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향6 - 초설 - 이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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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 참새 떼 왁자히 내려앉는 대숲 마을의

노오란 초가을의 초가지붕에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 토란잎에 후두둑 빗방울 스치고 가는

여름날의 고요 적막한 뒤란에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 추수 끝난 빈 들판을 쿵쿵 울리며 가는

서늘한 뜨거운 기적 소리에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 빈 들길을 걸어 걸어 흰 옷자락 날리며

서울로 가는 순이 누나의 파르라한 옷고름에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 아늑한 상큼한 짚벼늘에 파묻혀

나를 부르는 소리도 잊어버린 채

까닭 모를 굵은 눈물 흘리던 그 어린 저녁 무렵에도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마음의 고향은

싸락눈 홀로 이마에 받으며

내가 그 어둑한 신작로 길로 나섰을 때 끝났다

눈 위로 막 얼어붙기 시작한

작디작은 수레바퀴 자국을 뒤에 남기며


■ 핵심 정리

․ 갈래 : 서정시, 자유시

․ 성격 : 회상적, 감각적

․ 주제 : 고향에 대한 상실감과 그리움

․ 특징 :

 ① 유사한 통사 구조의 반복

 ② 향토적 소재를 활용한 그리움의 정서 형상화

 ③ 부정적 의미의 시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화자의 심리를 반어적으로 표현

 ④ 명사형으로 시상을 마무리하여 여운을 남김


■ 작품 해설 

 이 시에는 고향을 잃어버린 화자의 상실감이 드러나 있다. 그런데 화자는 마음의 고향이 어디에도 있지 않다고 하면서 고향을 구체적이고 감각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사실은 고향이 무척이나 그리운 것이다. 이는 고향을 떠나온 뒤, 마음 붙일 곳 없는 현실의 삭막함과 슬픔을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2017년 EBS수능특강 문학 해설 참고


■ 작가 소개

 이시영 – 한국현대문학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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