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 - 작자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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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德(덕)으란 곰예 받고, 福(복)으란 림예 받고,
   德(덕)이여 福(복)이라 호, 나라 오소다.
   아으 動動(동동)다리. ▶임의 덕과 복을 빎(서사). - 송도(頌禱)

㉯ 正月(정월)ㅅ 나릿므른 아으 어져 녹져 논,
   누릿 가온 나곤 몸하 올로 녈셔.
   아으 動動(동동)다리. ▶홀로 살아가는 외로움 - 고독(孤獨)

㉰ 二月(이월)ㅅ 보로매 아으 노피 현 燈(등)ㅅ블 다호라.
   萬人(만인) 비취실 즈샷다.
   아으 動動(동동)다리. ▶빼어난 임의 인품 - 송축(頌祝)

㉱ 三月(삼월) 나며 開(개) 아으 滿春(만춘) 욋고지여.
   브롤 즈 디녀 나샷다.
   아으 動動(동동)다리. ▶아름다운 임의 모습 - 송축(頌祝)

㉲ 四月(사월) 아니 니저 아으 오실셔 곳고리새여.
   므슴다 錄事(녹사)니 녯 나 닛고신뎌.
   아으 動動(동동)다리. ▶무심한 임에 대한 원망 - 애련(哀戀)

㉳ 五月(오월) 五日(오일)애, 아으 수릿날 아 藥(약)은
   즈믄  長存(장존)샬 藥(약)이라 받노다.
   아으 動動(동동)다리. ▶임의 장수(長壽) 기원 - 기원(祈願)

㉴ 六月(유월)ㅅ 보로매 아으 별해 룐 빗 다호라.
   도라보실 니믈 젹곰 좃니노다.
   아으 動動(동동)다리.      ▶임에게 버림받은 신세 한탄 - 애련(哀戀)

㉵ 七月(칠월)ㅅ 보로매 아으 百種(백종) 排(배)야 두고,
   니믈   녀가져 願(원)을 비노다.
   아으 動動(동동)다리.       ▶임과 함께 살고 싶은 소망 - 연모(戀慕)

㉶ 八月(팔월)ㅅ 보로 아으 嘉俳(가배) 나리마,
   니믈 뫼셔 녀곤 오낤 嘉俳(가배)샷다.
   아으 動動(동동)다리.        ▶임이 없는 한가위의 슬쓸함과 그리움 - 연모(戀慕)


㉷ 九月(구월) 九日(구일)애 아으 藥(약)이라 먹논 黃花(황화)
   고지 안해 드니, 새셔 가만얘라.
   아으 動動(동동)다리.  ▶임이 없는 고독과 한 - 적요(寂寥)

㉸ 十月(시월)애 아으 져미연 다호라.
   것거 리신 後(후)에 디니실  부니 업스샷다.
   아으 動動(동동)다리. ▶임에게 버림받은 서글픔 - 애련(哀戀)

㉹ 十一月(십일월)ㅅ  자리예 아으 汗衫(한삼) 두퍼 누워
   슬라온뎌 고우닐 스싀옴 녈셔.
   아으 動動(동동)다리. ▶임 없이 홀로 살아가는 서글픔과 상사의 괴로움 - 비련(悲戀)

㉺ 十二月(십이월)ㅅ 분디남로 갓곤, 아으 나 盤(반) 져 다호라.
   니믜 알 드러 얼이노니, 소니 가재다 므노다.
   아으 動動(동동)다리.       ▶임과 맺어질 수 없는 운명에 대한 한탄 - 애련(哀戀)

■ 핵심 정리
갈래 : 고려가요
성격 : 이별가, 서정적, 민요풍
형식 : 전13연의 월령체
특징
 ① 계절의 변화에 따른 사랑의 감정을 노래함
 ② 여음구 ‘동동(動動)’은 북소리 ‘둥둥’을 흉내낸 의성어
 ③ 영탄법, 직유법, 은유법 등 다양한 수사법을 활용
 ④ 임에 대한 송축과 연모의 정이 어우러짐
 ⑤ 국문학사상 최초의 월령체 노래로 노래에 나오는 명절과 풍속은 민속 연구의 귀중한 자료
구성
 1연 : 서사 : 임에 대한 송축
 2연 : 1월령 : 자신의 외로운 처지(나릿물)
 3연 : 2월령 : 임의 빼어난 모습 찬양(등불)
 4연 : 3월령 : 임의 아름다운 모습 찬양(달욋곳)
 5연 : 4월령 : 자신을 찾지 않는 임에 대한 원망(곶고리)
 6연 : 5월령 : 임의 장수에 대한 기원(단오, 아침약)
 7연 : 6월령 : 임에게 버림받은 처지 비관(유두절, 빗)
 8연 : 7월령 : 임을 따르고자 하는 염원(백종)
 9연 : 8월령 : 임없는 한가위의 쓸쓸함(한가위)
 10연 : 9월령 : 임의 부재로 인한 고독(중앙절, 황화)
 11연 : 10월령 : 버림받은 사랑에 대한 회한(바랏)
 12연 : 11월령 : 임없이 살아가는 슬픔(한삼)
 13연 : 12월령 : 임과 맺어지지 못하는 인연의 기구함(져)
주제 : 계절의 변화에 따라 일어나는 임에 대한 연정

