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아실 이 - 김영랑




■ 본문

내 마음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디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는 티끌과

속임 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 드리지


아! 그립다

내 혼자 마음 나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 맑은 옥돌에 불이 달아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



■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순수시

성격 : 낭만적, 유미적, 여성적

제재 : 내 마음

특징

 ① 비유와 상징을 통해 순수한 ‘내 마음’을 형상화함

 ② 여성적 어조로 시적 화자의 섬세한 정서를 표현함

 ③ 시적 허용을 사용하여 운율감을 형성함

 ④ 가정과 자문자답의 형식을 활용하여 시상을 전개함

구성

 1연 : 임의 존재에 대한 가정

 2연 : 임에게 바치고 싶은 마음

 3연 : 임의 존재에 대한 회의

 4연 : 임의 부재에 대한 안타까움

주제 : 임의 부재에 대한 안타까움과 임에 대한 그리움


■ 작품 해설

 이 시는 내 마음을 알아줄 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과 결국, 그러한 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슬픔과 안타까움을 노래한 작품이다. 이 시에서 시적 화자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임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겠다는 고백을 중심으로 자문자답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자문자답의 형식과 더불어 여성적 어조는 화자의 내밀한 마음을 드러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상징적인 시어를 통해 시적 화자의 정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티끌(내적 고뇌, 번민)’, ‘눈물(내면적 슬픔, 순수, 진실)’, ‘보람(삶의 가치)’, ‘옥돌(은근한 사랑)’등의 시어를 통해 화자의 섬세하고 고운 서정의 세계를 구체적이고 감각적으로 형상화하였다. 그리고 ‘꿈(현실 부재)’과 ‘연긴 듯’ 희미하게 사라지는 소멸의 이미지를 작품의 후반부에 배치하여 기대감에서 좌절과 체념으로 변화해 가는 화자의 내면적 정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 심화 내용 연구

시어의 상징적 의미

 이 시는 임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비유적 표현을 통해 드러냄으로써 언어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시의 구성 방식

 이 시는 1, 2연에서 ‘가정’과 ‘답변’, 3, 4연에서 ‘자문’과 ‘자답’의 구조로 형태와 의미상 대구를 이루고 있다. 1, 2연에서 화자는 임의 존재에 대한 가정과 사랑의 마음을 드리겠다는 기대감을, 3, 4연에서는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임의 부재를 통해 체념과 좌절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형태와 의미상의 대구는 형식적으로 시의 안정감을 획득하고 화자의 정서 변화를 효과적으로 나타낸다.



임에 대한 화자의 태도

 시적 화자는 자신이 마음을 알아줄 임이 현실에는 없지만 그 임을 위해 소중한 자신의 마음(티끌, 눈물, 보람)을 고이 간직한 채 간절한 그리움으로 임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꿈에서라도 그런 임을 만나고 싶어 하지만, 결국은 그것도 헛일이 되고, 그럴수록 화자의 안타까움은 더욱 깊어진다.


이 시의 운율 형성 요소 - 시적 허용과 음운의 첨가

 시적 허용이란 문법에는 맞지 않지만 언어의 아름다움이나 시인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시 속에서 예외적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이 시에서도 시적 허용을 사용하고 있는데, 1연의 ‘날같이’와 4연의 ‘희미론’이 그 예이다. 

 또한 2연의 ‘어리우는’과 4연의 ‘하오련만’에서는 음운의 첨가가 나타나고 있다. 이들 난어는 ‘나+유음’, ‘어리+우’, ‘하+오’, ‘희미+론’이 결합된 것이데, 의도적으로 음운이나 음절을 첨가․변형함으로써 운율을 강화함과 더불어 임에 대한 순종적인 마음을 잘 나태었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 꿈을 담는 틀 문학 자습서 참고


■ 참고 자료

시적 허용(詩的許容, poetic licence)

 ‘시적 허용’이란 인간의 다양하고 섬세한 생각과 정서를 표현하는 시에서 일상 언어의 규율, 즉 어법이나 문법에서 벗어난 표현을 쓰는 것이 허용되는 것을 말한다. 이 시에서도 리듬감을 형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어를 조탁하여 시적 정서와 표현 기교를 섬세하게 가다듬어 시의 예술적 경지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였다.


■ 작가 소개

김영랑 – 네이버캐스트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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