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춘향가(小春香歌) - 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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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문

춘향의 거동 보아라
오른손으로 일광을 가리고
왼손 높이 들어 저 건너 죽림 보인다
대 심어 울하고 솔 심어 정자라
동편에 연당(蓮塘)이요 서편에 우물이라
노방(路傍)에 시매오후과(時買五侯瓜)*요 문전(門前)에 학종선생류(學種先生柳)*라
긴 버들 휘늘어진 늙은 장송
광풍에 흥을 겨워 우줄우줄 춤을 추니
저 건너 사립문 안에 삽살개 앉아
먼 산만 바라보며 꼬리 치는 저 집이오니
황혼에 정녕 돌아오소
떨치고 가는 형상 사람의 뼈다귀를 다 녹인다
너는 웬 계집이건대 나를 종종 녹이느냐
너는 웬 계집이건대 장부의 간장을 다 녹이나
녹음방초승화시(綠陰芳草勝華時)*에 해는 어이 더디 가고
오동추야(梧桐秋夜) 긴긴 달에 밤은 어이 수이 가노
일월무정(日月無情) 덧없도다 옥빈홍안(玉鬢紅顔) 공노(空老)로다
우는 눈물 받아 내면 배도 타고 가련마는
지척동방 천 리인가 어이 그리 못 보는고

 

* 노방에 시매오후과: 길가에서는 때에 맞게 오후들이 오이를 팔고 있음. 오후는 권세 있고 부귀한 사람들을 뜻하는 말.
* 문전에 학종선생류: 문 앞에는 오류 선생을 본받아 버드나무를 심음. 오류 선생은 도연명의 호이며, 자기 집 문 앞에 버드나무 다섯 그루를 심었다고 함.
* 녹음방초승화시: 우거진 나무 그늘과 향기로운 풀이 꽃보다 아름다운 때. 여름철 화사한 때를 말함.

2. 핵심 정리

• 갈래 : 잡가
• 성격 : 애상적, 과장적
• 주제 : 만남과 이별에 대한 춘향과 몽룡의 희비(喜悲)
• 특징 : 
① 판소리 춘향가와의 논리적 연관성은 다소 부족함
② 감정이입과 자연물을 의인화하여 표현함
③ 과장된 표현을 통해 인물의 처지를 부각함
④ 인물의 말을 직접 제시하여 정서를 드러냄
⑤ 대구적 표현과 대조되는 어휘를 사용함
• 구성 :
 1~11행: 몽룡에게 자신의 집을 알려 주는 춘향의 모습
 12~16행: 춘향에 대한 몽룡의 연정
 17~19행: 이별한 몽룡에 대한 춘향의 그리움과 슬픔

 

3. 작품 해설

 이 작품은 판소리 「춘향가」 중 당시 관객들이 선호했던 장면을 조합하여 노래로 만든 조선 시대 후기 십이 잡가의 하나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춘향가」의 대목은 춘향과 몽룡이 만나는 장면과 몽룡과 헤어진 후 춘향이 슬퍼하는 장면인데, 이 작품에서는 논리적 연관성 없이 이러한 장면을 축약, 변형, 확대하여 편집하는 방식을 통해 제시함으로써 「춘향가」의 흐름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 수능특강 사용설명서 참고

4. 작품 해설

 '소춘향가'는 경기 십이잡가의 하나이다. 노랫말의 내용은 전반 ‘황혼에 정녕히 돌아를 오소’까지가 춘향이 이도령에게 자기 집을 알려 주는 대목이고, 중반은 춘향에 대한 이도령의 연정을 표현하고 있다. 춘향은 넌지시 자기 집을 에둘러 알려주고, 이도령은 애가 타는 대목이다. 마지막 ‘녹음방초승화시’부터는 오히려 춘향이가 애타게 이도령을 기다리는 대목이다. 젊은 남녀의 연애심리를 잘 드러내주는 노랫말이다. 판소리 『춘향가(春香歌)』의 일부분을 보여준다는 뜻으로 「소춘향가(小春香歌)」라 하였다. 

 

소춘향가

「소춘향가」는 경기 십이잡가의 하나이다. [노랫말] 춘향(春香)의 거동(擧動) 봐라 오인 손으로 일광(日光)을 가리고 오른손 높이 들어 저 건너 죽림(竹林) 보인다 대 심어 울하고 솔 심어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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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심화 내용 연구

1. 감정이입과 의인법의 활용

 이 작품에서 ‘광풍에 흥을 겨워 우줄주줄 추을 추니’라는 부분은 불어오는 바람에 나무들이 춤을 추고 있다는 표현이다. 이는 몽룡을 만나는 것에 대한 춘향의 기대감을 나무에 감정이입하고 의인화된 표현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2. 대구적 표현과 대조되는 어휘

 이 작품에서 ‘녹음방초승화시에 해는 어이 더디 가고 / 오동추야 긴긴 달에 밤은 어이 수이 가노’, ‘일월무정 덧없도다 옥빈홍안 공노로다’라는 부분은 대구적 표현을 활용하였다. 앞선 내용은 기다림의 시간은 더디 가고, 만남의 시간은 빨리 흘러간다는 의미이며, 뒤의 내용은 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아름다운 얼굴은 허무하게 늙어간다는 삶의 무상함을 강조하고 있다. 

 

3. 과장된 표현의 활용

 이 작품에서 ‘우는 눈물 받아 내면 배도 타고 가련마는’이라는 표현은 임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을 흘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의미로, 눈물이 너무 많이 흘러 바다를 이루고 이에 배를 탈 수 있다는 과장법을 활용하여 임에 대한 그리움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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