는 데 이 작품 감상의 한 가지 의의가 있다.
■ 작품 해설 3
조선 초기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악장(樂章). 왕에 대한 송축가(頌祝歌)이며 향악의 곡명이기도 하다. ≪악장가사≫와 ≪고금가곡≫에 가사가 전한다. 지은이와 지은 때는 전하지 않는다. 지은이를 상진(尙震)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상진은 1493년(성종 24)에 나서 1564년(명종 19)에 죽은 사람이다.
이 작품은 조선왕조실록 세종 24년 2월 기록에 “왕께서 관습도감에게 전지를 내리되 이후 조정에서 사신(使臣)의 위안 잔치 때나 정재(呈才)가 없는 행주(行酒) 때에 〈낙양춘 洛陽春〉·〈환궁악 還宮樂〉·〈감군은〉·〈만전춘 滿殿春〉·〈납씨가 納氏歌〉 등의 노래를 섞어 주악하라.”는 말 중에 〈감군은〉이 보인다. 세종 24년은 상진이 태어나기 전이다. 따라서 조선왕조실록 명종 19년 윤2월 기록의 “상진이 임종 때 자제들에게 말하되 내가 죽거든 비를 세우지 말고 다만 단갈(短碣 : 무덤 앞에 세우는 작고 둥근 비석)에 ‘공은 늦게 거문고를 배워 항상, 감군은 한 곡만 탔을 따름이다.’ 라고 새겨라.”라는 말 속에는 자신이 〈감군은〉을 지었기 때문에 그 노래만 항시 불렀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지는 않다. 또한 지은이를 정도전(鄭道傳), 또는 하륜(河崙)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하나 확실한 증거는 없다. 가사는 모두 4절이고 각 절은 5행이다. 각 절에 공통적으로 붙은 후렴은 다음의 3행이다.
향복무강(享福無疆)悧샤 만셰(萬歲)肩 누리쇼셔
향복무강(享福無疆)悧샤 만셰(萬歲)肩 누리쇼셔
일간명월(一竿明月)이 역군은(亦君恩)이샷다
후렴을 제외한 원 가사는 4구체로 볼 수도 있고, 또 큰 2구로 볼 수도 있다. 내용은 1·2절은 왕의 덕택이 바다와 같이 깊고 태산과 같이 높다는 것, 3절은 왕의 은택을 다 갚을 수가 없다는 것, 4절은 일편단심으로 충성을 다하겠다는 것이며, 후렴은 만세 동안이나 복을 누리라는 축원으로 되어 있다.
이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 악보는 ≪대악후보 大樂後譜≫(권5·6)·≪금합자보 琴合字譜≫·≪양금신보 梁琴新譜≫·≪백운암금보 白雲庵琴譜≫이다. 〈감군은〉이 실려 있는 고악보(古樂譜) 중에서 ≪금합자보≫와 ≪양금신보≫는 합자보(合字譜)로 되어 있어 현보(絃譜)에 속함을 알 수 있다. 특히, ≪대악후보≫(권6)·≪양금신보≫·≪금합자보≫에 실려 있는 〈감군은〉에는 ‘개청(皆靑)’이 나올 뿐만 아니라 요성(搖聲)이 쓰인 점으로 보아 현보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대악후보≫ 권5의 〈감군은〉은 요성이 전혀 없고 종지형이 권6의 〈감군은〉에 비하여 고형(古形)이고 장구장단이 나타나 있지 않는다.
그러나 권6의 〈감군은〉은 간음(間音)이 첨가되어 있고 요성이 출현하며 변형된 종지형을 가지고 있고 장구장단이 나타나 있다. 이와 같은 점에서 ≪대악후보≫ 권5의 〈감군은〉이 같은 책 권6의 〈감군은〉보다 오래된 것임을 알 수 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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