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본문 Ⅰ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Ⅱ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2. 핵심 정리 • 갈래 : 서정시, 산문시 • 성격 : 고백적, 낭만적, 사색적 • 제재 : 사랑 • 주제 : 사랑의 간절함과 불편성에 대한 고백 ..
1. 전체 줄거리(EBS수능특강 참고) 학교 앞에서 문방구점을 꾸려 나가는 정례 모친은 집 문서를 은행에 잡혀 얻은 30만 원으로 가게를 시작했으나 운영이 여의치 않자, 동창인 김옥임의 동업 조건으로 10만 원 밑천을 빌리게 된다. 게다가 정례 아버지가 물려받은 마지막 땅을 팔아서 부리던 택시가 가게의 돈을 솔솔 빼가다가 결국 거덜을 내자 경제적 상황은 더욱 옹색해진다. 일제 강점기 때에 고관으로 행세하다 광복과 함께 반민법(反民法)으로 몰락할 처지에 놓이고 중풍마저 앓게 된 남편을 둔 옥임은 고리대금업자로서 친구인 정례 모친에게까지 마수를 뻗친다. 옥임은 가게 보증금 영수증을 담보로 출자금을 1할 5푼의 이자 돈으로 돌려 제 살 궁리만 한다. 정례 모친은 옥임을 통해 알게 된 교장 선생이라는 영감에게서..
1. 전체 줄거리(T-Solution 참고) 안 초시, 서 참의, 박희완, 이 세 노인이 복덕방에서 무료하게 소일한다. 안 초시는 수차례의 사업 실패로 몰락하여 지금은 서 참의의 복덕방에서 신세를 지고 있지만, 재기의 꿈을 안고 살아간다. 무용가로 유명한 딸 경화가 있으나, 그는 늘 그녀의 짐일 뿐이다. 서 참의는 한말에 훈련원 참의로 봉직했던 무관이었으나, 일제 강점 후 복덕방을 차렸다. 안 초시와 달리 대범한 성격의 소유자로, 중학 졸업반인 아들의 학비를 걱정하며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박희완 영감은 서 참의의 친구로, 재판소에 다니는 조카를 빌미로 대서업을 한다고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한다. 재기를 꿈꾸던 안 초시에게 박 영감이 부동산 투자에 관한 정보를 준다. 늘 일확천금을 꿈꾸던..
1. 본문 亂離袞到白頭年(난리곤도백두년) 幾合捐生却末然(기합연생각말연) 今日眞成無可奈(금일진성무가내) 輝輝風燭照蒼天(휘휘풍촉조창천) 난리 통에 어느새 머리털 다 세었는데 몇 번 목숨 버려야 했건만 그러질 못했네 오늘은 정녕 어찌할 수 없게 되었으니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 아득한 하늘 비추는구나 妖氣晻蘙帝星移(요기엄예제성이) 九闕沈沈晝漏遲(구권침침주루지) 詔勅從今無復有(조칙종금무복유) 琳琅一紙淚千絲(임랑일지루천사) 요사스런 기운이 가려 임금 별자리를 옮기니 구중궁궐 침침해져 햇살도 더디 드네. 임금의 조칙도 이후로는 다시 없을 것이니 구슬 같은 조서엔 눈물만 가득 흐르네. 〈제3수〉 鳥獸哀鳴海岳嚬(조수애명해악빈) 槿花世界已沈淪(근화세계이침륜) 秋燈掩卷懷千古(추등엄권회천고) 難作人間識字人(난작인간식자인) 새와..
1. 본문 예로부터 하늘과 땅은 어질지가 않다[天地不仁]는 말이 있다, 온갖 생물을 낳고 기르면서도 그 생물들 가운데 어느 것을 편들거나 어느 것을 떼치거나 하지 않고 자연에 그대로 맡긴다는 뜻이다. 서양의 한 자연주의 작가 역시 자연은 인간의 운명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를테면 큰 잉어가 어린 붕어를 먹고, 큰 붕어가 어린 피라미를 먹고, 큰 피라미가 어린 송사리를 먹고, 큰 송사리가 어린 생이를 먹고 살더라도 말리지 않으며, 넓고 넓은 바닷가의 오막살이집에서 늙은 아비가 고기잡이를 하며 철모르는 딸과 함께 살다가 배가 뒤집혀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모르쇠를 댄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자연스럽다’라는 말처럼 매몰스럽고 정나미가 떨어지는 말도 드물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1. 본문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등 뒤로 털썩 밧줄이 날아와 나는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배는 멀리서부터 닿는다 사랑은,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 별 그럴 일도 없으면서 넋 놓고 앉았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그래서 어찌할 수 없이 배를 매게 되는 것 잔잔한 바닷물 위에 구름과 빛과 시간과 함께 떠 있는 배 배를 매면 구름과 빛과 시간과 함께 매어진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사랑이란 그런 것을 처음 아는 것 빛 가운데 배는 울렁이며 온종일 떠 있다 2.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서정적, 사색적, 비유적 • 제재 : 배를 매는 일 • 주제 : 사랑이 시작되는 과정과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 • 특징 : ① 유추를 사용하여 ..
