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회요 - 윤선도



■ 본문

슬프나 즐거오나 옳다 하나 외다 하나

내 몸의 해올 일만 닦고 닦을 뿐이언정

그 밧긔 여남은 일이야 分別(분별)할 줄 이시랴.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겠다는 의지


내 일 망녕된 줄 내라 하여 모랄 손가.

이 마음 어리기도 님 위한 탓이로세.

아뫼 아무리 일러도 임이 혜여 보소서.

▶충심을 알아주지 않는 데에 대한 하소연과 결백 호소


秋城(추성) 鎭胡樓(진호루) 밧긔 울어 예는 저 시내야.

무음 호리라 晝夜(주야)에 흐르는다.

님 향한 내 뜻을 조차 그칠 뉘를 모르나다.

▶임금을 향한 변함없는 충성심


뫼흔 길고 길고 물은 멀고 멀고.

어버이 그린 뜻은 많고 많고 하고 하고.

어디서 외기러기는 울고 울고 가느니.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어버이 그릴 줄을 처엄부터 알아마는

님군 향한 뜻도 하날이 삼겨시니

진실로 님군을 잊으면 긔 不孝(불효)인가 여기노라.

▶충과 효가 하나라는 깨달음과 임금에 대한 충성


■ 핵심 정리

• 연대 : 조선 후기(광해군)

• 성격 : 우국적

• 제재 : 유배지에서 느끼는 정회(情懷)

• 주제 : 연군지정(戀君之情)

• 특징 :

   ① 감정 이입을 통해 시적 화자의 정서를 드러냄.

   ② 대구법, 반복법을 사용하여 의미와 운율을 동시에 강조함.


■ 현대어 풀이

 슬프나, 즐거우나, 옳다 하나, 그르다 하나, / 내 몸의 할 일만 닦고 닦을 뿐이로다. / 그 밖의 다른 일이야 생각하거나 근심할 필요가 있겠는가?

 나의 일이 잘못된 줄 나라고 하여 모르겠는가? / 이 마음 어리석은 것도 모두가 임(임금)을 위한 탓이로구나. / 그 누가 아무리 헐뜯더라도 임께서 헤아려 주십시오.

 경원성 진호루 밖에서 울며 흐르는 저 시냇물아. / 무엇을 하려고 밤낮으로 그칠 줄 모르고 흐르는가? / 임 향한 내 뜻을 따라 그칠 줄을 모르는 것인가?

 산은 끝없이 길게 길게 이어져 있고, 물은 멀리 멀리 굽어져 있구나. / 부모님 그리워하는 뜻은 많기도 많다. / 어디서 외기러기는 슬피 울며 가는가?

 어버이 그리워할 줄은 처음부터 알았지만 / 임금 향한 뜻도 하늘이 만드셨으니 / 진실로 임금을 잊으면 그것이 불효인가 하노라.


■ 작품 해설 

  이 작품은 작가가 광해군 10년, 권신 이이첨을 탄핵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함경도로 유배되었을 때 지은 것이다. 제1수에서 시적 화자는 남이야 어떻게 말하든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그리고 2수에서는 자신이 한 잘못된 행동도 결국은 임(임금)을 위한 것임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결백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 다음 제3수와 제4수에서는 분위기를 전환시켜 자신은 임금에 대해 변함없이 충성을 다할 것이라며 충에 대한 결의를 다지고, 부모님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을 언급하고 있다. 제5수에서는 충과 효가 결국 하나라는 깨달음을 얻고 충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고,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하려는 도도하고 강직한 성품과 임금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심,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불효를 하게 된 것에 대한 서글픔 등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 심화 내용 연구

1. 윤선도의 ‘상소문’ 중 일부

  군신(君臣)의 대의(大義)를 아뢰나이다. 신의 아버지는 저의 상소를 금하려 한즉 국가를 저버릴까 두렵고, 받아들이려 한즉 그 아들이 죽음으로 나가는 것을 불쌍히 여겨서 멍하니 앉았고 묵묵하게 말이 없었습니다. 신이 상소를 올린다는 말을 듣고는 신의 손을 잡고서 눈물을 흘리며 울고 슬피 목이 메었으니, 어찌 슬퍼하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엎드려 바라건대, 성스럽고 자비로운 임금님께서는 비록 신을 무거운 법에 놓아 주시되 이 때문에 늙은 아버지에게 화(禍)가 미치게 하지 마시면 영원히 천하 후세에 충신 효자들의 귀감이 될 것입니다.


▶ 작가 윤선도는 30세 때 권신(權臣) 이이첨의 죄를 규탄하는 ‘병진소(丙辰疏)’를 올렸다. 윤선도는 죽음을 각오하고 당시 집권 세력들의 죄상을 격렬하게 규탄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도리어 이로 인해 모함을 받아 함경도 추성(秋城)으로 유배되고, 그곳에서 ‘견회요(遣懷謠)’를 지었다. 이 상소문과 ‘견회요’ 제5수는 그 논리 구조나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어떻게 보면 상소문의 이 부분을 ‘견회요’ 제5수로 옮겨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상소를 저버리면 임금에게 충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상소를 올리는 행위는 자신이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상하지 않고 지키는 것이 효도의 처음이라고 여기는 유학자인 윤선도에게 불효가 된다. 이 둘 사이에 서 작가는 갈등하지만 곧, 충과 효를 통합하는 방법을 간구하고 있다. 즉, 상소를 올리는 일은 충에 해당하고 늙은 아버지에게 화가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은 효에 해당한다.




■ 작가 소개

 윤선도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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