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본문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어, 달밤이 싫어,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어,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어……,
해야, 고운 해야. 늬가 오면, 늬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 훨훨훨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 청산이 있으면 홀로래도 좋아라.
사슴을 따라, 사슴을 따라, 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 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
칡범을 따라 칡범을 따라 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
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자리 앉아, 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자리 앉아 앳되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2. 핵심 정리
• 갈래 : 산문시, 서정시
• 성격 : 상징적, 열정적, 미래 지향적
• 주제 : 화합과 평화의 세계에 대한 소망
• 특징 :
① ‘밝음’과 ‘어둠’의 대립적 이미지를 사용함.
② 상징적인 시어로 강렬한 소망을 표현함.
3. 작품 해설 1
이 작품은 광복 직후의 사회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하여 이상적 삶에 대한 소망을 노래한 시이다. 밝음과 어둠의 이미지를 대비하여, 어둠이 지배하는 부정적인 세계는 가고 밝음이 지배하는 평화와 공존의 세계가 도래하기를 염원하는 간절한 마음을 형상화하고 있다. 또한 시어의 반복과 변주를 통해 ‘해’와 ‘달밤’에 대한 태도를 부각하는 한편, 음성 상징어나 화유적 표현 등을 통해 ‘해’가 도래한 희망적 공간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그려 내고 있다.
- EBS, 수능특강 사용설명서 참고
4. 작품 해설 2
이 시는 1946년 5월 『상아탑』에 실렸다가 1949년 청만사에서 간행한 개인 첫 시집 “해”의 표제 작품으로서, ‘해’가 상징하는 평화와 광명의 세계가 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다. ‘달밤’과 ‘어둠’이 상징하는 절망과 비애의 시대가 구체적으로 어떤 시대를 가리키는지, 그리고 ‘해’가 상징하는 새로운 세상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의 가능성이 있다. 박두진이 독실한 기독교인이었으며 또한 4~6연에 나타나 있는 여러 동물들의 화합과 공존이 기독교 구약 성서의 예언(사자들이 어린양과 뛰어노는 세상의 도래)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기독교적인 낙원의 도래를 염원한 것이라 해석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시대적으로 좌·우익의 대립과 갈등이 점차 심각해지고 미·소 군정에 의해 남북이 분단된 해방 직후의 정치적 혼란기에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평화와 생명력이 넘치는 온전한 민족 국가의 수립에 대한 소망을 담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또한, 해방을 기다려 그 직후에 발간한 시집의 표제 작품이라는 점에서, 시인이 일제 말기에 해방을 염원하며 쓴 작품이라 볼 수도 있다. 그 구체적인 소망의 내용이 무엇이든, 이 시는 반복적 표현과 빠른 리듬으로 평화와 광명의 새 세계가 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표현하고 있다.
-지학사, T-Solution 참고
5. 심화 내용 연구
1. 이미지의 대립(수능특강 사용설명서 참고)
어둠의 이미지와 밝음의 이미지를 대립적으로 배치하여 어둠과 절망의 세계는 가고 평화로운 세계가 도래하기를 바라는 소망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어둠(부정적)의 이미지를 지닌 시어는 ‘어둠, 달밤, 눈물 같은 골짜기, 아무도 없는 뜰’이 있으며, 밝음(긍정적)의 이미지를 지닌 시어로는 ‘해, 청산, 양지’가 있다.
2. 다양한 표현 방법
이 작품은 명령형 문장, 감탄형 문장뿐만 아니라 동일한 시구나 구절의 반복을 통해 운율을 형성하고 내용을 강조하며, 밝음과 어둠의 대조를 통해 극복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훨훨훨’이나 ‘워어이 워어이’와 같이 의성어와 의태어의 사용하여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보여주고, 희망과 생명력을 상징하는 ‘해’나 자연과의 조화로운 교감을 상징하는 ‘사슴과 칡범’처럼 상징적인 표현 등 다양한 표현 방법을 활용하며 시상이 전개되고 있다.
6. 작가 소개
박두진 – 다음 백과
박두진
시인. 그리스도교 정신을 바탕으로 초기에는 자연을 읊다가 차츰 사회현실에 대한 의지를 노래했다. 대표작으로 <해>, <청산도>가 있다. 박목월·조지훈과 함께 청록파 시인이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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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엮어 읽기
조지훈, 박목월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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