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바람 소리 - 신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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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대바람 소리

들리더니

소소한 대바람 소리

창을 흔들더니


소설(小雪) 지낸 하늘을

눈 머금은 구름이 가고 오는지

미닫이에 가끔

그늘이 진다.


국화 향기 흔들리는

좁은 서실(書室)을

무료히 거닐다

앉았다, 누웠다

잠들다 깨어 보면

그저 그런 날을


눈에 들어오는

병풍의 ‘낙지론(樂志論)’을

읽어도 보고……


그렇다!

아무리 쪼들리고

웅숭그릴지언정

— ‘어찌 제왕의 문에 듦을 부러워하랴’


대바람 타고

들려오는

머언 거문고 소리……


■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관조적

․ 주제 : 삶에 대한 깨달음, 은둔과 달관의 삶에 대한 다짐

․ 특징 :

 ① 계절적 배경을 제시한 다음, 서정적인 감정을 토로함

 ② 옛 글귀를 인용하여 화자의 깨달음을 보여 줌


■ 작품 해설 1

 이 시는 시인이 1970년에 발표한 시집 『대바람 소리』에 실린 작품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이 전개되면서 삶에 대한 화자의 깨달음을 보여주고 있다. 좁은 서실에서 무료한 일상을 보내며 내적 갈등을 겪던 화자는 ‘낙지론’을 읽는데, 이것은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고 은둔의 삶을 살았던 중장통이 지은 글이다. 화자는 이 글을 읽으면서 궁핍한 삶이어도 다른 이를 부러워하지 않는 자족의 태도를 깨닫고, 세속적 부귀영화를 초월한 여유로운 삶에 대한 다짐과 의지를 드러낸다. 이러한 화자의 깨달음은 ‘대바람 소리’, ‘거문소 소리’와 같은 청각적 심상과 ‘국화향기’의 후각적 심상을 통해 더욱 부각되고 있다.

- 2017년 EBS 수능특강 문학 참고


■ 작품 해설 2

 이 시는 바람이 대나무를 흔들어 내는 소리를 들으며 은둔과 달관의 삶을 사는 화자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 시는 전반부에서는 가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계절적인 변화와 함께 무료한 일상 생활의 모습이 드러나 있고, 후반부에는 삶에 대한 새로운 각성이 나타나 있다.

 - 꿈틀, 낯선시의 모든 것 참고


■ 심화 내용 연구

1. 시상 전개

 1~2연 : 조용하고 쓸쓸한 정취

 3~4연 : 화자의 무료한 일상

 5연 : 가난하지만 한가로운 삶에 대한 자족

 6연 : 대바람 소리에 실리는 거문고 소리


2. 감각적 이미지의 활용

 - 청각적 심상 : 대바람 소리(맑고 서늘한 이미지, 대나무의 지조와 절개를 연상케 함), 거문고 소리(달관과 여유의 이미지)

 - 공감각적 심상 : 국화 향기 흔들리는(후각의 시각화)


■ 작가 소개

 신석정 – 한국현대문학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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