■ 현대어 풀이
㉮ 덕은 뒤에(뒷잔에, 신령님께) 바치옵고, 복은 앞에(앞잔에, 임에게) 바치오니 / 덕이며 복이라 하는 것을 드리러 오십시오.
㉯ 정월의 냇물은 아아, 얼었다가 녹으려 하는데 / 세상에 태어난 이 몸은 홀로 살아가는구나.
㉰ 2월 보름(연등일)에 아아, 높이 켠 등불 같구나. / 온 백성(만인)을 비추실 모습이로구나.
㉱ 3월 지나면서 핀 아아 늦봄의 진달래꽃이여 / 남이 부러워할 모습을 지니셨구나.
㉲ 4월을 아니 잊고 아아 오셨구나, 꾀꼬리새여. / 어찌하여 녹사(錄事)님은 옛날의 나를 잊으셨는가?
㉳ 5월 5일(단오일)에 아아 단옷날 아침에 먹는 약은 / 천 년을 사실 약이기에 바치옵나이다.
㉴ 6월 보름(유두일)에 아아 벼랑에 버려진 빗 같구나. / 돌아보실 임을 잠시나마 따르겠나이다.
㉵ 7월 보름(백중일)에 아아 온갖 종류의 음식을 차려 두고 / 임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소원을 비옵나이다.
㉶ 8월 보름(한가위)은 아아 한가윗날이지마는 / 임을 모시고 지내야만 오늘이 뜻있는 한가위이도다.
㉷ 9월 9일(중양절)에 아아 약으로 먹는 국화 / 꽃이 집 안에 피니 초가집 안이 고요하구나.
㉸ 10월에 아아 베어 버린 보리수나무 같구나. / 꺾어 버리신 후에 (나무를) 지니실 한 분이 없으시도다.
㉹ 11월 봉당 자리에, 아아 한삼을 덮고 누워 / 슬프구나, 고운 임을 (여의고) 제각기 살아가는구나.
㉺ 12월 분디나무로 깎은 아아 (임에게) 차려 드릴 소반 위의 젓가락 같구나. / 임의 앞에 들어 놓았더니, 손님이 가져다가 입에 물었나이다.

■ 작품 해설 1
  이 노래는 여인의 정(情)과 한(恨)을 열두 달에 걸쳐 노래한 열두 개의 연과 서사(序詞) 한 연을 합쳐 총 13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분절체 형식과 후렴구 사용 등에서 고려 가요의 형식을 그대로 지니고 있으나, 월령체라는 점이 이색적이다. 서사를 비롯하여 2, 3, 5월령은 송도(頌禱)적 성격이 강하고, 나머지 월령은 계절에 따라 느껴지는 이별의 정한과 임을 그리는 정을 애절한 사연과 함께 간절히 노래하고 있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 작품 해설 2
  이 노래는 국문학사상 최초의 월령체 노래로, 서사 1연과 여인의 정한(情恨)을 열 두 달에 걸쳐 노래한 12연을 합쳐 총 13연으로 구성된 연가(戀歌)이다. 서사는 송도(頌禱)의 노래로 민간에서 불려지던 노래가 궁중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덧붙여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제2연부터가 본사인데, 일 년 열 두달에 맞추어 각각 한 연씩 노래한 것으로 각 연의 끝에는 후렴이 붙어 있다. 자연의 순환과 인정의 바뀜, 즉 계절이 바뀌는 것과 한 여인의 사랑과 좌절을 겪으면서 보여 주는 미묘한 심리 변화가 잘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매달의 세시 풍속을 들어 고려 시대의 생활상을 이해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된다.

■ 심화 내용 연구
1. ‘동동’의 배경 설화
 고려가요. 지은이·연대 미상. 고려시대부터 구전(口傳)되어 왔으며, 조선시대의 《악학궤범(樂學軌範)》에 한글로 가사가 실려 있다. “덕(德)으란 곰에 받고 복(福)으란 림에 받고 덕이여 복이라 흐 나라 오소이다. 아으 동동(動動) 다리 정월(正月)ㅅ 나릿 므른…”. ‘동동’이라는 곡명은 후렴의 ‘아으 동동 다리’에서 따온 듯하며, 이익(李瀷)의 말과 같이, ‘동동’은 북소리를 모방한 ‘둥둥’일 것이다. 노래의 형식은 전편 13장으로 초장은 서사(序詞)이고, 남은 12장은 정월부터 12월까지 남녀의 사랑을 월령체(月令體)로 엮었다. 고려·조선시대에 조정에서 연주·가창되었고, 특히 연중나례(年中儺禮) 뒤에 동동무(動動舞)라 하여 노래에 수반하는 독특한 무용이 있었다.
 ‘동동’은 <악학궤범>에 전하며, <문헌비고(文獻備考)>와 <임하필기(林河筆記)>에 의하면 합포만호유탁(合浦萬戶柳濯)>이 자못 위엄이 있었는데, 왜군이 장생포에 침입하였을 때 유탁이 바라보매 왜군이 싸우지 못하고 물러갔으므로 군사들이 기뻐서 노래를 지어 찬미했다고 한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군사적으로 관계 있는 어구는 찾아볼 수 없고, 생활 풍속과 관련시켜 정서를 노래한 시가이다.

