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예사 - 황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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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체 줄거리(부산향토문화백과 참고)

 서울을 떠난 나의 가족들은 대구의 변호사 댁 헛간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뜰 구석에 거적닢 변소까지 만들어 생활한다. 그러나 큰 저택의 변호사 가족은 ‘사람의 행실을 해야 사람이 아니냐’며 모멸감을 안겨 주면서 연탄을 들여야 한다는 이유로 헛간을 비워 달라고 요구한다. 피란민의 절박한 사정을 모르는 이들의 그늘 없는 일상과 매몰찬 인정에 나는 노여운 감정을 갖지만, 어쩔 수 없이 처제네로 가기 위해 부산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처제가 살고 있는 변호사 집도 식모를 두어야 한다는 이유로 집주인은 방을 비워 달라고 독촉한다. 노골적인 이해타산으로 타인의 고통에 냉담한 변호사 영감과 물리적 폭력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변호사의 젊은 아들 앞에서 나는 무기력한 가장일 뿐임을 뼈저리게 경험하고, 인간이 아니라는 낙인과 멸시의 눈초리에 굴욕과 증오의 감정을 갖는다.

 가족들은 처제네와 부모 집, 외가 등으로 분산하여 숙박하고, 아내는 국제 시장에서 옷가지 장사에 나서며, 어린 자식들은 서면 등지에서 몇 센트의 군표를 얻기 위해 미군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 나는 자신과 가족들이 삶의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피에로, 재주를 부리는 곡예사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지만, 죽지 않기 위해 재주를 부리는 삶의 비참을 해학적으로 수용하고 어린 자식들의 순진성을 통해 미래의 희망을 타진한다.

2. 핵심 정리

• 갈래 : 현대소설
• 성격 : 비판적, 사실적, 낙관적
• 제재 : 대구와 부산에서의 피난살이
• 주제 : 긍정적 삶의 자세로 피난살이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
• 특징 :
 ① 전쟁으로 인한 피난살이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줌
 ② 피란민과 집주인을 대비하여 피란민의 고통을 강조함
 ③ 결말을 열어 놓음으로써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함

 

3. 작품 해설 1

 이 작품은 대구와 부산에서의 피난살이의 경험을 자전적서사의 형식을 빌려 표현하고 있다. 작품에서 서술자 ‘나’는 작품의 서술 주체인 동시에 실제 작가 ‘황순원’으로 호명된 작중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체험의 진실성을 더 절절하게 전달한다. 더불어 서술자는 작중 인물의 고통스러운 삶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객관화하여 오히려 독자의 반어적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

- 수능완성 해설 참고

4. 작품 해설 2

「곡예사」는 6·25 전쟁 당시 대구와 부산 등의 피란지에서 황순원이 겪은 피란 체험을 1인칭 시점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야기는 대구의 변호사 집 헛간에서 겪게 되는 수모와 부산의 변호사 집에서 겪는 멸시를 주축으로 구성되며, 지상의 방 한 칸을 구할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동요를 부르는 아이들의 천진성에서 미래의 희망을 엿보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황순원의 다른 작품들이 대체로 객관적인 입장에서 전쟁의 참화를 관찰한 것과 달리, 자전적인 성격을 드러낸 「곡예사」는 피란지의 원주민들이 피란민에게 드러내는 비정하고 천박한 태도에 강력한 분노와 증오를 드러낸다.

- 부산향토문화백과 참고

 

5. 심화 내용 연구

1. 「곡예사」가 지닌 특징(부산향토문화백과 참고)

 「곡예사」의 특징은 첫째, 피란지 공간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장소의 미시적인 요소까지 담아낸 데 있다. 남포동, 부민동과 아내가 좌판을 펼치고 있는 국제 시장, 아이들이 장사하는 서면뿐 아니라 부성교, 동아 극장, 보수 공원, 경남중학 등 피란지라는 미시 공간은 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과 결합하여 지리적 정체성을 형성한다.

 두 번째 특징은 가족의 직접적 피란 경험을 통해 전쟁을 일상의 연장으로 파악한다는 데 있다. 「아이들」과 「메리 크리스마스」, 「어둠 속에 찍힌 판화」 등도 대구와 부산에서 겪는 가족의 피란 체험을 다루고 있는데, 이러한 체험 속에서 전쟁은 살육과 선혈이 채워진 공포의 시간만이 아니라 먹고 자고 배설하는 일상적 삶의 연장에 있는 것으로 형상화된다.

 

2. 「곡예사」의 의의와 평가(부산향토문화백과 참고)

 전쟁의 폭력성과 분단의 비극을 역사적인 관점과 맥락에서 다룬 장편 소설과 달리, 「곡예사」는 가족의 피란 체험을 개인적인 관점에서 경험한다. 전쟁이 전선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하루하루의 구복을 염려해야 하는 피란 생활 또한 전쟁과 다를 바 없다. 심지어 「곡예사」에는 피란지 부산에서 더 이상 밀려날 곳이 없다는 땅끝 의식조차 없다. 이들 가족에게 전쟁은 포격이나 끔찍한 살상으로만 감각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니 먹어야 하고 먹었으니 배설해야 하며 잠들 거처가 필요하다는 것, 달리 말해 전쟁은 일상적 삶의 폐기가 아니라 지속이라는 것이다.

 이런 절박한 일상의 경험이 어린아이들이라고 비켜 가는 것은 아니다. 성인의 경험과 아이들의 경험이 다르지 않을 때, 아이들은 훌쩍 어른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 살기 위해 어린 소년들은 심지어 지랄병 연기까지 해야 한다. 그러나 「곡예사」에서 아이들이 영악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작가는 아이다운 천진성을 신뢰함으로써 미래의 희망을 기대하며, 그렇기 때문에 「곡예사」는 성인의 자기모멸이나 쓰디쓴 환멸 체험에 매몰되지 않는다.

 

6. 작가 소개

황순원 – 20세기 한국 문학의 탐험 2

 

황순원

황순원(黃順元, 1915~2000)은 시인으로 출발해 단편 작가를 거쳐 장편 작가로 나아가는 문학적 궤적을 보인, 해방 이후 이 땅의 대표적인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황순원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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