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본문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 일생(一生)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아침저녁 /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 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 외경(畏敬)을 / 알리라.
아침저녁 / 네 머리 위 쇠 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구원의 하늘 /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憐憫)을 / 알리라.
차마 삼가서 / 발걸음도 조심 / 마음 아모리며.
서럽게 /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2.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참여시
• 성격 : 참여적, 남성적, 격정적, 비판적
• 제재 : 하늘
• 주제 : 인간 본연의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것을 촉구
• 특징 :
① ‘하늘’과 ‘먹구름’, ‘쇠항아리’등 대립적 시어를 사용함.
② 반복법과 설의법을 통해 주제를 강조함.
3. 작품 해설 1
이 시는 ‘하늘’과 ‘먹구름’, ‘쇠 항아리’의 대립적 시어를 통해, 구속과 억압으로 가득한 이 세상을 바르게 인식하여 자유와 평화의 세계로 나아갈 것을 촉구하고 있는 작품이다. 시적 화자는 너에게 ‘하늘’이 ‘먹구름’과 ‘쇠항아리’에 가려있는 줄도 모르고 일생을 살았다면서 그것을 ‘닦아라’, ‘찢어라’라고 명령하고 있다. 이러한 명령적 어조를 통해 작가는 시적 대상에 대한 강력한 행동 변화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시적 화자의 굳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즉, ‘하늘’을 보아야 삶에 대한 ‘외경’과 인간에 대한 ‘연민’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서럽고 슬프지만 참고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 지학사 T-Solution 자료실 참고
4. 작품 해설 2
이 시는 우리 민족이 지금까지 겪어 온 구속과 억압의 상황을 직시하게 함으로써 이와 같은 상황을 극복하고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의지를 북돋우는 작품이다.
이 시에서 '하늘'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상징하는 핵심 시어로 계속 변화, 반복된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라는 물음 속에서 '하늘'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이 물음은 '아무도 하늘을 보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뜻의 설의적 표현이다. 이것은 이제까지 우리 민족이 구속과 억압 속에서 살아가면서 그것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이라고 착각했다는 것인데, '지붕 덮은 쇠 항아리'라는 무겁고 답답한 이미지의 표현이 그 구속과 억압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 시는 이와 같이 우리 사회의 현실을 직시하라고 깨우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네 마음 속 구름'을 닦아 내고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를 찢어 버리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화자는 우리가 이런 각성의 노력과 냉철한 현실 인식을 통해서 자유와 평화에 대한 외경의 자세를 얻을 수 있으며, 또한 민족에 대한 연민의 자세를 가지게 될 것이라 말하고 있다.
- 천재교육, 해법 문학 참고
5. 심화 내용 연구
1. 대립적 시어의 상징적 의미(천재교육)
이 시의 핵심이 되는 시어는 '하늘'과 '(먹)구름', 그리고 '쇠항아리'이다. 먼저 '하늘'은 1960년대의 민중들이 추구했던, 닫힌 시대적 상황에서의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을 상징한다. 그리고 '(먹)구름'과 '쇠항아리'는 민중이 진짜 하늘을 볼 수 없게 하는 방해물로서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쇠항아리'의 '쇠'는 우선 군사 정권하의 총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즉, 우리 민족(민중)에게 시련을 준 부정적인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항아리는 무언가를 덮는 이미지로 하늘을 보지 못하게 밝은 시야를 가리는 부정적 역할을 한다.
2. 창작 당시의 시대적 상황(꿈을 담는 틀)
우리나라는 1960년대 4.19혁명이 끝나고 민주화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5.16군사 쿠테타가 일어나서 군사 정권하의 제3공화국이 시작된다. 군부 독재로 인해 민중들은 허울 좋은 민주주의 사회소그이 국민이 된다. 이 작품은, 이러한 어두운 현실 속에 살고 있음을 자각하고 부정적인 삶에서 벗어나, 참된 자유와 평화의 민주주의 사회 속에서 올바른 삶을 살도록 주장하고 있다. 잘못된 현실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아침 저녁으로 부정적인 것을 닦고 찢어 버리는 등의 노력을 통하여 민중들이 깨끗하고 영원한 하늘 아래 참된 삶을 살도록 현실을 바로잡고자 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3. 민중에 대한 연민과 애정(천재교육)
이 시는 이 땅에 살고 있는 민중들의 역사적, 사회적 삶과 관련이 있다. 이 땅의 민중들이 자유와 평화를 누리고, 마음껏 이상을 펼칠 수 있는 삶을 한 번도 살아 보지 못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하여 쓰인 작품이다. 즉, 제대로 자유를 누리지 못한 삶을 살아온 백성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에서 이 시는 출발한다. 시인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는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라고 묻고 있는데 이는 현재 상황으로는 도저히 맑은 하늘을 볼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그러한 맑은 하늘은 1894년 동학 농민 혁명, 1919년 3월 1일 독립 운동, 1960년 4·19 혁명에만 잠깐 빛이 났을 뿐이다. 시인은 진정으로 순수한 인간 본연의 마음, 이상적 현실을 염원하고 있는 것이다.
6. 작가 소개
신동엽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7. 엮어 읽기
신동엽 – 껍데기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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