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처용가(處容歌) - 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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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문

처용아비를 누가 지어 세우는가
바늘도 실도 없이 바늘도 실도 없이
처용아비를 누가 지어 세우는가
많고 많은 사람들이여
십이 제국이 모두 모여 세운
아, 처용아비를, 많고 많은 사람들이여
버찌야, 오얏아, 녹리야
빨리 나와 내 신코를 매어라
안 매어 있으면 나올 것이다, 나쁜 말
동경 밝은 달과 밤늦도록 노니다가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구나
아, 둘은 내 것이거니와 둘은 누구의 것인가
이런 때 처용아비가 보시면
열병신이야 횟거리*로다
천금을 주겠습니까 처용아비여
칠보를 주겠습니까 처용아비여*
천금 칠보도 그만두오
열병신을 날 잡아 주소서
산이나 들이나 천 리 외에
처용아비를 피하여 가고져
아, 열병대신의 발원이시로다

* 횟거리: 횟감. 회를 만드는 데에 쓰는 고기나 생선.
* 천금을 주겠습니까 처용아비여 / 칠보를 주겠습니까 처용아비여: 본문과 달리 ‘천금을 드릴까요 처용아바 / 칠보를 드릴까요 처용아바’로 해석하여, 뭇사람이 처용을 달래는 말로 보는 경우도 있음.

2. 핵심 정리

• 갈래 : 고려가요
• 성격 : 주술적
• 주제 : 가정을 침범한 역신을 구축함. 벽사진경
• 특징 :
① 무가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
② 영탄적 어조를 통해 감정을 표현함
③ 향가 ‘처용가’의 작품 이해에 단서가 됨
④ 화자가 역신이나 처용과의 대화를 드러내어 희곡적 특성을 보여줌
• 구성 :
 1~6행: 처용아비에 대한 예찬
 7~9행: 집으로 돌아가려는 처용
 10~14행: 열병신의 침범을 확인한 처용
 15~18행: 열병신을 잡아 달라는 요청
 19~21행: 처용을 피해 달아나고 싶은 열병대신

 

3. 작품 해설

 이 작품은 향가 「처용가」를 바탕으로 형성된 고려 가요로 축사(逐邪)의 내용을 지닌 일종의 무가이다. 향가 「처용가」의 내용을 본문 중에 담고 있으며, 크게 네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본문에는 처용의 위대함을 드러내는 부분, 한밤중에 돌아온 처용이 열병신을 마주하는 모습, 처용아비를 두려워하는 열병대신의 모습 등이 제시되어 있다.

- 수능특강 사용설명서 참고

4. 작품 해설

 '고려처용가'는 신라 향가인 '처용가'에서 유래되었다. '고려처용가' 가운데 향가 '처용가'의 끝 2구를 제외한 6구가 포함되어 있어 그 연관성이 확인된다. 하지만 내용과 형식에서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삼국유사" '처용랑 망해사(處容郞 望海寺)'조에, 처용이 아내를 범한 역신(疫神)을 춤과 노래로 용서하자 “이후부터는 공의 형상을 그린 것만 보아도 그 문에 들어가지 않겠습니다.”라고 맹서한 후, 이로 인하여 나라 사람들이 처용의 모습을 그려 문에 붙여 사기(邪氣)를 물리치고 경사스러움을 맞아들였다는 데서 향가 '처용가'는 역신 퇴치의 주술적 기능이 인정되지만, '고려처용가'는 궁중의 나례(儺禮)와 결부되어 '처용희(處容戱)」, '처용무(處容舞)'로 발전되면서 주술의식으로 자리 잡기 때문이다. <중략>

 '고려처용가'는 향가 '처용가'와 달리 처용의 형상에 대한 묘사와 찬양, 역신에 대한 위협적인 언술, 처용에 대한 역신의 발원 등이 서사적 구조로 짜여 있다. 특히 처용의 힘을 빌려 역신을 물리치기 위한 독특한 극적 형식은 고려가요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 준다. 그러므로 '고려처용가'는 향가 '처용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뿐 아니라 궁중의 연희와 나례에서 실연된 연희성과 제의성의 두 요소가 복합적으로 계승되었다는 특이성으로 인해 그 문학사적 의의가 재조명된다.

 

고려처용가

작자와 연대 미상의 고려속요. [구성 및 형식] 가사로 볼 때는 4단 또는 5단 구성, 악곡으로 볼 때는 전강·후강·대엽의 강엽구조를 2번 반복. [내용] 「고려처용가」는 신라 향가인 「처용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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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심화 내용 연구

1. ‘처용가’의 발전 양상

 신라의 향가인 '처용가'는 고려에 와서 궁중의 나례(儺禮, 잡귀를 쫓기 위한 의식)와 결부되어 '처용희', '처용무'로 발전되었다.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는 제야(除夜)에 구나례(驅儺禮)를 행한 뒤 두 번 처용무를 연주하여 그 가무와 노래가 질병을 몰아내는 주술적 양식으로 바뀌었다.

 

2. 향가 ‘처용가’와 고려 가요 ‘처용가’에 나타난 처용의 성격(지학사 참고)

 향가 ‘처용가’는 아내를 범한 역신에게 관용을 베푸는 처용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것이 고려 시대로 이어져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비문학의 형태를 따르게 되면서 ‘벽사진경(辟邪進慶)’이라는 민간 풍속의 의미가 더 강하게 개입된다. 그러면서 향가 ‘처용가’의 앞뒤에 많은 사설을 더하여 극시의 형태로 개작한 고려 가요 ‘처용가’가 등장한다. 고려 가요 ‘처용가’는 향가 ‘처용가’와는 달리 처용의 모습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역신에 대한 분노가 절실하게 나타나 있다. 즉, 역신을 내쫓는 처용의 의미가 강조되어 축사신(逐邪神: 귀신이나 요사스러운 기운을 물리쳐 내쫓는 신)의 모습이 직접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처용가(고려가요) - 작자미상.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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