2. ‘동동’의 내용상 특징
 이 노래는 시상(詩想)의 일관된 흐름을 보여 주지 않을뿐더러, 각 연마다 나타나는 주제도 통일되어 있지 않아 한 작가의 일관된 정서의 표출이라고 보기 힘들다. 서사와 2, 3 ,5월령은 임의 순수한 송도(頌禱)이다. 이 때의 ‘임’은 임금이거나 임금처럼 높이 추앙된 공적(公的)인 사람일 수 있다. 그러나 정월, 4월령은 개인적 정서, 즉 구체적인 ‘나의 고독’이며, ‘나의 임’에 대한 원망(願望)적 호소이다. 6, 7, 8월령은 공적 정서와 개인적 정서의 애한(哀恨)이 함께 융합된 중간적 정감의 노래이다. 따라서 이 노래는 원래 연가(戀歌)적 민요가 궁중에 흘러들어 궁중 연악으로 쓰이면서 변형되었으리라 추측된다. 형식은 민요풍으로서 시어의 구사가 뛰어나며, 현실적으로 맺어질 수 없는 사랑의 비극성을 내포한 서정시다. ‘동동’은 ‘농가월령가’ 같은 후대의 월령체에 영향을 주었으리라 짐작된다.

3. ‘동동’의 서사(序詞)  
  고려 가요는 민속 가요를 궁중 악곡의 가사로 전용하게 됨에 따라 생겨난 새로운 형태의 시가 장르이다. 고려 가요의 개작 과정에서 새롭게 부과된 형식적 요소 가운데 하나는 송도(頌禱)와 기축(祈祝)의 의미를 담고 있는 서사부의 사용이다. 이러한 서사부는 작품의 주제와는 동떨어진 내용을 담고 있다. ‘동동’이 궁중에서 불리었다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동동’의 서사 역시 의식가의 절차를 갖추기 위해 후대에 덧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등장하는 임은 개인적 정서와 관계된 임으로 볼 수도 있지만, 임금과 같은 공적인 존재로서의 임이라는 의미를 짙게 풍긴다.

4. ‘동동’에서 후렴구의 기능
  고려 가요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후렴구의 사용이다. 고려 가요에서 후렴구는 양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할 뿐 아니라 본사부와 어울려 작품 전체의 주도적인 리듬으로 기능한다. 또한, 음악적 흥취를 고취시키거나, 연장체일 경우 연을 나누는 구실을 하기도 한다.

5. ‘동동’에 나타난 고려 가요적 특성  
  ‘동동’은 달거리 즉 열두 달 계절의 변화에 따라 남녀의 이별의 정한과 임을 그리는 여인의 그리움을 나열한 구조에서 고려 가요적인 속성을 찾을 수 있다. 전체에 일관되게 흐르는 내용은 축도(祝禱)와 사랑이지만, 매달의 특성에 기대어 송축과 찬양, 떠나버린 임에 대한 원망과 한스러움, 그리움 등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우리 문학 최초의 월령체인 이 노래는 분연체 형식으로 구성되었으며 매 연마다 후렴구를 구사한 점 등 형태적인 면에서 고려 가요의 일반적인 특성을 보여준다.

6. ‘동동’에 나타나 있는 세시 풍속
• 연등 행사: 연등은 정월 보름에 불을 켜고 부처에게 복을 빌며 노는 놀이로서, 이 같은 풍습은 신라 때부터 있어 왔는데, 고려 태조 때부터는 백성의 복을 빌기 위하여 나라에서 해마다 열었다. 이 행사는 고려 현종 때 정월 보름에서 2월 보름으로 바뀌었고, 그대로 공민왕 때까지 답습되었다.
• 단오의 아침 약: “동국세시기(東國歲詩記)”의 ‘午時採益母草(오시채익모초)’라는 구절이 있는 것으로 보아 ‘수릿날 아 약(樂)’은 익모초인 듯하다.
• 유두: 신라 때부터 6월 보름이 되면 음식물을 가지고 동류수(東流水: 동쪽에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아 액(厄)을 떨어 버리고 잔치를 베풀며 하루를 보냈다. ‘별해 바룐 빗’은 액땜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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