1. 전체 줄거리(부산향토문화백과 참고) 서울을 떠난 나의 가족들은 대구의 변호사 댁 헛간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뜰 구석에 거적닢 변소까지 만들어 생활한다. 그러나 큰 저택의 변호사 가족은 ‘사람의 행실을 해야 사람이 아니냐’며 모멸감을 안겨 주면서 연탄을 들여야 한다는 이유로 헛간을 비워 달라고 요구한다. 피란민의 절박한 사정을 모르는 이들의 그늘 없는 일상과 매몰찬 인정에 나는 노여운 감정을 갖지만, 어쩔 수 없이 처제네로 가기 위해 부산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처제가 살고 있는 변호사 집도 식모를 두어야 한다는 이유로 집주인은 방을 비워 달라고 독촉한다. 노골적인 이해타산으로 타인의 고통에 냉담한 변호사 영감과 물리적 폭력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변호사의 젊은 아들 앞에서 나는 무기력한 가장일 뿐임을 ..
1. 본문 첨부파일 참고 2. 핵심 정리 • 갈래 : 양반 가사, 은일 가사, 강호 한정가 • 성격 : 자연 친화적, 서정적, 묘사적 • 제재 : 면앙정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 • 주제 : 자연 속에서의 풍류와 임금의 은혜에 대한 감사 • 특징 : ① 다양한 수사법과 시각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자연의 경치를 실감 나게 묘사 ②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내용을 전개함. ③ 유교적 충의의 내용도 담고 있음. • 구성 : 서사: 제월봉의 형세와 면앙정의 모습 본사 1: 면앙정의 근경과 원경 본사 2: 면앙정의 계절 변화에 따른 풍경 본사 3: 자연에서 즐기는 풍류적 삶 •결사: 풍류 생활의 만족감과 임금의 은혜에 대한 감사 3. 작품 해설 1 이 작품은 면앙정이라는 정자에서 자연을 즐기는 모습을 노래한 가사 문..
1. 본문 수오재(守吾齋)라는 이름은 큰형님이 자신의 집에다 붙인 이름이다. 나는 처음에 이 이름을 듣고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나와 굳게 맺어져 있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가운데 나보다 더 절실한 것은 없다. 그러니 굳이 지키지 않더라도 어디로 가겠는가? 이상한 이름이다.’ 내가 장기로 귀양 온 뒤에 혼자 지내면서 생각해 보다가, 하루는 갑자기 이 의문점에 대해 해답을 얻게 되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 이렇게 스스로 말하였다. “천하 만물 가운데 지킬 것은 하나도 없지만, 오직 나만은 지켜야 한다. 내 밭을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밭은 지킬 필요가 없다. 내 집을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집도 지킬 필요가 없다. 내 정원의 여러 가지 꽃나무와 과일나무들을 뽑아 갈 자가 있는가. 그 뿌리는 땅속 깊이..
1. 본문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 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 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길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2.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
1. 본문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 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번 뜬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의 허적(虛寂)에 오직 알라의 신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 그 열렬한 고독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沙丘)에 회한(悔恨)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2. 핵심 정리 • 갈래 : 서정시, 자유시 • 성격 : 관념적, 상징적, 의지적 • 제재 : 생명 • 주제 : 생명의 본질 추구 • 구성 : 1연 : 삶의..
1. 전체 줄거리(사이버 문학광장 참고) 취중에 일어난 일이지만 그 날밤 박준을 나의 하숙방까지 끌어들인 데는 꼭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만 같아서였다. 박준을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알지 못했고 기괴한 모습으로 나를 놀라게 하려 했다 해도 나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돌발적인 사건들을 만나고 있었다 십여 일 전쯤 일이었다. 밤 11시 50분 경 술이 만취가 되어 나의 하숙방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어두운 골목에서 웬 사내가 나타나더니 자신을 구해 달라고 애원했다. 무엇 때문에 그러느냐고 물을 겨를도 없이 그를 내 하숙방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그런데 그는 방안에 우뚝하게 서 있으면서 오히려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방에 들어가면 사연을 말해 주겠다던 그는 자신이 정신병자라며 나를 경계하기 시..